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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불법 도박자금 5900억 원 세탁한 조직 적발...대포계좌 188개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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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불법 도박자금 5900억 원 세탁한 조직 적발...대포계좌 188개 동원

자금세탁 조직 총책 등 23명 검거·21명 구속...계좌 공급·모집책 등 57명 추가 검거

▲대구경찰청 전경ⓒ대구경찰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발생한 자금 5900억 원 상당을 대포계좌로 반복 이체하며 세탁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총책과 관리책, 자금 이체책, 계좌 공급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주간·야간팀을 운영하며 24시간 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찰청은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자금세탁 조직 총책 A씨 등 2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1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자금세탁 조직에 계좌를 공급한 공급책과 모집책 13명, 계좌 명의자 44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으며, 이 중 공급책 1명을 구속했다.

◆ 대포계좌 188개로 27만 차례 이체...1년간 5900억 원 세탁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의뢰를 받아 대포계좌 188개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입금된 자금은 약 5900억 원으로, 총 27만 차례에 걸쳐 다른 계좌로 반복 이체, 입금된 돈을 여러 계좌로 분산하고 다시 옮기는 방식으로 자금의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 추적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불법 도박자금의 이동을 담당하는 전문 자금세탁 조직과 계좌를 제공하는 하부 조직이 연결돼 운영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총책부터 계좌 모집책까지...역할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

수사 결과, 조직은 자금세탁 총책과 관리책, 자금 이체책, 계좌 공급책, 계좌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책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접촉해 자금세탁 조건을 협상하고, 대포계좌 공급과 조직원 수당 책정 등을 담당했다. 관리책은 총책의 지시에 따라 계좌와 조직원을 관리했으며, 자금 이체책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입금된 자금을 2차·3차 계좌로 분산 이체했다.

자금 이체책은 주간팀과 야간팀으로 나뉘어 24시간 업무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계좌 모집책은 지인이나 메신저 광고 등을 통해 계좌 명의자를 모집한 뒤 계좌 접근매체를 상선에 전달했고, 계좌 공급책은 자금세탁 조직에 계좌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역할 분담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조직적 체계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사무실 한 달마다 옮기고 창문 가려...수사망 회피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사무실을 한 달마다 옮기고, 박스 등으로 창문을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좌가 지급정지되거나 이상 거래가 탐지되면 새로운 대포통장으로 즉시 교체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계좌가 차단되더라도 자금 이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대체 계좌를 활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계좌와 휴대전화, 조직원들의 역할 및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조직의 실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강남 고급 아파트에 은신한 총책들...고가 차량·시계 확인

총책들의 은신 생활과 고가 소비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로 알려진 총책 A씨는 하부 조직원들이 검거된 뒤 도주해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은신하고 있다가 검거됐다. 해당 아파트는 보증금 12억 원에 월세 720만 원으로, A씨는 차명으로 임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월 사용료가 1000만 원 상당인 고가 차량도 운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총책 B씨 역시 보증금 3억 원, 월세 1900만 원에 이르는 서울 소재 아파트에 은신하다 검거됐다. B씨는 시가 5억 원 상당의 시계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자금세탁 조직의 범죄수익 규모와 은닉 재산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고가 시계·의류와 휴대전화 149개 압수… 범죄수익 26억 원 보전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시계와 고급 의류, 계좌 인증에 사용된 휴대전화 149개 등을 압수했다. 압수한 시계의 가액은 약 6억 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또한 범죄수익금 26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및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이 처분돼 환수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압수한 물품의 실제 범죄수익 해당 여부와 최종 환수 범위는 향후 수사 및 사법절차를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까지 수사 확대

대구경찰청은 이번에 검거한 자금세탁 조직 외에도 유사한 범죄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자금세탁을 의뢰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불법 도박자금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도박사이트 운영자뿐 아니라 자금 이동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과 대포계좌 공급망까지 추적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으며, 특히 경찰 수사가 추가 확대되면서 불법 도박자금의 조성 경위와 최종 귀속처, 범죄수익 은닉 여부 등이 어디까지 밝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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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대구경북취재본부 박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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