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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진로 2천여억에 사들여 3조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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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진로 2천여억에 사들여 3조 벌어"

[기고] 정부, 언제까지 '망국적 국부유출' 방치하려나

***외국계, 진로 2천여억에 인수해 3조 벌어들여**

진로의 인수가액이 당초 예상가격인 2조5천억원보다 훨씬 많은 3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국부유출의 심각성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인수가액 때문에 투자금의 조기회수를 위해 필연적으로 자산매각, 노동자 정리해고 등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97년 진로그룹이 부도나자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국내 은행들이 1조4천6백59억원어치의 채권을 불과 8%인 1천2백61억원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것을 골드만삭스 등이 다시 2천7백42억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였다. 특히 이 2천7백42억원 원금 역시 이미 그동안 진로가 지급한 이자 등으로 대부분 회수한 상태여서 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진로의 매각대금은 고스란히 골드만삭스 등의 자본이익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 등은 IMF사태를 틈타 3조원을 가볍게 벌어들인 셈이다.

물론 이런 기업은 진로만이 아니다. 고려산업개발, 무학소주 등에서도 똑 같은 일들이 벌어졌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던 진로같은 기업이 일시에 부도위기에 처한 것은 영업상의 문제보다 재벌총수들이 건실한 계열사를 보증 세워 부실한 계열사에 부당자금지원을 하는 아래돌 빼어 위돌 박기 행태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건실한 기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스란히 되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을 필두로 한 김대중정권은 '부실채권매각방식(캐쉬바이아웃)'으로만 일관한 결과, 지금의 사태를 낳고 있기에 이르른 것이다.

무학소주에서도 채권을 3%에 매입한 론스타는 무학소주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고 되살아나자 원금에다 그간의 이자까지 붙인 1백50억원대의 상환을 요구하였다. 그러자 그동안 기업을 살리기 위해 운영자금 등을 지원하던 금융기관마저 무학소주가 유동성위기에 빠질 것을 우려해 추가 대출은커녕 대출금 회수를 요구하였다. 오랜 분쟁 끝에 결국 무학소주는 론스타가 3억에 매입한 부실채권을 84억에 되사들여야 했고, 론스타는 불과 2년 만에 27배의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부도가 난 후 온갖 비용절감을 위해 피땀을 흘려 기업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보답은커녕 투기적 이익을 노린 펀드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데만 몰두한 결과, 재주는 노동자가 넘고 돈은 투기꾼이 버는 사태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산의 한국중공업 인수에서도 알 수 있듯 3천억원의 인수자금은 불과 3개월만에 자산매각과 부실계열사 떠넘기기로 간단히 회수되었다. 배달호 열사의 죽음도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발생한 비극이다.

국부의 유출과 노동자의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있다. 그 요체는 바로 캐쉬바이아웃의 원리를 뒤집어보면 발견할 수 있다. 인수주체가 기업의 운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노동자들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정부가 시행령을 만들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로자복지기본법 제 42조 근로자의 기업인수 지원”에서 규정하고 있듯 ‘채권단의 부실채권을 우리사주조합에서 인수하여 출자전환하도록 하거나’ 또는 ‘출자전환된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인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회사의 적극적인 구제와 국민경제적 이익을 위해 노동자 기업인수와 관련된 시행령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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