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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박근혜, 앞으로 한달이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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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박근혜, 앞으로 한달이 운명 가른다

[전망] '혁신 그 이상의 혁신' 나올까?

여당 대선 주자 자리에 안착한 박근혜 후보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다.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확정짓는 전당대회는 대선 주자로 공식 행보를 시작하는 첫 '그림'을 만드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007년 초유의 관심을 모았던 전당대회와 여러모로 비교되는 맥빠진 행사였다. '화합'과 '다짐'이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라는 설명이 나오지만, '경선 후유증'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박 후보가 84%의 득표율을 올린 것 이상의 '화합'의 의미도 찾기 어렵다. 남은 것은 하나, '다짐' 부분이다.

경선에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이던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헌금 스캔들의 후폭풍으로 당에서 제명이 됐다. 당은 현 전 의원 제명 과정에서 과단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5.16쿠데타와 유신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이 문제가 되며 젊은 층이 이탈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 출간에 지지율이 요동쳤다. 경선 과정에서도 박 후보는 비박 주자 4인이 한 목소리로 "불통"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캠프는 물론 당의 관계자들도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이제 저 박근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겠다. 새누리당이 당명까지 바꾸면서 새로 출발했듯 비장한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겠다. 과감히 개혁하며 앞으로 나갈 것"이라며 '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변화'의 방향을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캠프는 보수 인사인 '김무성 영입'을 두고 '보수 대연합론'과 '중도포용론'으로 나뉘었다. 경제민주화를 두고 '보수파'와 '혁신파'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 하고 있는 중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박근혜 후보가 '변화'의 메시지를 담더라도 여러 당내외 악재를 대하는 현재까지의 태도만 놓고 봤을 때, 그 수사에 상응하는 변화를 실천해낼지 의문이 가는 상황"이라며 "비대위원장 시절 했던 혁신 그 이상의 혁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에 주어진 시간은 한 달…'정치쇄신' 이어 '정책쇄신' 보여줄까?

쇄신 시한은 불과 한달여 남았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날짜는 빠르면 9월 16일, 늦어도 9월 23일이다. 상대 '선수'가 전 확정되기 직전까지 박근혜 후보는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향후 한달 안에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대선 가도는 험난해질 수 있다. 야권의 '선수'가 정해진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전쟁'이기 때문이다.

올초 비대위원장을 지내며 당명 변경 등을 통해 '정치 쇄신'을 이뤘다면, 이제는 '정책 쇄신' 외에 방법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지 변신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실천력'을 증명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다. 8월 국회도 '개점휴업' 중이지만 열려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박근혜 캠프'의 역할 중 정책 부분은 국회로 '이관'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회를 통해 박 후보의 '실천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현재 대기업 순환출자 금지, 재벌 총수 범죄 엄단,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안들을 예고해 놓은 상황이다. 공인된 '국회'의 장에서 정책 제안 등을 통해 당의 체질을 바꾸고 그 변화 뒤에 박근혜 본인이 서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이나 캠프 내 '보수파'들 때문에 정책 혁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내전략을 총괄하는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내 대표적인 보수파다. 박 후보가 보내는 신뢰만큼 개혁을 추진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캠프 내 정책 그룹인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갈등도 노정돼 있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치열한 '노선 투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캠프 혁신도 박 후보의 과제다. 이미 당 내에서는 '보수대연합론'을 염두한 '김무성 영입론'이 상징적으로 제기된 상태다. 현재 김종인 위원장은 '보수대연합 필패론'을 설파하고 있지만, 캠프와 당 일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등 범보수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혁신 과정에서 김무성 전 의원 등이 합류할 경우, '중도포용론'을 주장하는 개혁파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가 '변화'를 바란다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대세론 등에 올라탄 자들이 대세론 먹이감 됐던 것 잊지 말아야"

박 후보의 취약점 보강도 중요하다. 특히 젊은 층 민심을 사로잡는 '확장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박 후보는 지난 18일 부천국제만화제를 깜짝 방문해 젊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도 어린 시절에 만화방에 자주 들락날락 했다"며 만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현장에서는 그냥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하고 굉장히 온도 차가 크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후보의 만화 축제 방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화를 저속한 문화로 보고 탄압을 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가 젊은 층에게 다가서더라도, 그의 '과거 회귀형' 이미지는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날 패배한 안상수 후보는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종북 세력과 한판 승부에서 이겨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강경 보수파'를 어떻게 콘트롤할지도 젊은 층 표심잡기에 주요 과제다.

역대 최저 투표율에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만큼, '대세론의 한계'가 가시화된 것도 박 후보에게는 부담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김태호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전 연설에서 "우습게도 대세론의 등에 올라타 힘을 과시하는 자들이 대세론의 먹잇감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방심하면 안 된다. 분열하면 안 된다"고 박 후보와 박 후보 측 인사들에게 뼈 있는 충고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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