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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1000조(兆) 담기] ⑮200% 확신→'1만% 실제' 출발점은 산단 '임대공장'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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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1000조(兆) 담기] ⑮200% 확신→'1만% 실제' 출발점은 산단 '임대공장' 조성

내년도 새만금 산단 임대용지 조성비 245억원 반영 첫 과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전북자치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 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대차 새만금 9조원 투자지원 의지를 확고하게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북과 새만금에 AI로봇과 수소첨단기계, RE100 등 4가지 방향에서 잘 진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만금이 대한민국과 아시아와 세계경제의 새로운 신기원을 이루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는 200%의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이 200%의 확신을 1000%, 1만%의 '실제'로 바뀌기 위해 개인적으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6년 9월 9일 전북자치도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전북 현안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 ⓒ프레시안

지역 정치권의 눈과 귀는 이날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밝힌 '1만%의 실제'라는 단어에 집중됐다.

'1만%는 정확히 100배라는 말'이어서 새만금 투자와 이의 효과 극대화 차원에서 제시한 목표치로 해석됐다.

예를 들어 현대차 9조원 투자의 '1만% 실제'는 9조원 투자를 통해 900조원의 효과를 도출해내는 것이란 산술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집권여당 대표가 새만금에 1000조원을 담자는 주장이 한낱 듣기 좋은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거나 단순 설득용 레토릭(rhetoric)에 만족하지 않음을 말해준 것이다.

사실 새만금에 들어설 로봇산업은 완성품 공장만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봇 파운드리가 가동되면 모터·감속기·액추에이터·센서·제어기·배터리·구조부품·정밀가공품·케이블·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협력업체가 주변에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9조원 새만금 투자는 단순히 완성 로봇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생태계를 함께 조성하는 사업"이라며 "로봇·AI·수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생태계를 빚어내는 거대한 산업그릇을 빚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글로벌 첨단 기업의 속도전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로봇은 자동차보다 부품 종류와 기술 변화가 빠르고 초기에는 생산 물량도 불확실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만금의 로봇 파운드리 협력사가 토지 매입과 공장 건축, 생산설비, 인허가까지 한꺼번에 부담하게 만든다면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와 별개로 전북지역 내 협력사 유치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전북 군산시 쪽에 있는 새만금 국가산단1공구의 모습 ⓒ새만금개발청

대안은 소재와 부품과 장비 등의 협력사를 담아낼 생태계 구축의 터진이 될 '임대공장'이다.

새만금에는 기업의 초기 입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임대용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장기임대용지를 통해 기업의 토지 확보 부담을 낮춰 투자유치를 촉진해왔고 임대용지 입주기업의 보증보험 비용 등 부담을 완화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장건물까지 갖춘 '임대공장'을 조성하면 효과는 훨씬 커진다.

전북 출신의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부품·장비 협력사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상생형 임대공장'이야말로 새만금에 로봇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메가성장특별위원회의 전북분과장(전북 책임의원) 역할을 맡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17일 "전북분과 차원에서 정부에 '새만금 로봇부품 협력기업을 위한 상생형 임대공장 조성'을 적극 건의했다"고 밝혔다.

50대 중소기업인 L씨는 "상생형 임대공장은 표준화된 공장건물을 먼저 공급하고 협력사는 임차 후 생산설비에 집중할 수 있다"며 "중소협력사 입장에서 보면 제한된 자본을 부동산에 묶어두기보다 R&D·자동화·인력·생산설비에 투입할 수 있어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9조원이라는 투자규모가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100조원, 1000조원으로 확대 재생산되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 공장만 들어서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선 현대차 로봇파운드리와 1차 협력사, 2·3차 부품·장비 기업, 연구기관·스타트업, 물류·서비스 기업이라는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협력사 입장에서 새만금으로 이전하는 순간 '아직 생산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새로운 지역에 먼저 투자해야 하는 위험'이 발생한다. 상생형 임대공장은 이 위험을 줄여준다.

'로봇'은 자동차처럼 완전히 표준화된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설계 변경과 부품 개선이 빈번한 산업이기 때문에 협력사의 물리적 근접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임대공장은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로봇 공급망 클러스터'를 만드는 수단으로 볼 필요가 있다.

전북자치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새만금산단 임대용지 조성'사업은 새만금 산단 7공구의 23만1000㎡ 규모로 약 7만평에 달한다"며 "전체적으로 필요한 임대용지 부지는 12만1000평에 육박하지만 잔여 임대용지가 5만1000평 존치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경우 7만평만 추가로 조성하면 된다"고 밝혔다.

유희숙 전북자치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새만금 산업단지 임대용지 조성은 기업의 초기 재정부담을 완화하고 신속한 투자이행을 지원할 수 있다"며 "투자기업의 안정적인 입주기반 조성과 연관기업 집적화를 통한 새만금 국가산단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에 새만금 투자부지 임대용지를 제공해달라고 새만금개발청과 전북자치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청은 이와 관련해 국비와 지방비의 매칭 비율을 7대 3으로 협의한 후 부처에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기획처에서 5대 5로 비율이 조정됐다는 후문이다.

전북자치도는 이와 관련해 국비보조율 확대를 위해 국회의원 등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부지매입과 기업에 임대용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새만금 개발은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의 신속한 투자이행을 위해 내년도 장기임대용지 조성비 245억원을 반영해 줄 것을 간곡히 희망하고 있다.

장기임대용지 조성비는 부처안에 반영됐지만 기획처 단계에서 175억원으로 감액 조정돼 반영된 상태이다.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 ⓒ연합뉴스

전북도는 "국비 50% 매칭을 70%로 상향조정하는 등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내년도 조성비 245억원 반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주장은 정부가 수용하기 힘든 '억지 논리'가 아니다. 성공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새만금의 경우 이미 임대용지 확보(1단계) 과정에서 국비와 지방비 매칭 비율이 8대 2까지 적용된 바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총사업비 291억원을 투자하는 임대용지 확보 과정에서 국비로 80%를 지원하고 도비와 시비는 각각 6%와 14%만 적용해 임대용지 62만3000평을 확보한 바 있다.

임대료도 국내외 기업 모두 공시지가의 약 1% 수준으로 낮게 책정하고 사용기간은 최대 100년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결과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다.

구미국가산단 역시 4·5단지에 약 168만㎡ 규모의 외국인투자지역이 지정돼 기업이 임대 방식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산단의 임대용지 지원 모델이 일반적이다. 중국은 아예 100년간 토지를 빌려준다.

말이 100년이지 거저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산업단지나 과학기술단지에서 토지를 장기임대하고 기업에는 공장·연구시설 건설과 투자만 요구하는 방식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지구촌 경제영토가 허물어지고 각국 간 첨단산업 분야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투자를 흡입할 산단 내 임대용지와 임대공장 조성은 망설일 것도, 주저할 일도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남은 선택은 정부 몫이다. 전북 정치권은 국회의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새만금 산단 임대용지 조성'을 위한 예산 증액부터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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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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