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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젊은 세대 '경제논리' 매몰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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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젊은 세대 '경제논리' 매몰 안타까워"

[현장] 21일 '천성산의 밤' 양산에서 열려

지난 5월21일에는 양산 다람쥐 캠프장에서 '천성산 민간조사단 활동지지 및 결의를 위한 천성산의 밤'이 '천성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관공동조사단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6월말 본격적으로 시작될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의 쟁점을 설명하고, 전국의 '도롱뇽의 친구들'이 지난 활동의 경험을 공유하고 앞으로 활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천성산 순례를 진행하고 있는 녹색연합이 21일 현장 분위기를 전해왔다. 편집자.

***민간 조사단 전문가 격려하는 '천성산의 밤' 열려**

지난 겨울 우리 사회는 '지율'로 술렁였다. 하루하루 날짜를 더해가는 단식일수가 그 시작이었겠지만 날짜만큼이나 사람들의 입에서는 더 자주 도롱뇽과 천성산, 고속철도, 자연의 가치 등의 단어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KTX를 타고 몇 십 분 빨리 갈 것을 선택할 것인가,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이야기했고 지율 스님이 감당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제 것으로 여기는 이들은 거리에 촛불을 들고 나오고 종이 도롱뇽을 접기 시작했다. 그 날들이 모여 스님의 단식이 1백일이 되던 날, 민관공동조사단이 꾸려질 것이고 스님은 단식을 마친다는 소식이 함께 들렸다.

세 달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지율 스님과 정부는 민관공동조사단 14인을 꾸려 조사를 위한 세부적인 논의들을 진행해왔다. 지난 5월4일 공동조사 분야와 범위, 항목과 방식에 대한 세부합의에 양측이 모두 서명하면서 조사단의 전체 틀이 갖추어지고 6월초부터 3개월간 조사가 이뤄지게 된다.

순례 나흘째인 21일 밤, 순례단이 머무는 양산의 다람쥐 캠프장에서 '천성산 민간조사단 활동 지지 및 결의를 위한 천성산의 밤'이 열렸다. 공동조사 시작을 며칠 앞두고 앞으로 진행하게 될 조사의 내용과 방법을 지금껏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애써왔던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며 힘을 다지는 시간이다. 민간조사단에 참여하게 되는 전문가들, 곳곳에서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함께 활동했던 환경운동가들, 학생들과 순례단이 함께 자리했다.

***공동조사단 전문가, "기존 환경영향평가 개발에 대한 면죄부 역할 해와"**

이번 천성산 환경영향 공동조사는 지하수, 구조지질, 암반공학, 지구물리탐사, 생태계 다섯 분야에 걸쳐 이뤄진다. 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문제의 핵심이 되는 지하수와 습지의 관계, 터널 주위의 단층과 그 영향, 천성산 일대의 생태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맡게 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천성산의 밤에 함께 자리하여 각 분야의 조사방법과 목적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였다.

암반공학을 맡게 된 정교철 위원은 기존의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에 대한 면죄부 역할을 했왔음을 비판하며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지구과학영역에서의 지표면, 지하수, 흙, 암석, 대기의 순환에 대한 이해로까지 확대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생태계 분야는 다시 9개 분야(식생, 생물상, 포유류, 양서파충류, 조류, 어류, 무척추동물, 담수조류, 계곡수질)로 각각 나뉘어 최송현 위원(밀양대 교수)을 포함 9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조사를 펼친다. 다른 분야들이 조사 영역과 대상이 정부 측과 같다면 생태계 분야는 조금 틀리게 구성되었다. 정부측은 식생, 생물상, 포유류, 양서파충류, 조류 다섯 개 분야를 조사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선 민간조사단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민간조사단과 정부측 조사단이 천성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조금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돈이나 어떤 이해관계가 아닌 천성산 그 하나를 바라보고 조사에 임하는 민간조사단이 앞으로 겪을 수고에 모두 박수와 격려가 쏟아졌다.

***지율스님, "자연 경험하지 못한 요즘 세대들 '경제' 논리 매몰 안타까워"**

민간조사단의 조사활동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 후 지율스님과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도시 속에서 자연을 경험하지 못하고 살아가며 너무나도 빨리 '경제'논리를 들먹이고 있는 요즘 세대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당신이 최근 많은 곳에 강의를 나가면 경험하는 일이라고 한다. 스님의 건강과 또 다른 사회문제들에 대한 입장, 공동조사의 결과에 대한 예측 등, 당신이 최근에 받는 비슷비슷한 질문에 대해 조용조용 답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들은 여전하였다.

"단식은 어려웠지만 좋은 체험이었고 고통은 아니었음을, 자연의 에너지, 생각의 에너지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하며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몸을 유지시키는 것은 긍정의 에너지라고 말하며 공동조사의 결과를 예측하는 많은 질문들에도 단호히 '긍정'이외의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고 했다.

지율 스님을 비롯한 많은 성직자들이 환경운동에 나서는 일은 지금이 한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는 위기의 시기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어느 정도의 개발이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았던 시대가 분명히 있었겠지만 지금은 나무 한 그루라도 잘라선 안 되는, 무엇은 내주고 무엇은 안 내어줘도 되는 게 아닌, 절체절명의 시기임을 각성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에서 지난 겨울을 통과한 지율 스님의 확신과 의지가 다시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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