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술(方術)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방술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한번쯤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는 것이 방술이다. 최근 텔레비전의 인기 드라마에도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드라마를 통해 비춰진 방술에 대해 몇 가지 일례를 소개해 본다.
얼마 전, 방송 드라마 ‘장희빈’이 화끈한 장면을 방영하려고 하다가 사전 심의로 선정성을 낮추어 방영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대단히 아쉬워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드라마 중에서 장희빈이 입으로 감 핥기, 무릎으로 팥알 줍기, 배꼽으로 얼음물 받기 등의 방중술(房中術) 단련 장면이 방영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방중술의 본의(本義)라기보다는 단순한 섹스 테크닉에 불과하다.
또 인기 높았던 ‘여인천하’에서도 방술이 소개되었다. 주인공 정난정의 사주를 손으로 집어보고 깜짝 놀라는 술사가 조연으로 나왔는데, 그 역시 정통 명리학이 아니라 민간에 유행하던 당사주(唐四柱)라는 간이 사주보는 법-적중률은 대단히 희박하다-이었다.
이런 식으로 최근 사극 드라마를 보면 방사와 술사들이 번갈아 나와 제법 재미를 더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은 높은 경지의 방사나 술사들은 아니다. 오히려 동의보감의 허준이나 사상의학의 이제마가 고명한 방사인 것이다. 또 몇 년 전 인기 사극 ‘용의 눈물’에서도 태종의 오른 팔인 하륜 대감이 육효점을 빼는 장면도 소개된 적이 있었다.
점치는 것, 방중술, 기공, 명리학, 풍수 등등이 대충 방술의 부류들인데, 방술의 원 의미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으레 그렇듯이 틀린 설명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방법과 기술이라 설명이 나오고, 다음으로는 방사의 술법 또는 법술을 의미한다고 되어있다.
방술이란 방과 술을 합쳐 부르는 말이며, 방과 술은 그 의미가 각각 따로 있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誌)라는 역사 책에 정리되어 있는 내용이 모범 답안이다. 한서 예문지를 오늘날의 학자들은 중국 고대의 과학사상과 미신이 뒤섞여있는 책으로 보고 있는데, 이 또한 웃기는 얘기며 잘못된 해석이다.
과학이란 개념은 근대 서구 문명의 산물이다. 옛사람들이 우주와 자연에 대해 밝힌 내용 중에서 오늘날의 서구 과학적 관점에 부합하면 과학 사상이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미신이라 하니 말이다. 편식을 하면 영양 실조에 걸리듯이, 일방의 주장이나 지식만을 받아들이면 마찬가지 결과를 낳는 법이다. 치우친 지식을 지닌 자가 그래서 두려운 것이다.
돌아가서, 예문지에는 방술을 방기(方技)와 술수(術數)로 나누고 있다. 방기의 방(方)이란 그 뜻이 네모지다는 것도 있지만, 아주 딱 들어맞는다는 뜻도 있다. 영어로 ‘just'와 거의 같다. 필자는 요즘 세상이 하도 영어가 범람하는 세상이 되다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한자의 뜻을 말해줄 때, ’just 方'이라고 말해준다. 그러면 이해가 빠르다.
이처럼 방이란 것은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 정확하게 맞춰진 해답이라는 뜻을 지닌다. 병원에서 의사가 쓰는 ‘처방’이란 말도 병에 따라 정확하게 약을 쓴다는 뜻이다. 그래서 방기에는 의술에 관한 처방을 다루는 경방(經方)이 있고, 성생활에 관한 방중(房中), 불로장생이 되기 위한 방법을 다루는 신선(神仙)이 들어간다.
이처럼 방은 주로 생명을 살리는 것이기에 생생지구(生生之具)라고 표현하며, 고대의 종합 의학인 것이다. 방기를 다루는 자를 방사(方士)라고 했는데, 오늘날 의사나 요가, 헬스나 휘트니스 센터, 기공, 명상, 피부관리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바로 고대의 방사(方士)인 것이다.
그러면 술수란 무엇일까? 천문(天文)과 역법(曆法), 오행(五行), 시귀(蓍龜, 주역으로 점치는 법과 거북점), 잡점(雜占), 형법(形法, 수상과 관상 등의 상술)등이 술수에 해당된다.
즉 술수, 줄여서 술이란 예측을 전문으로 하는 기술이다. 천문과 역법은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서 이 일을 다루던 사람들은 주로 왕실의 천문대에서 근무했다. 달력을 만들고, 천체 운행의 이상 유무를 통해 왕이나 황제에게 재이(災異)를 미리 알리는 역할을 맡았기에 제왕학이라 이름하기도 했다. 또 세상이 변해 가는 큰 틀을 내다보고 음양 오행술 역시 제왕학의 부류였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일에 즈음하여 그 일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정하기 위해 알아보는 것이 바로 점(占)이며. 사람의 얼굴이나 손금, 체형 등으로 그 사람의 건강과 성격, 미래 등을 내다보는 기술이 상법(相法)이었다. 전투에 임하여 공기의 색깔이나 구름의 상태 등을 종합하여 승패를 예측하는 망기(望氣)의 기술이나, 정월 보름날 달의 빛깔이 붉은 색을 띠면 양기가 성하니 올해 가뭄이 들고, 백색이면 홍수가 진다고 예측했던 부류는 잡점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술수를 다루는 사람을 술사(術士)라고 한다.
