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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북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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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북핵 전략

구해우의 '한반도 워치' <7>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겸 총서기가 취임후 처음으로 26일부터 해외순방에 나서 국제정치무대에 공식 데뷔한다. 이번 순방과정에서는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3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이 예정되어 있다. 이들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이라크 전후 처리와 세계경제 회복, 남북간 소득격차 문제등의 세계적 현안에 대해서도 제 목소리를 내겠지만, 한반도문제ㆍ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의 입장들이 표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문제ㆍ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제1의 변수라면 중국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23-25일 북경에서 열린 북미중 3자회담의 성사와 진행과정을 보면 그 사실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15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추가조치’ ‘북핵문제와 남북경협 연계’등 미국 부시정부의 입장에 한국정부가 합의해 줌으로써 한국의 북핵문제 개입에 대한 입지는 대단히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해서 중국은 제1의 변수인 미국에 이어 제2의 변수로 등장할 것이다.

***중국 4세대 지도부와 실용주의 노선**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독특한 후계체제 이양의 철학과 방법론을 지속시켜왔다. 그 결과 올해 들어 1세대 마오쩌뚱, 2세대 덩샤오핑, 3세대 장쩌민으로 대표되는 지도부들을 거쳐서 후진타오 총서기, 원자바오 총리로 대표되는 소위 ‘4세대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중국의 개혁개방과정에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등장한 4세대 지도부는 이전 세대 지도부와 비교할 때 실용주의적인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전역을 휩쓸었고, 세계적으로 많은 충격파를 던진 ‘사스’ 문제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4세대 지도부는 이전 3세대 지도부와 일정한 긴장과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중국정부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국제사회를 고려하는 투명성과 전염병의 실질적 해결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인 4세대 지도부가 전통적으로 국가보안과 조용한 해결을 추구하는 3세대 지도부의 대응방식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북핵문제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는 지난 2월말 중국의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 중단을 주도하였던 중국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은 중간에 절충적으로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현재 북한은 에너지와 식량의 약 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실용주의적인 4세대 지도부는 이를 지렛대로 북한에 압박을 가하여 북미중 3자회담에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러나 이 회담에서 중국의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등에 대해서는 진전을 보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의 참여가 없는 북미간의 비공식 접촉에서 핵무기 보유를 시인한 북한의 행동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같은 상태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에너지와 식량지원을 재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은 절충적으로 처리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공산당의 3세대 지도부와 북한 군부 원로그룹간의 혈맹적인 특수한 관계가 작용하였다고 한다. 북미중 북경 3자회담 직전인 지난 4월 22일 북한의 2인자인 군부원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겸 군총정치국장은 북경을 방문하여 후진타오 중국국가 주석과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등을 접견하였다. 그런데 이 협상은 대외적으로는 후진타오와의 접견이 주된 것처럼 보도됐지만 실제적으로는 북한 군부를 대표하는 조명록과 중국공산당 3세대 지도부를 대표하는 장쩌민 주석과의 협상에서 에너지, 식량지원의 지속 등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조명록과 장쩌민의 관계는 한국전쟁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시 참전하였다가 사망한 마오쩌뚱의 아들 장례식때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이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지속시켜왔다고 한다. 말 그대로 혈맹의 관계인 것이며 중국 4세대 지도부의 실용주의적 관계설정과는 질이 다른 것이다.

또한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중국의 한국전 참전과 그 이후의 경제적 지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혁명과정에서 마오쩌뚱이 지도하는 신민주주의 혁명이 성공하기 전까지 중국공산당은 45년-49년 사이에 장개석의 국민당과 성패를 알 수 없는 치열한 내전을 치른바 있다. 이때 북한은 빠른속도로 사회주의 혁명정권을 수립한 이후에 내전을 치르고 있는 중국공산당에 무기, 식량등을 대량으로 지원하는 등 소위 ‘민주기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북한 노동당의 자부심은 대단히 강하며 현재 북한군부 원로그룹과 중국공산당 3세대 지도부까지는 이같은 소위 혈맹적 협력관계에 대한 인식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정책결정은 사회ㆍ경제분야에 이어 외교분야, 군사분야에 이르기까지 3세대 지도부에서 4세대 지도부로 갈수록 이양의 폭이 확대될 것이다. 그 하나의 예로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4세대 지도부가 ‘사스’에 대한 대응정책 결정과정에서 장쩌민으로 대표되는3세대 지도부의 입장을 제어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킨 점을 들 수 있을것이다. 또한 이달말 연이어 열리게 될 후진타오의 푸틴, 고이즈미 등과의 정상회담,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회의 참석 등을 거치면서 후진타오 등의 실용주의 노선의 적용은 한층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북한의 마지막 선택**

미국 부시정부는 지난 5월 1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노무현 정부로부터 ‘추가조치’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남북경협의 북핵문제와의 연계전략’등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는 중요한 성과를 얻어냈다. 또한 5월 23일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부시정부는 고이즈미 일본총리에 대해 여러가지 파격적인 예우를 하는 대가로 일본정부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외교압박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이끌어낸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근본적으로 서방세계에 대한 수출을 기조로 하는 경제성장구조와 해외 에너지 시장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실용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중국 4세대 지도부는 미국과 대결할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미국의 대북한 포위ㆍ고립ㆍ압박전략에 동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으로 파탄난 상황에서, 북한의 선택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가능성이 낮아보이긴 하지만 혈맹적 협력관계에 있는 장쩌민 등 중국 3세대 지도부와 협의하면서 전쟁을 불사하는 것이고 또하나는 현실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후진타오등 실용주의적 3세대 지도부와 협의 하에 북경의 북미중 3자회담에서 미국측에 언급한 바 있는 자신들의 핵무기 또는 핵무기 관련 물질들을 중국측에 ‘양도(TRANSFER)’하고 중국 등으로부터 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보장받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 여론과 미국도 더 이상 북한에 시비를 걸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이는 후진타오등 중국 4세대 지도부가 고민하는 북핵갈등의 해소와 한반도 비핵지대화 원칙의 실현에도 맞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한은 중국의 준 부속국가로 전락할 것이며 한반도의 분단은 고착화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부시정부의 강경정책과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의 후퇴는 결국 중국 후진타오의 실용주의 외교정책의 과실로 마무리지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더욱 비극적인 것은 한반도의 분단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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