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공기관들의 지역상생 정책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보다 형식적인 실적 관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은 19일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에너지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 한전의 지역화폐 구매 실적과 구내식당 휴무제, 지역인재 채용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신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최근 5년간 온누리상품권을 256억원 가까이 구매하면서 정작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단 한 차례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채용 역시 법정 의무비율 30%를 충족했지만 전체 신규채용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에 그쳤다.
신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 나주혁신도시 소재 4개 공공기관의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은 총 346억6314만1000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역사랑상품권 구매액은 8488만원으로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의 0.2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한전은 온누리상품권을 255억7846만원어치 구매했지만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은 전무했다.
나주시는 지난 2007년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해 왔으며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역 내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어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 의원은 이 같은 구매 실적의 차이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는 온누리상품권 구매 실적에 0.3점이 배정돼 있지만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은 평가 항목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의 동반성장평가에는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이 모두 반영되고 있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공공기관 구내식당 휴무제의 운영 방식도 논란이 됐다.
정부는 지난 3월 공공기관에 월 4회 이상 중식 휴무 확대를 권고했지만 나주혁신도시 에너지 공공기관들의 휴무일은 금요일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과 한전KPS, 한전KDN은 금요일에 구내식당 휴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력거래소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휴무하고 있다.
신 의원은 직원들의 출장과 연가가 많은 금요일의 구내식당 휴무는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 역시 법정 기준 충족과 실제 채용 실적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이전 공공기관은 의무채용 적용 대상 인원의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해야 한다.
한전은 최근 5년간 이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지만 전체 신규채용 인원 3383명 가운데 지역인재는 466명으로 13.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신규채용 988명 중 지역인재는 162명으로 16.4%에 그쳤다.
이는 경력직과 연구직, 소규모 채용 분야 등에 적용되는 예외규정으로 인해 전체 채용 인원의 상당수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신 의원의 지적이다.
신 의원은 의무채용 예외 대상이 전체 채용 규모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행 제도가 지역인재 채용 확대라는 입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은 "혁신도시 조성과 공공기관 이전의 본래 목적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며 "이전 공공기관들이 평가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상권과 지역인재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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