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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망에 '모르쇠' 노동청, 의원들에겐 '사과'…"이게 일상적 응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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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망에 '모르쇠' 노동청, 의원들에겐 '사과'…"이게 일상적 응대인가"

김주영 , 괴롭힘·폭행, 임금차별로 노동자 사망했다는 의혹에 "부당 지연, 소극 행정 없었는지 점검"

SRT 궤도공사장에서 일하던 북한 이탈주민 노동자가 상사로부터 괴롭힘과 폭행, 임금차별 등을 당해 스스로 사망했다는 의혹 관련해서 노동청이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5월 고인의 아내는 노동청에 괴롭힘과 임금차별 등을 신고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서울강남지청은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 조사 의무를 핑계로 수개월째 조사를 미루고 있다"며 제대로 된 조사를 촉구했다.

<프레시안>은 관련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SRT 궤도 공사 노동자로 일하던 남편은 왜 스스로 세상을 떠났을까)

유가족은 2025년 4월 14일 사망한 장준 씨가 직장 동료로부터의 괴롭힘과 폭행, 장시간 노동, 임금 차별 등 겪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2014년부터 철도궤도건설 현장에 근무한 숙련 노동자였지만, 하루 일당은 16만 원(신입 18만 원)을 받았다.

또한 사망 직전 1~2년 사이에는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새벽 5시~오후 5시까지 일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현장에 투입돼 새벽 1시까지 근무하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2024년 8월 9일 자정에는 회사로부터 철근 자재 작업이 있으니, 새벽 1시까지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출근하기도 했다. 당시 고인은 3일 밤샘 연속근무를 한 상태였으나 해고될까 두려워 출근을 해야만 했다.

당시 신호수로 일해야 했던 고인은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장비도 지급 받지 못했다. '막대기'로 차량 통제를 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운전수와 시비가 붙게 됐고 당시 현장관리자는 고인에게 '야 XXX야, 일 그따위로 밖에 못하나'라는 욕설을 퍼부으며 막대기로 고인의 이마를 내리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고인의 이마가 찢어지기도 했다.

▲ 트럭이 밟은 발(왼쪽), 머리에 맞은 상처(오른쪽) ⓒ유가족

이 상황 속에서 차량 기사는 신호수 지시 없이 차량 진입을 시도하다 고인 발이 차량에 깔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무런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

사고 이후 고인은 회사에 산업재해를 요청했으나 '절대로 안 된다. 능력 있으면 해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산재를 막겠다'고 고인을 협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인은 2024년 8월 19일 1차 산재신청 했으나 회사에서 불인정 의견을 제시(근로복지공단과에서 고인과 연락을 시도 했으나 두절)했다. 고인은 이후 2025년 3월 11일 근로복지공단에 2차 산재를 신청했으나 그해 4월 14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고인의 유가족은 2026년 5월 7일 동료 직원들의 왕따와 상사의 괴롭힘 및 폭행, 임금 차별 등을 노동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동청은 직장내 괴롭힘의 경우, 법상 ‘사용자 조사 의무’를 이유로 수개월째 조사를 미뤘다. 김주영 의원실에서 지난 9월 16일 고인의 조사 관련 자료를 요구하자 뒤늦게 이틀 뒤인 9월 18일 고인의 회사 측에 괴롭힘 시정지도 공문을 재발송했다. 더구나 임금 차별 관련해서는 인지를 했음에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

▲ 질의하고 있는 김주영 의원(오른쪽), 질의를 듣고 있는 민광제 강남지청장. ⓒ국회방송 갈무리

김주영 의원은 "노동청이 이 사건을 처리한 과정은 큰 문제"라며 "고인의 아내가 올해 5월 7일 진정을 제기했음에도 강남지청은 수개월째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서 두 달이 넘어서야 회사에 1차 시정지시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심지어 본 의원실이 9월 16일 사건 처리 경과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이틀 뒤에 부랴부랴 회사에 다시 시정지도 공문을 보냈다"며 "유가족은 의원실에서 확인이 들어가기 전까지 제대로 된 조사도, 응대도 없었다며 가슴을 치고 있다. 조사가 이렇게 진행되는 게 현장의 일상적 응대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심지어 노동청은 '괴롭힘의 경우 사용자에게 조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늦어졌다'는 핑계만 대고, 임금차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도 진행된 바가 없다"며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의혹 철저히 조사하고, 사건 처리 과정에 부당한 지연이나 소극 행정이 없었는지 점검해서 보고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민광제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장은 "사건처리 지연으로 유가족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관련 사건에 대해 "강남지청은 직장내 괴롭힘, 임금체불·장시간 근로, 산업안전 등 세 분야로 나눠 감독관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민 지청장은 "현재 진정인(유가족) 조사는 완료했고, 직장내 괴롭힘은 사업주가 외부 노무사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금체불은 피진정인(회사) 조사도 완료했다"며 "현재는 임금체불과 장시간 노동을 입증할 자료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 지청장은 "산업안전 관련해서도 신속하게 조사하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사건조사가 신속하게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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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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