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미국 전 국방장관은 지난 7월 15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갈수록 위험하게 위기로 치달아 올해 안에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다수의 사람들은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조건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낮으며, 혹시 북미간의 갈등이 첨예화 되더라도 북한의 특정지역에 대한 정밀폭격이 있을 것이고, 이에 대응한 북한의 전면전 확대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견해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쟁 가능성이 단 10%일지라도 그것은 한민족 전체의 생존과 관련된 것이기에 칼날 위에 선 심정으로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한반도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북한과 미국이 서로 상대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물리학적으로 보더라도 대립의 두 주체가 상대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적대감만 키운다면 그 이상 위험한 것이 없는 것이다.
***기독교 근본주의와 민족근본주의의 충돌**
백안관 모 관계자에 전언에 따르면 이라크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어느 날 기도에 깊이 빠졌는데 그때 그에게 종교적인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북한의 고통받는 주민들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김정일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9.11테러 이후 부시정부의 힘에 의한 일방주의적 패권적 대외정책의 근간에는 기독교적인 선악구분의 가치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기반으로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을 소위 ‘악의 축’으로 규정하였던 것이다.
이같은 기독교 근본주의와 소위 ‘네오콘’들의 신보수주의 강경정책이 착종, 결합되어 북한에 대한 압박, 봉쇄, 체제변화와 관련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것이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펜타곤의 주도로 기획되었다는 소위 ‘작계 5030’을 들 수 있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잦은 군사긴장 촉발을 통해 취약한 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소진시킴으로써 북한의 내부붕괴를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근 북한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의 북미갈등과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해 ‘북미간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우리가 패배한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과 미국에 심대한 타격을 가함으로써 현재의 북한정권은 붕괴하더라도 훗날 역사적으로 조선민족을 건드리면 엄청난 재앙을 당하게 된다라는 교훈을 남겨 놓을 것이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소위 ‘옥쇄전략’인 것이다.
물론 북한지도부 전체가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상당수가 이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된다. 하나의 사례를 들자면 수십년 동안의 감옥생활과 고문 속에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신조를 지키다가 월북한 비전향 장기수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독특한 정신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정신적 근저에는 민족근본주의, 사상근본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부시정부의 기독교근본주의와 북한정권의 민족근본주의가 충돌한다면 한반도의 위기는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폭의 종착점은 일본발 세계공황?**
필자는 앞선 칼럼들에서 북한이 단계적으로 핵무기 보유에 대한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음을 분석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인식과 정보를 종합해볼 때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공식선언이 임박했다고 판단한다.
얼마전 로이터 통신은 북한의 모 소식통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북한정권 창건일인 9월 9일까지 핵문제와 관련한 자신들의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함으로써 핵실험과 핵무기 개발 증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상당히 신뢰할 만한 정보로 평가되며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전술핵무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이같은 강수를 둘 때 미국의 강경파들은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힘에 의한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 반테러전 지상주의라는 신보수주의 정책 등을 고려할 때 대단히 위태롭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들이 제한적이든, 전면적이든 북폭을 추진한다면 북한의 대응은 어떻게 될것인가? 그들의 민족근본주의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도쿄 폭격’이며 그것도 보유가 추정되는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로 북한정권은 붕괴되겠지만 일본발 세계공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상대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일괄타결 협상을 진행해야**
이와 같은 불행한 전쟁시나리오를 제압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은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각자의 최고, 최저 수준의 목표를 인식해서 합리적인 절충점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 운명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우리 역시 북미협상과 북핵문제, 북한문제, 한반도문제의 해법에 필요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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