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학계를 대표하는 1백83명의 정치학자들이 5일 "정치권은 정략적 정치개혁 논쟁을 중단하고 약속대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정치개혁안을 수용해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8일 이전에 정치개혁을 일단락 지으라"는 강도높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치권은 범개혁안을 수용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치학자들은 "대선자금 문제등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정치개혁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개악도 서슴지 않고 있어 정치학을 연구하는 정치학자들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렇게 나섰다"고 성명 발표 취지를 밝혔다.
성명은 "우리 정치학자들은 정치권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와 각 정당의 정파적 이익에 기초한 각 정당의 소위 정치개혁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당초 약속대로 범개협에서 마련한 정치개혁안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여 오는 8일에 끝나는 이번 임기국회 회기 안에 입법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회가 이런 요구를 거부할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호철 교수는 이같은 성명 발표와 관련, "정치권이 말로만 정치개혁을 외칠뿐 범개협이 제시한 근원적 정치개혁문제를 흐지부지 넘어가려 해 가만 있을 수 없어 성명을 내게됐다'며 "정치권이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강도높은 범국민 저항운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심지연 경남대교수(한국정치학회 회장), 어수영 이화여대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 김용호 인하대교수(한국정당학회 회장), 김영래 아주대교수(한국NGO학회장), 정해구 성공회대교수(한국정치연구회 회장), 손호철 서강대교수(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이남영 숙명여대교수(한국선거학회 부회장) 등 국내 정치학계를 대표하는 1백83명의 정치학자들이 참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정치권은 범개협안을 수용하라**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비롯한 정치권의 실망스러운 행태를 지켜보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 말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의 활동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권은 정치개혁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개악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개특위에서 이뤄진 소위 정치개혁 논의는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자기당의 이익만 지키려는 데에 집중되었고, 그로 인해 정개특위는 각 정당의 정파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다툼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불법 선거 자금의 문제가 온 나라를 흔들어 놓아도 정치권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거부하고 있으며, 사전선거운동 기간의 확대나 선거운동 방식의 개선과 같은 보다 개방적이고 공정한 선거운동을 위한 방안의 도입에도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은 오로지 선거구 획정과 같이 눈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정파적 이해관계를 지키려는 데에만 골몰하여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는 깨끗하고 공정한 정치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는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분으로 국회가 주도하여 구성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던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이하, 범개협)의 정치개혁안마저도 스스로 거부하는 자가당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 정수와 선거구에 대해 범개협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사표를 줄이고 그동안 과소대표되어온 사회적 약자들의 국회진출을 돕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기 위해 지역구를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를 늘리는 조건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안을 내어 놓았다. 그러나 정치권은 자신들의 밥그릇인 선거구를 지키기 위해 엉뚱하게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늘리려고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등 정략적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우리 정치학자들은 정치권의 이 같은 행태를 바라보면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렇게 나섰다. 우리 정치학자들은 정치권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와 각 정당의 정파적 이익에 기초한 각 정당의 소위 정치개혁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당초 약속대로 범개협에서 마련한 정치개혁안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여 오는 8일에 끝나는 이번 임기국회 회기 안에 입법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회가 또 다시 이러한 요구를 거부할 경우에는 국민적 저항에 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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