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북핵외교에 러시아는 없는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북핵외교에 러시아는 없는가?

구해우의 '한반도 워치' <9>

지난 4월 북경에서 열린 북핵문제와 관련한 북ㆍ미ㆍ중 3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11일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미국은 북ㆍ미 쌍무협상을 하지 않고 5자회담(북ㆍ미ㆍ중에 한ㆍ일 확대)을 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북ㆍ미ㆍ중 3자회담 직후 회담 참여를 주장해온 한국 외교부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필자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법’이라는 지난 칼럼에서 예측하였듯이 아직 북핵문제의 적극적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부시정부가 북ㆍ미ㆍ중 3자회담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정책을 구현시키는 데 한국 외교부의 주장을 활용한 것이다.

부시정부는 지난 5월의 미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대북 봉쇄ㆍ압박정책을 정립하였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과의 협력 속에서 경제봉쇄, 해상봉쇄 등의 구체화, MD체제 구축을 명분으로 일본, 한국에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물자의 판매, 주한 미 2사단의 후방배치의 가시화 등 북한의 고립과 압박을 위한 제반 정책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북핵문제의 해법과 러시아의 에너지 및 자원**

그런데 현재 북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한 북ㆍ미ㆍ중 3자회담을 5자회담으로 확대하는 문제가 거론되는 가운데 한반도 주변 4대강국 중에서 유일하게 러시아가 빠져있다. 이는 북핵문제의 해법과 관련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무지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는 현재 주변 4대강국 중에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푸틴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연해주- 사할린- 시베리아 개발’ 을 현실화시키고 유럽- 아시아간 철도를 연결시켜 유라시아 물류의 중요한 축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이 사업들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북한을 방문한 미 의원단(공화당 3명, 민주당 3명)의 단장 커트 웰든 의원(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ㆍ공화당)은 북핵해법과 관련해서 북한의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러시아로부터 가스관 설치를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이 제안은 소위 ‘사할린 가스관 프로젝트’로 사할린의 천연가스를 연해주- 북한- 남한- 일본까지 가스관을 연결하여 동북아 에너지 공급의 중요한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것이다. 미 공화당 의원이 이를 제안한 배경에는 가스관 개발의 대주주가 미국의 석유재벌‘엑슨 모빌’이라는 사실이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와 일본에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 공화당의 최대 후원자 중 하나인 석유재벌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한다면 북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해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도 상당히 적극적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이같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ㆍ군사적으로도 북한군부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특히 양국의 최고 수뇌부인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관계는 북ㆍ중관계 이상으로 돈독하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들은 북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을것이라고 판단된다.

사실이 이러한데 지난 5월 23일 러시아에서는 제2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건설 300주년 기념 축제에 전세계 50여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축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중있는 외교사절도 보내지 못하였으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 확대와 관련해서 거론도 되지 않는 등 러시아에 대한 외교가 그 비중에 비해 대단히 소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반도의 운명이 말 그대로 풍전등화인데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중요한 한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러시아에 대한 외교가 부재하다시피 하다는 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노무현정부 외교 파트너는 부시 외교안보팀 뿐인가**

북핵문제의 해법은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고등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수성 때문이고 현실적으로는 북핵문제의 복잡성 때문이다.

따라서 북핵문제와 관련한 외교에서는 범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 해야한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정하듯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가 번영으로 나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미관계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남북관계를 병행해서 협상을 진행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조건은 대북 경제 봉쇄가 아니라 남북경협의 활성화 이다.

또한 대미 외교에서도 공화당내의 강경파와 온건파, 민주당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대일 외교에서도 군사대국화로 치닫는 극우파들뿐만 아니라 동북아 경제 번영과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희구하는 흐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대중외교에서는 중국 3세대 지도부와 4세대 지도부의 고민을 이해하면서 접근해야 하며, 이들 3국과 더불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러시아도 적극적으로 연관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있는 북핵외교의 전개과정을 평가해볼 때 노무현정부 외교의 현실은 부시정부 외교안보팀의 정책에 따라 장단을 맞추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한번 혁신과 분발을 촉구한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