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칸 굴절버스'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2026년 8월11, 13, 18일자 대전 세종충청면>
민선 8기 이장우 전 대전시장이 추진한 무궤도 굴절차량 시범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특정 수입대행사에 유리한 입찰 조건과 수의계약, 선급금 집행 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와 대전교통공사는 2025년 4월 16일 조달청을 통해 총 93억 원 규모의 '3칸 전기굴절버스 구매' 국제입찰을 공고했다.
당시 제안서에는 차량 제원으로 공차 38톤, 만차 57톤 등이 제시됐다. 이 같은 조건이 중국 CRRC 차량의 수입대행사인 P사가 취급하려던 제원과 사실상 일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쟁입찰은 유찰됐고 대전교통공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같은 해 6월 26일 P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입찰 단계부터 특정 차량을 염두에 둔 사양이 제시돼 다른 업체의 참여가 제한된 것 아니냐는 이른바 '맞춤형 발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찰 조건이 경쟁을 제한했는지와 특정 업체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감사 등을 통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선급금 집행 과정도 논란이다.
대전시와 대전교통공사는 계약 이후 계약금의 약 70%를 P사에 선급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국내 안전검사를 통과하거나 소유권이 확보되기 전에 거액의 선급금이 집행된 과정이 적절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선급금 지급 이후 해당 자금이 중국 제조사에 정상적으로 전달됐는지 외화송금 증명 등 자금 사용과 이행 과정을 충분히 확인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현재 P사의 경영악화로 잔여 차량 2대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반입된 초도 차량 1대도 안전검사 과정에서 보완 요구를 받아 승인이 중단됐다. 소유권도 대전시로 이전되지 않은 채 서구 건양대병원 주차장에 임시운행 번호판을 달고 보관돼 있다.
기반시설 공사도 도마에 올랐다.
대전시는 차량 도입과 안전 검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3월 건양대병원~유성네거리 6.5㎞ 구간에 정류장 신설·확장 등 11억 8000만 원 규모의 기반공사를 시작했다.
차량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기반시설 공사 역시 멈췄고, 이미 설치된 시설물 철거와 도로 원상복구에 추가 예산이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전지역 한 차량 전문가는 "일반 기업에서도 해외 차량을 수입하면서 국내 안전인증을 통과하지 않은 차량에 이처럼 거액의 선급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계약 구조와 자금집행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시 시장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가 과거 배포한 자료에는 3칸 굴절차량 도입이 '2023년 10월 이장우 대전시장의 특별 지시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법적·기술적 적합성 검토와 업체 선정, 계약 및 선급금 집행, 기반시설 착공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 감사위원회는 현재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 제원 설정부터 경쟁입찰 유찰과 수의계약 전환, 선급금 집행 및 소유권 확보, 안전검사전 기반시설 착공까지 사업 전과정이 감사 대상에 오르면서 향후 감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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