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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고향길의 환승역, 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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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고향길의 환승역, 달나라

이향순의 '우주 읽어주는 엄마' <2>

요즘 극장가에선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초대형 환타지 영화 <피터 팬>(원작 제임스 배리)이 상영돼 어린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터 팬>은 <뮤리엘의 웨딩>과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으로 로맨틱 코미의 새장을 연 호주 출신 감독 P. J. 호건이 메가폰을 잡았고, 원작과 같은 또래의 레이첼 허드우드(웬디 역)와 제레미 섬터(피터 역)가 열연한다고 한다.

영원히 늙지 않은 우주소년의 소망을 담은 <피터 팬> 이야기는 100년 전인 1904년 5막의 크리스마스 아동극으로 상연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1911년에는 <피터와 웬디>라는 소설로도 각색됐다.

<피터 팬>은 웬디의 내면 세계에 해한 성찰을 통해 어른이 되는 과정에 동경과 공포를 품은 동심의 세계를 흥미롭게 말해주는 동화이다. 금가루를 뿌리고 하늘을 붕붕 나는 환상적인 모험과 악당 후크선장을 물리치는 통쾌한 대결은 답답한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원작 <피터 팬>은 달링씨 부부가 파티에 가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소녀 웬디가 두 남동생 존과 마이클 그리고 귀염둥이 강아지 나나에게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창문 밖에서 이상한 불빛이 나타났다. 그날 밤 웬디와 두 남동생들은 그림자를 찾기 위해 커텐을 걸치고 잠입한 피터 팬과 요정 팅커벨을 따라 환상과 모험의 세계 ‘네버랜드’로 초대된다.

웬디 일행은 우주소년 피터 팬에게 이끌려 상상의 우주나라 ‘네버랜드’에 가서 낯선 어린이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들려주며 유쾌하게 놀고 요리도 한다. 또 해적 후크 일당과 싸우기도 하며 여러 가지 신나는 경험을 한 뒤에 무사히 런던 집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이다.

<피터 팬>의 작가 제임스 배리는 거의 매일 런던 켄징턴 공원에 나가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였다. <피터 팬>도 켄징턴 공원에서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던 많은 이야기 가운데 하나이다. 어린이들이 매우 재미있어 한 것을 보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피터 팬>의 고향 ‘네버랜드’는 어린이만 사는 나라, 어른으로 늙지 않는 환상의 ‘어린이 나라’이다.

‘네버랜드’에는 어린이를 유괴하거나 납치하는 일 따위를 일삼는 후크선장처럼 뇌물 먹기 좋아하는 탐관오리도 없고, 거짓말 잘 하는 여우도 없으며, 나약한 동물만을 잡아먹는 끈끈이주걱 같은 풀도 없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은 우주 소년 <피터 팬>의 고향 ‘네버랜드’로 가는 길은 환승역인 달나라에서 출발한다. 달에서 오른쪽 두 번째 별을 따라 쭉 날아가다 보면 <피터 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가 있다.

달나라는 작가 제임스 배리가 살던 20 세기초까지만 해도 신비에 가려진 우주였다. 1969년 7월 20일 오전 10시 56분 인류 최초로 미국 출신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 선장 일행의 발이 달 표면에 닿기까지 수많은 비밀에 쌓인 우주의 성역이었다.

아폴로 우주선을 진두지휘한 닐 암스트롱 선장이 동료 우주인 에드윈 E 올드린 비행사와 함께 ‘고요의 바다’ 평지 위를 캥거루처럼 뛰어다니며 암석덩어리를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하기 전 남긴 한마디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온 인류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한 걸음이다.” 1904년 <피터 팬>이 탄생한 지 65년만에 듣는 감격이다.

달나라는 지구에서 38만4천4백㎞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지름 3천4백76㎞ 정도로 지구의 4분의 1만한 작은 우주이다. 지구촌 남극 대륙의 세 배 가량이다.

과학자들은 조그마한 달 표면에선 1만개가 넘은 분화구를 찾아내고 지구촌의 역대 위인들의 이름을 붙였다. 대부분의 분화구는 천문학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예술가, 수학자, 화학자 그리고 문학가에게도 선심을 베풀었다.

달의 지명 가운데는 일본인의 이름이 붙은 곳이 여섯 군데나 있는데 우리나라 위인들의 이름이 붙은 지명은 단 한 군데도 없어 안타깝다.

달의 가장 큰 분화구에 그리스 천문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 프톨레마이오스와 중세의 위대한 거인 코페르니쿠스, 티코와 케플러에게 우선권을 주었다.

각국에서 달나라의 지명에 서로 자기 나라의 이름을 붙이는 열풍이 불자 국제천문연맹의 달 위원회가 나서 달나라 지명 이름을 통일 조정한 때가 있었다.

달은 주기에 따라 천의 얼굴을 가진 신비의 천체이다. 달이 태양 방향을 막 벗어나면 둥근 모양의 ‘위기의 바다’가 보이고 4일 가량 지나면 ‘감로주의 바다’, ‘고요의 바다’, ‘맑음의 바다’ 따위의 굴곡이 심한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7일이 되면 달표면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이 때부터 달의 아래쪽에 있는 각종 분화구가 모습을 뽐낸다. 특히 ‘비의 바다’ 근처에 거대한 아페닌 산맥이 있는데 험난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지구상의 그랜드 캐년을 방불케 한다.

더욱이 이 산맥의 아래쪽에는 아르키메데스 분화구가 전신을 드러내 절경을 이룬다.

반달을 지나면 달의 적도 아래쪽에 분화구의 여왕 ‘코페르니쿠스 분화구’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13일 경이 되면 ‘폭풍의 바다’ 북쪽에 아리스타르코스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분화구는 플라토와 함께 지각 활동이 활발해 밤에도 빛을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환타지의 원조로 불리는 <피터 팬>이 달나라를 환승역으로 설정한 것도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달나라에 <핀터 팬>이 ‘네버랜드를 향해 출발한 환승역의 표시가 없다는 것은 좀 아쉬운 기분이다. 그러나 지구상에 <피터 팬>의 인기를 새긴 곳이 있어 다행이다. 영국에선 1912년 런던 켄징턴 공원에 피터팬의 동상을 세워 동화 속의 주인공 <피터 팬>을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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