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은 공식 출범(2.25)을 앞두고 2019년 1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 동안 훈춘(두만강)에서 단둥(압록강)까지 북중 접경지역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답사에 참여한 이들은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을 맡은 조성찬 박사와, 김해순 동북아- 유럽통합연구센터장(전 독일 괴테대학 한국학 학과장), 강도현 대외협력팀장 및 이원정 교육지원팀장 네 사람입니다. '동북아의 평화와 상생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편안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필자주)
丹東, 북한과 상생하는 도시


단둥이 6.25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흔적은 미군기에 의해 정확히 절반이 폭파된 압록강 단교다. 입장료를 내고 압록강 단교 중간까지 걸어갈 수 있다. 거기서는 멀리 반대쪽의 신의주가 더 자세히 보인다. 신의주는 홍콩을 참고하여 행정특구로 지정하고 나름의 자치권을 주어 경제발전을 시도하려고 했던 곳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양빈이 구속되면서 실험은 무위로 끝났다. 그런데 향후 대북 제제가 완화되면 가장 먼저 발전을 이룰 곳은 다름 아니라 신의주다. 그래서인지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자 곧바로 주택가격이 50% 올랐다.

압록강 단교를 둘러본 우리 일행은 신압록강대교로 이동했다. 차로 약 10여분 떨어진 단둥시 외곽에 위치한 신압록강대교(왕복 8차로)는 중국 정부가 2014년에 완공하고도 아직까지 개통하지 못한 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면 신의주를 지나 2시간 거리에 평양이 닿는다. 중국 정부는 신압록강대교 주변으로 인구 30만의 신도시를 건설하고 중요 행정기관도 이동했다. 이곳에는 북한 영사관도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북한사람, 조선족, 북한화교 및 한국사람이 어울려 경제활동 및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다. 제재 전에는 북한의 해외노동자가 2만여 명이었단다. 올해 2월이면 북한 노동자들이 다시 노무비자를 받아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신압록강대교에서 서해바다 쪽으로 더 이동하면 그 유명한 '황금평'을 만나게 된다. 정말로 중국과 북한이 붙어있다! 특구로 지정은 되었지만 개발은 진척되지 않고 있으며, 가운데에 관리사무소만 멀뚱하니 서있다. 황금평은 여전히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었다. 강주원 박사의 책에 따르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황금평이 중국과 거의 붙어있어, 단둥의 조선족 동포와 북한 주민들이 서로 농사철 품앗이도 했다고 한다. 즉 한 동네 사람처럼 살아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방문한 때에 황금평 너머로 해가 기울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어져 있었다. 눈감고 있었을 뿐이다.
4박 5일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이나 두만강, 압록강이 우리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우리 안에 내재된 두려움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에 대한 욕구'가 있다. 누구는 그 욕구로 새로운 삶터를 개척하고, 누구는 그 욕구로 무역을 하며, 다른 누구는 그 욕구로 부동산 투기로 한 몫 잡으려고 한다. 그 어떤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유도 우리안에 깊이 내재된 '연결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한다. 우리의 삶은 이어져서 어울려 살아야 한다. 이러한 내적 성찰이 이번 기행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하나누리동북아연구원은 2월에도 북중접경지역 여행을 떠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다음의 안내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안내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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