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청해부대 작전반경 확대 및 전력보강' 검토로 '우회 파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대통령 국방특보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자체 방어 능력을 좀 더 보강을 한다는 것"이라며 "호르무즈에 파병되는 이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도 '파병은 전쟁에 개입하는 파병은 아니다. 그렇지만 청해부대에서 방어력 보강은 필요하다'고 전에도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파견부대인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인 오만만(灣)까지 확대하고, 해상초계기를 1대 추가로 투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 및 진보진영 정치권에선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염두에 둔 '우회파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오만만은 중동전쟁의 여파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지는 해역이다.
김 의원은 먼저 초계기 파견 등 청해부대 전력보강과 관련해선 "아덴만 일대에 해적 활동이 예전보다 한 3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드론 위협이라든가 새로운 많은 위협들이 그 지역에서 지금 증가하고 있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그 정도 전력 갖고는 자체 방어가 어려운 상태고 그래서 다른 나라의 해군의 도움을 받아서 작전을 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그래서 아마 이번에 파병할 때는 자체 방어 능력을 좀 더 보강을 한다는 것이 아마 국방부의 입장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아덴만 일대의 해적활동이 폭증했다면 작전 반경을 아덴만에 집중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엔 "작전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면서도 "아덴만과 오만만은 다 붙어 있는 같은 그쪽 해역", "지금까지 청해부대는 오만만이나 아덴만 일대에 여러 가지 보급기지는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 아주 민감한 시기다. 자칫 잘못하면 '호르무즈 파병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파병 연장안 (제출)할 때 자체 방어 능력을 보강하면서도 에너지 우리 안보를 지켜내야 되기 때문에 군의 고심이 조금 깊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확실히 할 건 중동전쟁에 개입하는 파병? 이것은 대통령께서도 '안 한다'고 했었다"며 "호르무즈에 파병되는 이런 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해가 되지 않게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동의안의) 문구는 나중에 다듬기 나름"이라며 "또 그것이 국회에 오면 국회에서 또 논의를 여야 하게 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해상초계기 투입에 대해 해적 대응이라는 명분은 약하다'는 지적엔 "중동전쟁 이후에 오만만이라든가 그 일대에 우리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데 상당히 위험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여러 가지 안을 검토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아직은 정해진 바는 없다", "아마 지금 국방부에서는 여러 가지 고심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여당의 이같은 설명에도 범진보진영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친여 성향 조국혁신당도 이날 김준형 원내대표 명의 성명에서 "청해부대 역할 확대도 파병"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혁신당은 "대통령이 천명한 전쟁 불개입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는 그 원칙을 훼손할 것이므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혹시라도 관련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면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은 유엔헌장 위반, 국제법 위반, 대한민국 헌법 위반인 불문가지의 침략전쟁"이라며 "청해부대의 임무와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해상초계기를 투입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미국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게 되는 명백한 파병"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마치 청해부대 활동 확대가 호르무즈에 가지 않고도 미국에 생색을 낼 수 있는 묘수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정반대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악수(惡手)"라며 "미국은 동맹도 필요없고, 오직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하나를 주면 오히려 열 개를 내놓으라고 할 것이 뻔하다. 미국의 말을 듣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굴종 외교'는 자주 대한민국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원외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청해부대 확대는 군사적 충돌의 당사자가 될 위험을 키우는 일"이라며 "기존 임무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란과 후티 같은 역내 무장세력은 이를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한국이 가담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쟁 종료 이후의 활동'이라는 전제도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제한된 임무만 수행하겠다는 정부의 판단이 실제 충돌 상황에서도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이 없다'고 밝혔다"며 "그렇다면 청해부대의 입무 확대를 통해 우회적으로 개입할 길도 열어선 안 된다", "미국의 파병 요구에 응할 명분을 찾는 대신 전쟁을 끝내고 긴장을 낮추는 평화 외교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방부는 해적 위협 증가에 따른 기존 임무 강화라고 설명하지만, 청해부대를 활용한 호르무즈 우회 파병 추진이 강력히 의심된다"며 "작전구역과 전력 확대를 통한 호르무즈 군사적 기여 검토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입구와 맞닿은 오만만에 해상초계기가 투입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역의 감시·정찰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한국군이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미국 등의 호르무즈 군사작전에 제공하거나 그 작전의 감시·호위를 분담한다면, 직접 교전하지 않더라도 군사적 지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해적 대응에 왜 이러한 확대가 필요한지, 미국과 협의해온 호르무즈 기여와 어떤 관계인지 밝혀야 한다"며 "한반도 방위와 직접 관련 없는 군사적 대결에 참여하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국회에도 "국회의 동의는 해외파견에 필요한 절차이며, 그 자체로 파견의 정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국회는 국정감사와 동의안 심사에서 실제 임무와 외국군 협력 계획을 검증하고, 우회 파병으로 이어질 확대 구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