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 당시 사전 선거운동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비공개 텔레그램 대화방 '천사랑' 관련 인사들이 도교육청 주요 보직과 정책라인에 입성하면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천 교육감 본인이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10시간 가량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천사랑' 대화방 개설·운영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현직 교사도 경찰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히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도왔다는 정치적 논란의 차원을 넘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관련자가 교육감의 정책 수행과 현장 소통을 지원하는 자리에 배치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17일 천 교육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약 10시간 동안 조사했으며, 이에 앞서 '천사랑' 개설과 운영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천 교육감의 핵심 측근인 현직 교사 A씨도 지난 달과 이달 두 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 교육감과 해당 교사는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최근 A 교사를 정책기획과 파견교사로 선발해 출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교원단체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교원단체에 따르면 해당 파견교사 공모는 방학 기간인 지난 10일 부터 14일 까지 진행됐다. 정기 인사와 별도로 이뤄진 이번 파견교사 선발을 통해 A 교사는 '학교 방문과 14개 시·군 공감토크, 정책 의제 발굴 등 교육감의 정책 및 현장 소통과 밀접한 업무'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A 교사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교육감 자신이 관련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천사랑' 관련 수사를 받은 인물을 교육감의 정책행보를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자리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오준영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A 교사의 혐의 유무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인사는 현장 교원들이 보기에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일반적으로 교원들은 크고 작은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되기만 해도 직무 배제나 대기발령 가능성을 걱정한다"며 "그런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교사가 정기 인사 흐름과 별도로 본청 파견 발령을 받았고, 그 업무가 교육감의 현장 일정이나 정책 소통을 지원하는 성격이라면 현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수사 중이라는 사정을 인사 과정에서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적격성을 봤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특히 "천호성 교육감이 청렴과 공정성을 강조해 온 만큼 인사 문제에서 반복적으로 잡음이 나오는 상황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며 "인사는 법적 문제 이전에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교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였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사노동조합 정재석 위원장은 이번 인사의 문제점으로 우선 지난 10일 부터 14일 까지 방학 기간에 정책기획과 파견교사를 선발하는 이례적인 공모가 진행됐다는 점을 꼽는다.
또 A 교사가 '천사랑' 텔레그램방 관련 수사를 받은 인물이라는 점과 그가 맡게 될 업무가 학교 방문과 14개 시·군 공감토크, 정책 의제 발굴 등 교육감의 향후 정책행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 위원장은 "청렴의 첫걸음은 인사"라고 강조하면서 "천 교육감 취임 이후 일련의 인사를 '보은성 인사'"라고 비판하고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인물에게 주요 정책 보좌 역할을 맡긴 것은 인사 참사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만으로 A 교사나 다른 관련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혐의 유무와 형사 책임은 향후 경찰과 검찰의 수사 및 사법 절차를 통해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 논란의 본질은 '수사를 받았으니 인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감 자신과 관련된 선거법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인사를 수사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굳이 교육감의 정책과 현장행보를 지원하는 위치에 배치해야 했느냐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청렴과 공정'을 내건 천호성 교육감의 인사 원칙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지 경찰 수사의 최종 결론과는 별개로 전북교육청이 먼저 설명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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