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 시설 유지보수 사업을 둘러싸고 국내 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계약상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한미군 군무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공정한 계약 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부패 범죄라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건창)는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 사업국 국장인 미국 국적의 60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해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함께 범행에 가담한 A씨의 배우자 B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A씨와 B씨에게 각각 1억80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현금 2000만원은 몰수했다.
또 뇌물을 건넨 시설 유지보수업체 대표 C씨에게는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억원을 선고했고, 범행을 도운 업체 고문 D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이 적용된 법인에는 벌금 5000만원이 부과됐다.
검찰과 법원 판단에 따르면 A씨 부부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약 1년간 C씨 측으로부터 유지보수 계약 수주와 사업국 내부 정보 제공 등의 편의를 요청받고 현금 3억9000만원과 골프 접대, 고급 음식점 식사 등 800여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배우자는 업체 대표와 A씨 사이의 연락과 전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사업국 내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부정한 청탁을 묵인한 채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고, 그 결과 계약 업무의 공정성과 조직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피고인들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인 점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뇌물을 제공한 업체 측에 대해서도 법원은 "계약상 이익을 얻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제공한 행위는 국제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업체 대표가 미군 계약감독관 등에게 지급한 일부 급여성 자금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업체 대표가 로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삿돈 약 4억7500만원을 빼돌린 사실도 확인했다.
해당 사건은 한미 방위사업과 관련한 계약의 투명성을 훼손한 대표적 부패 사례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가 미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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