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Y고의 학과 재구조화를 둘러싼 논란은 운동부 축소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교가 특성화고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육과정과 새로운 직업계 학과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됐는지, 그리고 당초 교육당국에 제출한 재구조화 계획과 현재 추진되는 학교의 모습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Y고는 특성화고 과정인 보건간호과를 신설해 직업·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했다. 특성화고는 특정 분야의 직업교육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다. 반면 종합고는 한 학교 안에서 인문계 과정과 직업계 과정을 함께 운영할 수 있다.
Y고 역시 현재 인문계 교육과정과 직업계 과정이 함께 운영되는 종합고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보건간호과 신설 당시 학교가 교육당국에 어떤 형태의 학교 재구조화를 제시했느냐는 점이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Y고는 보건간호과를 신설할 당시 향후 학교 전체를 특성화고 체제로 전환하는 취지의 전면 재구조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 같은 계획이 실제 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전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후 학교가 어떤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해 왔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과 신설과 학생 모집, 교원 배치, 운동부 운영, 학교 시설 활용 등이 각각 별개의 사업으로 진행된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중장기 학교 재구조화 계획에 따라 추진된 것인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학교 측이 학생 모집 안정화를 위해 보건간호과를 신설하고 동시에 기존 운동부를 유지해 왔다면, 이제 학교 재구조화를 이유로 운동부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기존 학생들의 교육권을 어떻게 보호할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교육정책은 학교의 필요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 학과가 바뀌면 학생의 진로가 바뀌고, 교육과정이 바뀌면 교사의 역할과 학교 시설의 활용도 달라진다. 특히 운동부에 진로를 걸고 입학한 학생이라면 학교의 정책 변화가 사실상 자신의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학교가 재구조화를 추진한다면 ▲당초 교육청에 제출한 계획 ▲보건간호과 신설 승인 과정 ▲특성화고 전환 계획 ▲운동부 운영계획 ▲재학생 보호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공개하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 재구조화가 학생 수 감소나 신입생 모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접근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 관계자는 “학교 재구조화는 학생의 진로와 교원의 배치, 교육과정의 연속성을 함께 봐야 한다”며 “특히 과거에 교육청과 학교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Y고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학교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합리적으로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거의 학교 운영 방향과 현재의 재구조화 계획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지에 있다.
이와 관련해 Y고 교장·교감 등 학교 관계자에게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학교 안에 머물지 않는다.
학교 시설과 교육예산이 어떻게 연계돼 집행됐는지를 살펴보면 또 다른 의문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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