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 개진면 구곡리에서 돈사 신축공사를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구곡리 주민들은 "구곡리 소재 추진 중인 돈사 증축사업이 기존의 악취 피해를 더욱 악화시키고 주거환경과 마을 경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돼지 분뇨와 악취 문제로, 수십 년 동안 악취와 해충, 가축 수송 차량의 소음과 통행 등으로 생활 불편을 겪어 왔다고 호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입구와 주거지역에 인접한 곳에 돈사가 새로 들어서거나 기존 시설이 확대된다면 주민들의 고통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특히 사업주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환경관리 대책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돈사의 정확한 규모와 배치, 사육 예정 마릿수, 악취저감시설의 성능, 가축분뇨 처리방법 등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한 설명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주민들은 고령군에 제출할 의견서를 통해 “사업자의 경제적 이익이나 시설 현대화의 필요성에 앞서, 오랫동안 피해를 감내해 온 주민들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며 사업의 적정성과 환경적 영향을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 “악취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또 돈사인가”
구곡리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은 아니다. 주민들은 기존 양돈시설과 관련해 오랫동안 제기해 온 악취와 생활환경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시설 증축이나 확대가 추진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한다.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시설의 규모뿐 아니라 사육 방식, 환기 구조, 분뇨의 수거·저장·처리 과정, 기상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만으로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피해가 얼마나 줄어들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민들의 우려다.
주민들은 "현대화 시설의 설치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시설이 실제로 악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며, "기존 시설에서 발생한 피해와 개선 실적, 신축 이후 예상되는 악취 배출량, 주변 주택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미 오랜 세월 악취를 견뎌 온 주민들에게 또다시 피해를 감내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고령군이 주민의 생활환경을 중심에 두고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2층 돈사...건축 규모와 환경 영향은
주민들이 또 하나의 쟁점으로 꼽는 것은 돈사의 건축 규모와 입지다.
주민 측에 따르면 해당 돈사는 2층 구조로 계획돼 있으며, 건축물 높이는 약 10m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높이와 건축면적, 연면적 등은 건축허가 관련 서류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마을 입구와 주거지역에 인접한 곳에 대형 축사시설이 들어설 경우 악취 확산뿐 아니라 가축 수송 차량의 통행, 분뇨 발생량과 처리 부담, 주변 경관 등 여러 측면에서 생활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고령군은 건축물의 정확한 규모와 배치, 주변 주택과의 거리, 기존 시설과 신축 시설의 차이, 신축 전후 사육 가능 마릿수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건축물의 외형적인 규모만이 아니라 실제 사육 규모와 가축분뇨 발생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민들은 법정 건축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만으로 판단을 끝내서는 안 되며, 인허가 요건 충족 여부와 별개로 주민들의 일상과 주거환경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다.
◆ ‘20% 증축 특례’ 적용 근거는 적법한가
이번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이 확인을 요구하는 또 다른 쟁점은 기존 배출시설 면적의 20% 증축 특례 적용 여부와 그 법적 근거다.
주민들은 해당 특례가 적용되는 경우 기존 배출시설의 적법성, 면적 산정 기준, 증축 가능 범위, 시설의 철거 및 신축 여부 등 관련 요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사업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 가능 여부는 해당 시설의 종류와 기존 인허가 현황, 적용 법령과 조례,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이에 고령군은 기존 배출시설의 허가·신고 자료와 면적 산출 근거를 확인하고, 20% 증축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아울러 현대화 시설과 악취저감시설의 설치계획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환경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검증해야 하며, 시설을 개선한다는 명분과 실제 사육 규모가 확대되는 문제는 구분해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주민의견서만으로는 해당 특례의 실제 적용 여부나 위법성을 단정할 수 없다. 관련 허가서류와 사업계획, 관계 법령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 가축분뇨 처리와 농지 이용도 점검 대상
주민들은 돈사 신축 여부뿐 아니라 기존 양돈장의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적법하게 설치·운영되고 있는지, 관련 토지의 이용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은 악취저감시설과는 별도로 설치·운영 현황과 처리용량, 관련 인허가 사항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체 처리인지 외부 위탁처리인지에 따라 처리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신축 이후 예상되는 분뇨 발생량을 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처리시설이 농지에 설치돼 있다면 시설의 종류와 실제 이용 형태,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허가·신고 및 협의 절차를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민들은 가축분뇨 배출시설의 허가·신고 자료, 처리시설의 위치와 용량, 실제 운영 현황, 농지 이용의 적법성, 환경 관련 제도의 적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설을 새롭게 짓는 것만으로 환경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 관리 전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과거 주민 간담회 발언 두고 행정 신뢰 문제도 제기
주민들은 과거 군수 집무실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오간 발언도 이번 사업을 둘러싼 중요한 쟁점으로 제시했다.
주민 측에 따르면 당시 전임 군수는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양돈장 재건축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당시 환경과장과 면장도 함께 참석했다.
주민들은 당시의 설명을 신뢰해 왔지만, "현재 돈사 신축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행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당시 간담회의 회의록이나 관련 기록, 참석자들의 확인을 통해 실제 발언 내용과 취지를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론 과거 간담회에서 어떤 발언이 있었는지와 별개로 실제 인허가 여부는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다만 행정기관이 주민들에게 어떤 설명을 했고 이후 어떤 검토를 진행했는지 확인하는 일은 갈등을 해소하고 행정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주민들은 "고령군이 과거 간담회 내용을 확인하고, 당시 설명과 현재 사업 추진 과정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주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업자 이익보다 주민의 삶이 먼저다”
이번 사안에서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주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이다.
주민들은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아온 마을에서 악취와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 없이 건강하고 평온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돈사 신축이 진행된 뒤 생활환경이 악화되면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에 앞서 충분한 환경 검토와 피해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고령군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건축허가나 시설 현대화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사업의 적법성뿐 아니라 주변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 기존 악취 피해의 개선 여부, 가축분뇨 처리의 적정성, 주민 의견 수렴 과정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 고령군의 책임 있는 검토와 설명이 필요하다
구곡리 돈사 증축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 사업자, 행정기관 사이에 충분한 정보 공유와 소통이 이뤄졌는지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고령군에 사업계획과 건축 규모의 정확한 확인, 20% 증축 특례의 적용 근거 검증, 가축분뇨 처리시설과 토지 이용의 적법성 점검, 악취저감시설의 실효성 검토, 과거 주민 간담회 기록 확인, 주민 의견을 반영한 사업 재검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사업자의 계획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아울러 주민들은 "사업 추진에 앞서 충분한 설명과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고령군이 주민들의 우려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행정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어졌다는 주민들의 악취 피해 호소와 돈사 신축을 둘러싼 갈등이 어떤 결론에 이를지는 앞으로의 사실관계 확인과 행정적 검토에 달려 있기에, 고령군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살피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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