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재선 이상의 ‘단체장’은 기존의 틀에서 업무를 보는 등 영속성이 특징이다.
그러나 초선인 단체장들은 새로운 업무 파악이나 환경에 적응하는데 장시간 소요된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인사를 비롯해 조기 업무파악이 해당 조직을 이끌 성패를 좌우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도내 23개 지자체장 중 초선인 최기문 영천시장의 업무 수행 과정을 보면 타 단체장과 비교될 만하다.
특히, 최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철옹성(鐵甕城)인 경북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저력을 과시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대한민국 경찰의 최고 지휘관인 ‘경찰청장’을 지냈다.
조직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그는 경찰청장 전까지 일선 지휘관과 참모 그리고 국내 경찰 업무 총괄 등 조직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섭렵했다.

영천시의 인구는 불과 10여만 명의 소도시다.
거대 경찰 조직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규모지만 그래도 행정처리나 예산 집행 등 시장으로서 모든 것에 대해 세세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그가 취임한 지 불과 2개월도 채 못 미치는 상황에서 파악된다.
최기문 시장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부터다.

규정상 공무원들의 출근시간은 9시 전까지다.
그러나 지자체는 물론 대부분의 공공기관장과 공무원들은 그 시간을 준수하지 않는다.
기관장의 경우 성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장(長)은 오전8시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그런데, 최 시장의 업무 시작은 왜 오전7시 부터 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침체한 영천의 발전을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 방식을 통해 최 시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인구 증가는 기업유치뿐이다. 그러나 현재 조성된 공업용지는 한계에 달했다. 그래서 공단부지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최대 현안일 수밖에 없는 것을 그의 말을 통해 확인된다.
“알짜기업 유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반시설이 없다” 는 최 시장의 말을 통해 그의 행정능력 그리고 영천시 경영능력은 입증된 셈이다.
특히, 그는 시민이나 영천시 공무원보다 지역 사정에 밝다.
한 직원의 말이다. “시장님은 영천 구석구석 모르는 곳이 없다”
그렇다면 그는 ‘준비된 시장’이었다.
대한민국 경찰 수장 직(職)을 떠난 후 고향인 영천의 곳곳을 몸소 확인했다. 지역 실정을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최기문 영천시’가 모든 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속도전인 것은 그의 행정업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취임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월 3일부터 시정업무 파악을 위해 매일 오전 7시부터 국∙소∙실∙과장 등과 차례로 ‘샌드위치 조찬’을 하고 있다 .
중앙부처나 대기업 비즈니스 문화에서나 볼 수 있는 ‘조찬(朝餐)’ 문화는 지방 공무원에게는 익숙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간부들은 보스의 조조(早朝)스타일에 대해 불만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간부들 역시 ‘새 술은 새 부대’ 란 인식과 그 바탕에는 시장이 지역과 시민들 위한 열정으로 받아들이는 등 시청사회가 기존과 달리 역동적 분위기다.
그간 최 시장의 직 수행 성향은 현장 중심이다. 그리고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근 전 이른 새벽 시간에는 새벽(인력)시장을 방문해 그들의 투박한 손을 잡으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더욱이 예고없는 민생현장 ‘불시 방문’ 등은 관계자들을 당혹케 한다.
이는 선출직(選出職) 들의 1회성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사결정권자로서 사명감이자 경영방침 때문일 것이다.
폭염 속에도 달리는 ‘최기문 기관차’의 짐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기업유치’다.
경찰 총수를 지낸 카리스마도 있을 법하지만 항상 부드러움 또 예리(銳利), 특히 무소속이지만 중앙부처와 상시라도 통할 수 있는 인맥(人脈) 등이 그의 장점이다.
“오로지 시민만 보고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란 그의 자세는 결국 영천시민사회 ‘행복지수’ 가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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