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힘겹게 8강에 올랐다.
한국은 6일 새벽(한국시간) 벌어진 바레인과의 B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오범석(포항)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F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 또는 북한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바레인을 따돌리며 금메달을 향한 첫 번째 고비는 넘겼지만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을 돌이켜보면 베어벡 감독의 고민은 오히려 늘었을 듯하다.
▲박주영의 결장
방글라데시와의 첫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는 등 조별예선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던 박주영(서울)이 경고 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한다.
베트남전에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박주영은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태클 경합 시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경고를 받아 8강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정조국(서울)과 김동현(루빈카잔) 등 다른 공격자원이 버티고 있지만 상대가 일본 또는 북한이라는 점에서 박주영 카드 자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베어벡 감독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측면 외에는 공격 루트가 없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6골을 터뜨리고 실점은 한 골도 하지 않았다. 기록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공격 루트가 지나치게 측면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한국의 공격은 이천수와 최성국(이상 울산), 염기훈(전북) 등 측면 공격수들의 크로스에 크게 의존했다. 중앙에서 최전방 공격수에게 한 번에 연결되는 '킬패스'는 사실상 전무했다.
더군다나 측면 크로스가 부정확해 최약체 방글라데시를 제외하고는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
아시안게임 개막 전부터 거론되어 온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다. 특히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한국의 스피드는 바레인의 속도에 개인과 팀 모두 완전히 밀렸다.
미드필드 싸움에서는 항상 수가 부족했고 스리톱으로 나선 박주영과 이천수, 염기훈도 전방에서 자주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리바운드 볼은 대부분 바레인 선수들의 몫이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0명 모두가 K리그 및 해외리그 프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각 리그를 끝마친 선수들은 피로를 완전히 풀지 못한 채 아시안게임에 나선 데에다 장기 해외합숙으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것도 8강전과 그 이상의 경기를 앞두고 베어벡 감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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