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경영안정과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정책자금이 매년 연초에 대부분 소진되고, 홍보는 접수가 시작된 뒤에야 이뤄지는 구조여서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제도를 잘 모르는 지방 소도시 기업은 신청조차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진공 국정감사에서 정책자금의 집행 시기, 홍보 시기,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짚고 ▲12월 사전 공고 및 사전 상담 ▲하반기 공급 평탄화 ▲시군 단위 순회설명회와 홍보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상반기 70% 소진… "긴급할 때, 도약할 때 자금이 있어야"
중진공이 박희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3년간 사업별 월별 예산 집행 추이'에 따르면, 정책자금은 3년 연속 상반기에 약 70%가 집행됐다. 정책자금 예산이 지난해 5조 2천억원에서 올해 4조 4천억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연초 수요는 여전하고 정부의 조기집행 기조까지 더해져, 연말로 갈수록 자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하반기에 시설투자나 인력채용, 수출을 준비하는 중소기업이 적시에 자금을 공급받지 못해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분기별 공급 상한 관리와 하반기 예비 물량 확보로 집행을 연중 고르게 하고 추경 편성 시 하반기 전용 재원을 요청할 것을 주문했다.
12월 말 공고, 1월 초 접수, 설명회는 그 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해야"
정책자금은 12월 말 운용계획 공고 뒤 1월 초 바로 접수가 시작되지만, 설명회는 접수 개시 이후 상반기 중에 열린다. 올해도 12월 22일 운용계획 발표, 1월 5일 접수 개시로 연말연시 휴일을 빼면 준비 기간이 며칠에 불과했고, 접수 개시 후 3월 말이면 전체 자금의 3분의 1 이상이 집행됐다.
박 의원은 공고 전부터 제도를 알고 준비해 둔 기업이 먼저 가져가고 설명회에서 처음 알게 된 기업은 뒤늦게 줄을 서는 구조라며, 다음 연도 운용계획을 12월 초에 확정·공고하고 설명회와 사전 상담도 12월부터 시작해 모든 중소기업이 같은 출발선에서 1월 신청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설명회 연 1회·홍보비 0원… 인구 5만 이하 59개 시군 지원액은 전체의 4%
중진공 제출자료에 따르면 5조원 규모 자금을 알리는 현장 설명회는 광역시도당 연 1회 수준으로, 전북은 3년 내내 연 1회에 그쳤고 홍보비는 2023·2024년 0원, 2025년 400만원이었다. 올해 초 '찾아가는 중진공' 현장 소통도 광역시에서만 열렸다.
남원·장수·임실·순창은 관내에 중진공 지점이 없어 상담 한 번을 받으려면 전주까지 가야 하고, 전북지역본부 한 곳이 11개 시군을 맡고 있다. 그 결과 선정률이 88%에 이르는 자금인데도 소규모 시군의 지원 실적이 적은 것은 탈락 때문이 아니라 신청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분석이다. 전국 인구 5만 이하 59개 시군으로 넓혀 봐도 지원액은 전체의 4%에 그쳤다.
박희승 의원은 "자금이 연초에 소진되는 구조에서는 정보 접근성이 곧 자금 접근성이 된다. 제도를 이미 경험한 기업과 대행업체를 쓰는 기업이 먼저 신청하고, 처음 문을 두드리는 작은 시군의 기업은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때를 놓친다"며, 각 지점이 시군청·상공회의소·산업단지와 연계한 순회설명회를 자주 열고 이를 뒷받침할 홍보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전북에 전주 지역본부와 군산 서부지부만 있어 동부권의 거리 애로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동부권 출장소·지원센터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희승 의원은 "정책자금은 먼저 아는 기업이 아니라 필요한 기업에게, 연초가 아니라 연중 필요한 때에 공급되어야 한다"며 "중진공이 지방 작은 시군의 기업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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