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지난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민석 현 대표에 의해 처음 제기된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당원가입' 의혹이 재점화되며, 계파 간 내분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친청(親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신천지 집단가입 의혹에 대한 조사 내용을 공개하라며 연일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는 가운데, 친명(親이재명)계 지도부이자 해당 조사를 담당했던 박선원 최고위원은 '집단가입의 근거가 있는가'라는 기자들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당 방위산업특별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가 당에 조직적으로 가입했다는 근거가 있는가' 묻는 질의에 "네"라고 긍정하며 "딱 거기까지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도부는 해당 조사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박 최고위원은 앞서 신천지 의혹을 자체 조사한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의 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해당 '근거'를 최고위원회에 공유했는지 묻는 질문에도 "다 공유했다"고 했다. 앞서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신천지 집단가입'의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말이다.
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돌발 발언은 이날 오전 최고위 공개회의 과정에서 이성윤 최고위원이 '조사내용을 공개하라'는 취지로 김민석 지도부를 압박한 뒤에 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회의 공개발언에서 "신천지 개입 의혹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연합의 근거도 공개하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이 8개월 동안 수사하고도 국민의힘 외 다른 정당에 대한 신천지의 조직적 정당가입 및 선거개입 의혹을 확인 못했다"며 "신천지 개입 의혹이 사실이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근거가 없다면 우리 당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신천지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대표를 압박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제기했고, 친청 한민수 최고위원도 같은 날 "(신천지 의혹) 이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된다"(21일 SBS 라디오 인터뷰)고 날을 세웠다.
신천지 의혹 진상을 둘러싼 친청계 측 압박이 거세지자, 전대 당시 김 대표와 함께 적극적으로 신천지 의혹을 제기하고 이후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박 최고위원이 격분해 '근거가 있다'고 밝히고 나선 셈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직후엔 김 대표를 향해 "제가 한 마디 하겠다"는 등 '조사내용 공개' 허락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결국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이날 공개회의 종료 직후 비공개회의를 추가로 진행했고, 이후 '조사 내용 공개 여부를 재논의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박성준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는 기본적으로 (조사 내용을) 비공개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논의가 점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었는데 이 최고위원이 공개하자고 또 얘기한 것이니, 그렇다면 최고위원들이 다시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 다시 숙의하고 토론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며 "공개·비공개 여부를 논의를 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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