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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북핵외교를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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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북핵외교를 펼쳐라

구해우의 '한반도 워치' <11>

얼마전 새롭게 등장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3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북핵정책과 관련,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미공조를 강조함과 더불어 “북한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생각도 있다”고 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생산적인 야당의 모습을 보게 된 것 같다.

현재 한반도는 한국 근현대사 과정에서 첫 번째 구한말 개항기, 두 번째 해방ㆍ분단ㆍ전쟁으로 이어졌던 45-53년의 격동기에 이어서 세 번째로 다시 한번 민족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중차대한 시기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세번째 시기에 한반도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핵심과제는 북핵문제, 북한문제의 해결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북핵문제, 북한문제의 해결은 세대, 지역, 종교의 차이는 물론이고 여당과 야당의 구분도 초월하여 민족의 모든 에너지를 결집해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북한문제의 해결을 한반도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인 대처를 위해서는 두가지 문제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전라도사람이 박정희를 인정하고 경상도사람이 김대중을 인정하자**

현재 남북관계를 꼬이게 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대북송금특검’도 그 배경에는 지역갈등과 정쟁의 요소가 자리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지적한 바대로 우리 민족사 차원에서 구한말과 해방공간에서의 분열적인 정쟁이 빚어낸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역사인식, 사회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

박정회는 제3세계 경제개발의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선봉장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며 김대중은 제3세계 민주화의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어냈고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였다. 물론 두 사람 공히 부분적인 과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평가는 세계 다수 학자들의 시각이고 객관적인 인식이라 할 수 있다.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경상도를 대표하는 박정회와 전라도를 대표하는 김대중. 그런데 국내에서는 일반국민과 지식인 사회 공히 지역적인 굴레가 직접, 간접으로 작용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평가가 굴절되고 상대방을 폄하하는 악순환의 작용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는 민족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해칠 뿐만 아니라 현재의 북핵문제,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커다란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인, 정치집단들간의 상호경쟁, 견제, 의도적 폄하, 편가르기 등이 어제오늘만의 병폐가 아니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놓여 있는 민족의 운명을 생각할 때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초당적인 대처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상도 사람들이 김대중의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노력을 인정하고 전라도 사람들이 박정희의 산업화, 경제발전에 대한 공을 인정하는 것으로 상징되는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2000년 남북정상의 '6.15공동선언'도 역사적으로 보면 72년의 '7.4공동성명'과 92년 2월 발효된 '남북합의서‘와 같은 단계적 발전을 거쳐왔음을 이해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는 특정한 정치인, 정치집단이 그 성과를 독식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함께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 성과도 함께 공유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또하나의 핵심은 시장경제**

중국의 개혁개방을 성공시켰던 동력은 화교자본의 투자와 더불어 1978년 이후 20여년에 걸친 일본의 대중국 개발도상국 원조자금 즉 ODA 였다. 총액은 1백44억7천8백66만 달러로 선진 각국 원조의 약 67%에 달한다. 이같은 일본의 원조는 중국의 개혁개방 촉진에 지대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이같은 원조과정에서 소위 92년 발표된 ODA 대강 4원칙에 근거해서 경제원조를 진행함으로써 중국의 개혁개방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내는데 기여하였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A. 환경과 개발의 양립 B. 군사적 용도 및 국제분쟁 조장에의 사용회피 C. 군사지출ㆍ대량파괴무기와 미사일의 개발, 제조 및 무기의 수출입 동향에 대한 충분한 주의 D. 민주화지원, 시장경제 도입, 기본적 인권과 자유보장에 대한 주의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에 기반하여 그를 실현시키는 것과 연관지어 경제원조를 진행시킨 것이다. 이를 교훈삼아 우리 역시 이같은 원칙에 기반하여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를 추진한다면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의 동의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 연초에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대신하여 참석한 정동영 의원이 소위 ‘북한판 마샬플랜’을 언급한 바 있고 얼마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역시 모언론사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이 구현되는 방향이라면 북한판 마샬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향에서 북핵문제, 북한문제의 해결에 관해 초당적으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온국민의 단결된 힘을 기반으로 북핵문제를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강력한 수단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결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을 대상으로 한 북핵외교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어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구한말과 해방공간에서 남긴 회한을 씻고 21세기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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