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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 강사 내친 인천대, '노동 좌빨'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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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 강사 내친 인천대, '노동 좌빨'이라서?

하종강 소장 교체 논란…총학 "5년간 최상위 평가 받아온 수업을"

인천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요청으로 개설돼 해마다 높은 평가를 받아온 교양강좌의 강사를 교체해 반발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강좌의 이름은 '한국사회와 노동문제'로 노동상담사인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이 지난 2006년부터 맡아 장래에 노동자가 될 학생들이 알아야 할 노동 상식을 가르쳐 왔다.

인천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한국사회와 노동문제' 강좌를 살립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새 학기부터 해당 강좌를 새로운 강사가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강의 자격을 박사학위 이상 소지자, 변호사 등으로 제한한 학교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고, 하 소장은 이 규정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총학생회는 "(해당 강좌는) 2005년 총학생회에서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든 강좌로 5년 내내 최상위 강의 평가를 받아왔고 이런 수업을 만들었던 취지에 가장 부합했던 이가 하종강 소장이었다"라며 "학위를 뺀 모든 분야에서 그 질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게 그간의 수업으로 입증됐다"고 호소했다.

총학생회는 이어 "그럼에도 학생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강좌를 훼손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다"며 "학생회에서 지난 한 달 간 해결을 요구했음에도 학교의 답변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총학생회를 지지하는 많은 학생들의 지지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 학생은 "하종강 교수님의 강의는 머리를 써서 듣기보다 온 몸과 뜨거운 가슴을 통해 들었던 소중하고 가치 있던 강의"라고 적었다.

1990년대 초반 '사학 비리'로 진통을 겪고 시립대로 탈바꿈한 인천대학교는 지역 시민사회와 학생들의 요구로 '자주강좌'를 개설했고, 이번에 논란이 된 하 소장의 강의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자주강좌다. 이 강좌는 몇 해 전에도 강사를 교체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지난해에도 폐강 위기를 겪은 바 있었다.

"이런 강의가 다른 대학에 또 있는 것도 아니고…"

인천대 학생들의 강좌 살리기 움직임에 대해 하종강 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혹시나 학생들 앞세워 잇속 챙기는 게 아니냐고 보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아서 학교와 불편한 관계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 학생들이 '교수님이 강의하려는 의지를 보이셔야 우리도 싸울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 소장은 "혹자는 편협한 생각을 가진 운동권 강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부 학생들이 강의의 선명성을 지적하는 일도 있을 정도로 '온건'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며 "학교 교무처에서는 자주강좌 강사에게 '박사 학위 이상'이라는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교양 과목을 담당하는) 인천대 기초교육원에서는 그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 소장은 총학생회에서 연락을 취해올 때까지 관련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직 시간 강사는 사전에 강의 개설 여부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다"며 "강의 계획서를 올리라는 연락이 오면 그제야 강의가 생긴 걸 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 강사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이 새롭게 배정한 강사는 모 기업에서 이사직을 역임한 이로 경영학 인사관리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인터넷매체 <레디앙>이 보도했다. 하 소장은 "대학에서 개설된 노동 강의 대부분이 기업의 인사노무 관리 측면에서 접근한다"며 "이런 강의가 다른 대학에 또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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