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입상 기록은 2004년부터 찾아볼 수 있다. 2004년에는 수희(수원 탑동초 6)만 10km 종목에서 5위와 2위를 차지하며 시상대에 올랐다. 2005년이 되면서 언니 수희(수원 구운중 1)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언니의 기록이 동생보다 조금 앞선 걸로 나타난다.
작년에 자매는 10개 가까운 대회에서 입상했는데, 경쟁자들이 모두 쟁쟁한 고수들이다. 자매는 여종선·김윤경·김영아·후지타 에미·김대순 씨 등을 이기진 못했지만, 윤선미·윤은주·김유미 씨 같은 고수들을 제친 적도 있다. 특히 작년 10월에 열린 '러브미농촌사랑마라톤대회' 10km에선 여종선·후지타 에미에 이어 자매가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이때 기록은 각각 40분 47초와 42분 03초였다.
지난 3월 1일에 열린 '한겨레3·1절마라톤대회'에서는 동생이 하프코스에서 1시간 33분 28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언니는 같은 대회 10km에 참가했는데, 이 날 따라 이정숙·여종선·김정옥 씨 등의 고수가 참가하는 바람에 40분 33초라는 좋은 기록을 작성하고서도 5위에 그쳤다.
"우리 아이들, 잘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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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뒤에는 막내 수홍(탑동초 3)이가 있다. 막내도 언니들과 함께 10km 대회에 참가한다. 세 자매를 훈련시키고 있는 아버지(조인택·47)는 "지금은 큰애 기록이 가장 좋지만, 큰애와 둘째가 어렸을 때를 비교하면 막내가 앞으로 제일 잘 뛸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 현재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뛴다기보다는 아버지가 아이들의 소질을 발견해 육상 코치처럼 지도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인터뷰는 아무래도 아버지와 이루어졌다.
"저는 미래를 내다보며 큰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건 7년쯤 뒤에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아이들이 육상 중·장거리와 하프 마라톤을 석권하는 꿈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아이들을 혹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그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러닝화가 좋아졌고, 트랙 같은 운동시설도 발전했고, 영양 섭취도 훌륭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긴 거리를 뛰면 안 된다는 옛날 이론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 잘 크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우리 애들을 데리고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확인해 보니, 큰애는 157cm-41kg, 둘째는 146cm-33kg 그리고 막내는 131cm-31kg이었다. 막내가 좀 작지만, 큰애와 둘째는 학교에서 작은 키가 아니라고 했다.
"어려서 10km 뛰면 성장에 문제"
아이들은 현재 학교 육상부가 아니다. 2006년 봄에 세 아이 모두 육상 명문인 경기도 과천 문원초등학교로 전학간 적이 있었다. 체계적인 육상 지도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 학기만 다니고 다시 집이 있는 수원으로 돌아왔다. "1주일에 한 번씩 5km나 10km를 뛰게 해달라"는 아버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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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년 동안은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지금은 육상 지도자들의 생각이 저와 너무 다르거든요. 그 다음에 전문가에게 맡길 계획입니다."
세 자매는 요즘 한 달에 두세 번, 1년이면 20∼30회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주로 10km이고, 이따금 하프코스를 뛴다.
"풀코스를 뛰어보면 하프코스가 아주 쉽잖아요? 아이들에게 하프를 뛰게 하는 건 10km를 쉽게 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세 자매의 얘기를 전해들은 이의수 상무 감독은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초등학생은 800m, 중학생은 3000m로 뛰는 거리를 제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면서 강력한 반대 의견을 펼쳤다. 이 감독은 "신체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10km나 하프코스를 뛰면 성장에 문제가 생기고, 몸에도 무리가 온다. 세 자매의 경우는, 초등학생이 대학교 공부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운동도 나이에 맞춰 해야 한다. 소년체전 우승자가 대학에서도 계속 운동하는 비율이 10∼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세 자매의 아버지를 직접 만나서 만류할 의향도 있다"는 이 감독은 "황영조 선수는 고1, 이봉주 선수는 고2, 지영준 선수는 중3 때 육상을 시작했다. 지구력 운동은 늦게 시작할수록 좋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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