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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단된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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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단된 세대교체

구해우의 '한반도 워치' <6>

작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 이후 한국사회는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단연 세대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는 대표적으로 소위 386세대가 굳건한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고 나아가 기업들에까지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지난 대선결과에 따른 영향만이 아니라 지난 산업화 시기를 반영하는 3김정치구조가 무너지고 정보화시대로 전환하는 시대적ㆍ사회적 상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한반도의 또다른 한축인 북한에서는 사회정치적 변화와 세대교체의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리랑 축전은 세대교체 이벤트?**

필자는 지난해 6월 남북 통신협상을 위해 평양에 들어갔을 때, 마침 그때 공연되고 있었던 ‘아리랑 축전’을 관람했었다. 당시 서울에서는 월드컵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여러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북한당국이 ‘아리랑 축전’을 월드컵 축제에 대항하기 위한 이벤트로 기획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런데 북한당국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것은 한 측면에 불과하고 보다더 중요한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아리랑 축전’의 내용을 소개하면, 전반부는 소위 북한 사회주의 체제 성립과정 즉 항일무장투쟁,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과정을 미화하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라는 것을 핵심개념으로 하여 북한의 사회, 경제가 나아갈 방향으로 정보기술혁명, 생명공학혁명등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위의 소식통은 ‘아리랑 축전’이 지금까지 혁명과 건설과정에서 공을 세운 소위 ‘빨치산 세대’가 명예롭게 은퇴하고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이끌어갈 새 세대에게 길을 열어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고 전하였다.

실제 북한에서는 ‘아리랑 축전’ 이후 소위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하였다고 하는 ‘7. 1 경제관리 개선조치’ 와 ‘신의주 특구’ 의 발표 그리고 북일수교 협상등 개혁개방과 관련된 정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리고 이같은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중심주체는 실용주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젊은 세대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개방과 세대교체는 함께 진행되는 것**

그런데 이같은 개혁개방과 세대교체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월드컵축제와 아리랑축전 기간중에 일어난 ‘서해교전’ 사태로 표출되었듯이 군부강경파의 제동이 끊임없이 작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서해교전’ 사태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설이 많지만 정확한 견해는 북한의 체제안전과 경제회생이 핵무기카드등을 매개고리로 하는 빅딜로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군사주의적 해결론자, 군부 강경파 빨치산세대등이 개혁개방과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흐름에 대해 1차적으로 제동을 거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작년 10월 미국 켈리특사의 방북 이후 제기된 ‘핵문제’는 결국 개혁개방차원에서 진행된 ‘7. 1경제관리개선조치’ ‘신의주 특구’ ‘북일수교’ 등의 정책을 중단하거나 곤경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실용주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젊은 세대 중심의 개혁개방정책은 후퇴하게 되고 반면에 군부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올해 2월말에 북한으로서는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상황에서 에너지와 식량의 70%정도를 의존하는 중국으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게 된다. 북핵문제 협상과 관련하여 북미중 3자회담을 수용하라는 것을 포함한 다각적인 압박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1차적으로 해결한 것은 지난달 조명록의 북경방문이었다. 조명록은 중국의 한국전 참전시 사망한 모택동 아들의 장례식때부터 관계가 지속된 강택민과의 협상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일단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들은 결국 북한의 개혁개방과 세대교체 흐름을 중단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워싱턴에서 발간된 ‘닐슨 보고서’는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핵문제를 둘러싸고 노쇠한 혁명세대와 소장파 엘리트 간에 갈등이 증폭되는 조짐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보고서는 “평양에는 과거 불바다 발언이 보여주듯 김일성의 무력 중시 노선에 집착하는 늙은 혁명세대와 정권생존을 전제로 핵포기를 주장하는 소장 엘리트 세력간에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보고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북한에서 2002년 상반기부터 전개된 개혁개방정책의 발표와 이에 대한 견제, 그리고 미국의 북핵문제 제기 이후 대미, 대남, 대중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군부강경파의 흐름 등을 살펴볼 때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 3월 26~27일 평양에서 열린 제 6차 남북해외학자 통일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95년부터 여섯차례 회의를 하는 동안 북측 참석자들이 점점 젊어지고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의 386세대가 개혁의 축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측에서도 48세의 김일성대학 부총장이 등장하는 등 젊은 층이 국제적인 시야와 이해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라고 한다.

또한 이 회의에서 북한측의 가장 비중있는 발표를 하고 논의를 주도한 사람도 40대 초반의 박영철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이었다고 한다. 개혁개방과정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 세대교체가 중단된 측면도 있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세대교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흐름이 있는것이다.

아무쪼록 북한의 개혁개방과 세대교체가 합리적으로 진행되어서 그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번영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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