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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바보로 아나…'괴담' 치부하는 정부 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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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바보로 아나…'괴담' 치부하는 정부 후져"

[현장] "한미 FTA 유보적인 민주당도 한나라당만큼 보기 싫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 처리 방침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촛불집회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진행된 '한미 FTA 저지 촛불집회'는 9일 저녁 7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이어졌다. 청소년부터 직장인,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많은 이들이 한미 FTA 비준안 통과에 대한 우려와 한나라당과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450여 명이라고 추산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여의도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특히 정부 측이 이른바 '괴담'의 진원지로 꼽은 '소울드레서', '쌍코', '82쿡' 등 20, 30대 여성 중심의 인터넷 카페에서 나온 회원들은 정부와 경찰 측 대응이 "후졌다"고 한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신과 출산과 육아(임출)' 카페에서 나왔다는 두 명의 자녀를 둔 한 주부(38, 서울 서초동)는 "정부가 국민을 바보로 알고 권위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단순히 '괴담'이라는 말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주부는 "부자들이 산다는 동네에서도 특히 젊은 엄마들은 한미 FTA를 비판적으로 본다"며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근길에 남자친구와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김선아(가명, 31) 씨도 "한미 FTA의 세부사항을 전문가 수준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이 조약이 우리 삶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쯤은 안다"며 여당의 오만한 태도를 지적했다. 김 씨는 인터넷카페 '소울드레서'에서 활동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이 단순히 ISD 조항만 문제 삼는 등 한미 FTA에 찬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한나라당만큼 보기 싫은 게 사실"이라며 "한미 FTA 협정 자체를 무효로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주권자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친구 여덟 명과 함께 집회를 찾았다는 중학교 3학년 이덕 학생은 '학생이 어떻게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느냐'는 질문에 "트위터를 보고 뉴스를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집회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교복을 입고 자유발언대에 올라 '한미 FTA 반대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조상용 학생(18, 의정부공고)은 "중학교 1학년 때인 2007년부터 한미 FTA에 관심을 가졌다"며 "국회가 부당한 일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촛불집회에도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가수들이 한미 FTA에 반대하는 노래를 만들어 알리고,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자유발언대에 오르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대단히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된 한미 FTA의 특성상, 참여자들에게 한미 FTA 조항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행사도 이어졌다.

집회와는 관계 없이,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한미 FTA와 4대강 사업,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미사를 열고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는 10일에도 오후 2시 한나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저녁 7시에는 국민촛불대회를 연달아 개최할 방침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프레시안(최형락)

▲인천에서 동네 형 두 명과 함께 한미 FTA에 대한 반대입장을 홍보하기 위해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내일 집회에는 처녀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도 왔으면 좋겠다"며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방식으로 한미 FTA의 부당함을 홍보하자"고 권유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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