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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뻔한 전당대회, 흥행도 실패…'돈 안드는 선거' 의미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조용히 치러졌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존재감만 돋보였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9명의 후보가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임을 외쳤고,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대부분의 당 관계자들은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고 했다.

관심도 저조했다. 이날 선출된 이혜훈 후보는 "어제 당원 투표율이 14%였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흥행 실패라는 기사 제목이 나왔다. 지금 국민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관심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20만 명의 당원 중 약 3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전당대회장 한편에 마련된 중앙위원, 국책자문위원 자리는 텅텅 비었다.

요란한 구호도 사라졌고, 의례히 있어왔던 지지자들간 충돌도 없었다. 새누리당 관계자와 기자들은 "1등부터 5등까지 예상한 명단을 불러보라"며 농을 주고 받았다. "박근혜 위원장의 존재 자체가 '암묵적 오더'가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 새누리당 전당대회 풍경. 정견발표가 시작됐지만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프레시안(최형락)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를 떠나 대권 출마 선언을 방불케 하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연설에 관심이 쏠렸다. 박 위원장은 전당대회 시작과 동시에 "새 지도부의 주어진 사명은 반드시 그것(국민과의 약속)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럴 때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국민의 삶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며, 정권재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선출될 지도부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저 박근혜, (정권 재창출의) 그 길로 여러분과 항상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박 위원장의 말을 받아 "박근혜 위원장과 함께 정권 재창출의 길을 열겠다"는 취지로 열변을 토했다.

후보들 연설도 "박근혜, 박근혜, 박근혜"

당 대표에 선출된 황우여 후보는 "존경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우리당을 사즉생의 결단으로 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단행했다. 당명을 나라 중심의 한나라당에서 국민 중심의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헌도 국민과의 약속으로 고쳤다. 기대를 뛰어넘는 총선결과를 이뤘고 대선승리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박 위원장을 극찬했다.

18대 총선에서 '친박 학살'에 반발해 탈당한 후 당선돼 복당한 '친박 무소속 연대' 출신 유기준 후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에게 '살아 돌아오라'고 말한 것을 새겨듣고 당당히 돌아와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자리를 빌어 그런 기회를 준 그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5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비박 색깔이 가장 강한 심재철 후보도 "무게 중심이 한 쪽으로 쏠리는 비행기는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다. 한 쪽으로 쏠려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매우 위험하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국민을 껴안고 함께 손 잡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견제'가 가능한 후보를 밀어달라는 것이다. 심 후보는 3위를 차지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전당대회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너무 삐딱하게 보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당헌 제5장 92조,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상임 고문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하여야 한다"고 돼 있는 부분에 "비상대책위원장 및 위원은 예외로 한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박 위원장의 대권 출마 길을 공식적으로 터 준 것이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가 '돈 안드는 선거'의 취지를 살렸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08년 전당대회의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터라,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어떤 후보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돈봉투를 돌렸다더라"는 식의 소문은 없었다. 지역을 돌며 정견 발표회를 하지 않고 '1박 2일 쓴소리 투어'로 대체한 탓도 있다. "공천권 없는 당대표 선출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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