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매달 최대 150만원을 주겠다며 통장을 모집한 뒤 전국 범죄조직에 공급한 대규모 '통장 렌탈' 조직이 울산에서 적발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직 조직폭력배 출신 50대 A씨 등 총책 4명을 구속하고 운영팀과 알선책, 통장명의 대여자 등 196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울산을 거점으로 대포통장 211개를 모집해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불법 온라인 도박조직 등에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은 총괄팀과 관리팀, 운영팀, 알선책으로 역할을 나눠 다단계 방식으로 움직였다. 총괄팀은 급전이 필요한 지인과 주부,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계좌를 빌려주면 3개월 동안 매달 100만~150만원을 주겠다"며 접근했다.
통장을 빌려준 사람이 또 다른 명의자를 소개하면 30만~7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모집망을 넓혔다. 이를 통해 알선책 55명과 통장명의 대여자 139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팀은 통장 대여료를 지급하고 계좌별 사용 상태를 관리했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사용중'과 '사고 정지' 등 계좌 상태는 물론 하루 단위 대여료와 정산일도 기록돼 있었다. 계좌가 지급정지되거나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 대응 방법까지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된 통장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속버스 택배를 이용해 전국으로 전달됐다.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와 비밀번호 등도 함께 보내졌으며 이들 계좌는 범죄 수익을 입금받거나 자금을 세탁하는 통로로 사용됐다.
범죄 조직은 통장 한 개당 매월 350만원을 총책에게 지급했지만 실제 명의자에게 돌아간 돈은 100만~150만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총책과 관리책, 알선책 등이 나눠 챙겼으며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명의자에게 지급하던 수당도 곧바로 끊었다.
경찰은 총책 등이 벌어들인 범죄수익 가운데 4억700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대포통장을 넘겨받은 보이스피싱·도박조직과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등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민생범죄의 출발점”이라며 “공급조직을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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