이제 방술이 ‘방에 관한 술’이 아니라 방과 술을 합쳐 부르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방술은 음양 오행 사상과 신선 사상의 토양 위에서 성장해 온 것으로서, 그 발상지는 오늘날 중국의 산동성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있는 하북성 일대엿다. 이 일대는 과거 춘추전국시대에는 연(燕)과 제(齊) 나라의 영토였으며,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동이(東夷)계통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동이의 문화는 중국 문화보다는 오히려 우리 문화의 본류와 더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연과 제를 세운 사람들이 우리 민족이며, 은 나라를 일으킨 사람들도 우리 민족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그렇다고 주장할 만한 충분한 근거도 제시할 수 있다. 즉, 우리 민족의 역사는 단군 조선(고조선은 틀린 말이다)에서 은(殷)나라, 연과 제, 고구려, 신라, 백제, 발해와 고려, 후조선(이성계가 건국한 조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지당하다고 믿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를 빌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방술의 원류 또한 우리 민족의 소산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방과 술, 이 두 가지 흐름 중에서 방은 나중에 중국의 도교로 이어져 계승 발전되었다. 흔히 노자와 장자를 도교의 시조인 양 착각들 하지만, 사실 노자와 장자는 도교의 얼굴 마담 구실을 했을 뿐, 도교의 본류는 바로 방과 술이며 그 중에서도 방이 도교의 본류이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도교에는 세 가지 흐름이 있는데, 부적을 만드는 부록파와 불로장생의 약을 만드는 외단(外丹)파. 그리고 심신의 수련을 통해 불로장생을 꾀하던 내단(內丹)파가 그것인데, 이 모두 방에 속하는 흐름이고, 그래서 도사를 방사와 동일시했던 것이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중국의 4대 발명의 하나인 화약은 불로장생을 위해 약물(外丹)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부산물이라는 점이다.
앞서 드라마의 예에서 보았듯이, 우리 사회는 여전히 방술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다만, 제대로 된 소개보다는 피상적인 면만을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 정도로 방술 얘기를 그치기로 하고, 방중술 중에서 진짜배기 방중술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알아두시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섹스가 끝난 후에 어금니가 은근히 들뜨는 느낌이 있으면 그로부터 즉각 삼칠일(21일)동안 섹스를 금할 필요가 있다. 어금니가 들뜨는 증세는 우리 몸의 신기(腎氣)가 허하다는, 다시 말해서 정력(精力)이 일시적으로나마 고갈되었다는 경고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흔히 ‘어금니를 악물고’라는 말을 쓴다. 사람의 몸은 힘을 쓸 때, 저절로 어금니를 악물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투선수가 주먹을 날릴 때, 투수가 공을 뿌릴 때, 모두 어금니를 악물고 있다. 우리가 이른바 용을 쓸 때면, 저절로 어금니를 악물게 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않은가? 왜 힘을 쓸 때 어금니를 악물게 되는지.
힘을 쓸 때 어금니를 악물게 되는 것은 바로 생명의 원천 에너지인 정력(精力)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정력이란 것은 근육에서 발생되는 운동 에너지와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정력이 약해지면 섹스 후에 어금니가 들뜨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치아는 오행상 수(水)기로서 신장의 기운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신기(腎氣)가 약하다는 얘기는 콩팥과 생식기, 치아와 머리카락, 나아가서 뇌하수체의 호르몬 분비기능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나이 많은 노인 중에, 치아가 튼튼한 사람은 머리카락도 검고 윤기가 살아있다. 그런 사람이 바로 노익장인 것이다. 같은 나이라도 치아가 부실하면 이미 생명력이 소진되어 겨우 운신만 가능할 뿐이다.
일반 의학 상식으로 남자의 경우 섹스와 사정으로 인한 열량이나 에너지 손실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섹스가 과다할 경우 문제는 열량 손실이 아니라, 신기의 손상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건강한 사람은 아무런 문제를 못 느끼겠지만, 중년 이후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이 노화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력이란 것은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정력은 성욕과 다른 것이며, 반비례하는 측면이 있다. 수시로 성적 욕구를 느끼는 사람은 정력이 충실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약한 경우가 더 많다. 정력이란 인체의 수(水)기이고 성욕은 화(火)기이다. 그래서 정력이 좋은 사람은 화기의 발동을 조절하고 관리한다.
정력인 수기가 약해지면, 체내의 화기가 무시로 발동되는데, 이를 허화상승(虛火上昇)이라 부른다. 쓸데없이 화기가 마구 준동하여 성욕이 제멋대로 발동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력(精力)은 바로 정력(定力),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는 힘이 되는 것이다. 오랜 수양과 수련을 거친 사람들은 바로 정력(定力)이 뛰어나고 함부로 놀라거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사주를 보아 체내에 화기가 지나치게 성하고, 수기의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들은 성욕이 지나치게 강한 바람에 문제가 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젊은 시절에 방종한 성생활로 인하여 중년 이후에 기면 발기 부전이 되기 쉽다. 사실 발기 부전은 인체가 더 이상 성생활을 하면 장수에 지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금지하는 현상이다. 즉, 발기 부전 자체는 병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에 유행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대단히 위험한 약일 수 있다. 몸이 알아서 발기 부전을 통해 섹스를 못하도록 했는데, 강제로 안전 장치를 풀어놓는 결과가 되니 자칫 인체에 큰 손상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서구인들은 습랭한 금수방에 사는 사람들이라 기본적으로 정력이 강한 탓에 큰 문제가 되질 않는 것이다.
(알림: 음양 오행과 명리학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의 요청으로 강좌를 개설하곤 합니다. 그런데 현재 수강생이 일부 모자라는 바람에 클라스를 열지 못하고 있사오니, 희망하시는 분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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