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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예산 투자한 안향사료관... 관리책임은 서로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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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예산 투자한 안향사료관... 관리책임은 서로 떠넘겨

영주시 민간자본보조 ‘사후관리 구멍’...문방사우박물관도 "점검 없었다."

경북 영주시가 선비문화 관광루트 개발과 관광활성화를 명목으로 민간시설에 수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지만, 사업 이후 운영실태와 성과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주시 순흥면 안향사료관이다.

안향사료관은 안향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알리고 선비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민간자본보조사업 방식으로 조성됐으며, 영주시 예산 약 1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출입문은 수년간 잠겨 있고 진입로와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해 사실상 정상적인 전시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안향사료관. 건물 앞마당과 주변에 사람 키에 가까운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장기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관광자원화를 목적으로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이라는 점에서 사후관리 부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시는 해당시설은 사유재산이기에 영주시가 관리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지만 영주시 관광안내 책자에는 이곳을 "안자사료관"으로서 성리학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유학자인 안향선생의 유적지로 자료전시관, 세연지, 안향향려비각 등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한다. ⓒ프레시안(최홍식)

▶ 10억 투입하고도 관리책임 ‘불분명’…결국 법률자문까지

더 큰 문제는 상당한 공적예산을 투입하고도 시설의 관리책임조차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주시 담당부서에 따르면 순흥안씨 대종회 측은 최근 “해당 시설의 관리책임이 영주시에 있는데 왜 서울에 있는 순흥안씨 대종회에서 관리해야 하느냐. 우리는 관리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시에 전달했다.

이에 영주시는 안향사료관의 소유 및 관리책임 문제를 놓고 고문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약 10억원의 공적예산을 들여 조성한 시설을 놓고 수년이 지난 뒤 영주시와 관련 단체가 관리책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법률자문을 통해 책임소재를 따져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에까지 이른 셈이다.

▶ 영주시 유사시설은 방치한 채 33억원 짜리 신규 안향 선양사업 시행예정

이런 상황에서 영주시는 또다시 약 33억원 규모의 안향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안향사료관과 신규 사업의 세부 내용은 거의 유사하지만 10억원을 투입한 기존 시설의 관리책임과 활용대책조차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 사업이 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는지, 관리체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과 대책 없이 또다시 같은 인물을 주제로 33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면 유사시설에 대한 중복투자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새로운 시설을 조성하는 것에 앞서 이미 예산을 투입한 안향사료관을 어떻게 정상화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경상북도 지정 문화유산인 ‘영주 안향 향려비’가 자리한 순흥면 석교리 일원. 도 지정 문화유산이 있는 곳임에도 주변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홍식)

▶안정면 문방사우박물관…영주시 몇년간 시설점검 없었다

영주시 민간자본보조사업의 사후관리 문제는 안향사료관에 그치지 않는다.

영주시 안정면에는 개인이 수집한 문방사우와 골동품 등을 전시하는 성격의 문방사우박물관이 있다. 이 시설에도 관광활성화와 관광루트 개발 등을 명목으로 약 2억 원의 예산이 민간자본보조 방식으로 지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개인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민간시설에 상당한 규모의 공공예산을 지원할 만큼 충분한 공익성과 관광효과가 있었는 지 여부다.

특히 지원 목적이 관광활성화였다면 사업 이후 관광객이 실제 얼마나 방문했는지, 시설이 정상적으로 개방·운영되고 있는지, 관광루트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주시 담당부서는 해당 시설을 몇 년 전 점검한 사실은 있으나 최근에는 관광객이 실제 찾아오는지, 시설의 문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조차 현장에서 점검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약 2억 원의 공적예산을 지원한 관광시설이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조차 행정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초 사업을 통해 어떤 관광효과를 거뒀는지, 연간 방문객은 몇 명인지, 현재도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시민들 또한 해당시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보조금 지급하고 나면 행정책임도 끝인가

안향사료관과 문방사우박물관은 서로 다른 사업이지만 ‘선비문화’, ‘관광활성화’, ‘관광루트 개발’이라는 공익적 명목으로 상당한 규모의 공적예산이 투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안향사료관은 10억 원을 투입하고도 관리책임을 놓고 영주시와 관련 단체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문방사우박물관은 최근 시설의 운영 여부에 대한 현장점검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자본보조사업은 시설을 조성하고 보조금을 정산하는 것으로 행정의 역할이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당초 지원 목적대로 시설이 활용되고 있는지, 관광객 유치 등 공익적 성과가 발생하고 있는지, 사업 이후 누가 시설을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 문방사우박물관 내부전경, 문방사우 박물관 내부에는 모 사립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A모씨의 개인 소장품들이 전시돼 있다. 당초 예산지원 목적과는 달리 찾아오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 당시 영주시는 A 모씨 개인 소장품을 보관하는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해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프레시안(최홍식)

시민 세금 수억 원을 투입해 놓고 시간이 지나 관리책임조차 불분명해지거나 시설의 운영 여부도 확인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영주시 민간자본보조사업의 사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기존 시설의 운영 실패와 관리 문제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유사한 성격의 신규 사업에 다시 수십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예산의 효율성과 사업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영주시는 관광·문화 분야 민간자본보조사업의 지원액과 시설 소유관계, 관리주체, 운영실적, 방문객 수, 현장점검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장기간 방치되거나 당초 목적대로 활용되지 않는 시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후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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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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