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래동화 <견우와 직녀>의 여주인공 직녀는 우주의 미녀이다.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하늘나라를 다스리는 임금님에게는 직녀라고 하는 마음씨 착하고 예쁜 딸이 있었다. 그녀는 베를 짜는 솜씨도 일품이어서 선녀들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늘의 최고 미인 직녀는 어느 따스한 봄날 꽃구경하러 궁궐 밖으로 나갔다가 소를 몰고 나온 늠름한 청년 견우를 만나 그만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부지런한 청년 견우는 어릴 때부터 소를 모는 데 능숙한 농부 출신이다.
견우와 직녀는 사랑에 빠져 서로 결혼을 약속하지만 신분이 다른 사위를 맞이하기를 단호히 거절한 임금님의 화를 불러 궁궐에서 추방당한다.
그리고 임금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견우와 직녀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깊고 넓은 강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각각 동쪽 하늘의 독수리자리와 서쪽 하늘의 거문고자리로 각각 떨어져 살아라.”
그러나 일년에 단 하루 칠월칠석날(음력 7월 7일)만은 예외였다. 그 날마저도 ‘우주의 넓고 긴 강’ 은하수를 건너지 못해 꿈에 그리던 만남은 끝내 무산되고 만다. 은하수의 양쪽에서 서성대는 두 사람의 애절한 연민은 장대비를 뿌려 대홍수가 날 정도였다.
그래서 숲 속의 동물들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가장 높은 데까지 날 수 있는 까치와 까마귀들을 동원해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이름은 오작교(烏鵲橋)라고 붙였다.
은하수 위에 건설한 오작교 건설에 동원된 까치와 까마귀들의 머리가 이쯤만 되면 벗겨지는 이유는 견우와 직녀가 밟고 지나갔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오작교 건설의 공병대로 투입된 까치와 까마귀의 숫자는 얼마일까. 지구에서 견우가 머물고 있는 독수리자리까지는 16 광년, 직녀가 귀향간 거문고자리까지는 26 광년인데, 두 별은 지구를 중심으로 34.6도 가량 떨어져 있다. 두 변과 두 변 사이의 각도를 알고 있으므로 코사인 제2법칙을 이용해 두 별 사이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계산결과에 따르면 견우와 직녀가 떨어져 있는 거리는 15.7 광년이다. 이 거리를 까치와 까마귀의 평균 몸통 길이로 나눈 값 즉, 「15.7광년÷(까치+까마귀의 평균 몸통 길이)×2」마리가 정답이다.
슬픈 전설이 있는 독수리자리의 견우와 거문고자리의 직녀를 비롯해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는 우주에서 환상의 두 커플로 유명하다.
우주의 미녀 직녀와 억년 가약을 맺었으나 신분의 벽에 부딪혀 귀양살이 신세가 된 견우가 터잡은 독수리자리는 1등성 견우가 머리를 장식하고 제타별과 입실론 두 별이 화려하게 꼬리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여름 밤하늘, 은하수의 서쪽으로 푸른색의 1등성이 영롱한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별이 거문고자리의 알파별 베가이다. 바로 이 베가가 궁궐에서 쫓겨 난 직녀이다.
거문고자리는 마음씨 곱고 예쁜 미모를 자랑한 베가 직녀 덕에 우주에서 귀빈 대접을 받는다.
베가는 밝기 면에서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와 쌍벽을 이루는 여름철의 대표적인 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에선 ‘베틀 짜는 소녀’ 직녀로 더 유명한 베가는 12월 중순에는 하루 저녁에 두 번씩이나 구경할 수 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에선 아예 하늘에 붙박이처럼 붙어있어 매일 밤 그녀를 바라다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우주 미녀에게 빨간 색 뾰쪽 구두를 신긴 엽기적인 애니메이션까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른들의 무분별한 상혼이 어린이들을 슬프게 한다.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랑데부하던 날 직녀가 비단신 대신 빨간 색 뾰족구두를 신고 나와 까치와 까마귀의 머리에 상처가 날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형사고가 났다는 엽기적인 이야기들로 조작해 어린이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나쁜 어른들은 조용히 지구를 떠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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