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겨울 세 계절을 주관하는 호라이 여신들이 분주한 손놀림으로 구름문을 여닫고 있었다. 지상에서 올라 온 신, 바다에서 올라 온 신, 땅 밑에서 올라 온 신들이 올림포스 산꼭대기에 있는 제우스 신전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구름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은하수 연도에 있는 휘황찬란한 궁전에 살고 있는 고위급 신들도 외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은하수 양쪽에서 조금 외진 곳에서 살고 있는 신들도 바쁜 걸음으로 대전을 향하였다. 그들은 조금 신분이 낮은 신들이다.
올림포스 대신이 살고 있는 제우스 신전에는 벌써 도착한 신들이 떡과 과일 따위를 먹고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천상과 지상에서 있었던 일들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신들 사이로 헤베가 넥타르 잔을 돌리자,
“제우스신은 능력도 많으십니다. 한 명의 마누라도 거느리기 힘든 신이 있는가 하면 열명씩이나.”
하고 하데스가 부럽다는 듯이 말하였다.
이미 혼례식을 아홉 번씩이나 치른 제우스가 늠름하게 연회식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오른쪽에는 첫 번째 부인 헤라가 높은 왕관을 쓰고 함께 따라 오고 있었다. 뒤로는 레토, 디오네, 마이아, 세멜레, 테미스, 므네모쉬네, 에우리노메 부인들이 줄을 이었다. 데메테르가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결을 올리며 뒤따랐다.
그리고 뒤에 아홉 여신이 낳은 아레스, 헤파이스토스, 포이보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호라이, 모이라이, 하스트라이아, 아홉 무사이, 가리테스, 페르세포네 따위 낮익은 얼굴들도 보인다.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낳은 헤베는 손님들에게 넥타르 잔을 돌리는 일을 맡느라 긴 행렬에서 빠졌다.
이날 신중의 신이자 왕 중의 왕 제우스신이 열 번 째 신부로 맞이한 여신은 알크메네이다.
신부가 걸친 혼례복은 주렁주렁 박힌 각종 보석들로 눈이 부셨다.
제우스 대전에 참석한 여신들이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고운 혼례복은 아테나가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손수 지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세 자매 여신 아글라이아, 에우프로시네, 탈리아가 한 달 동안 베틀 앞에 앉아 짠 천이다.
제우스신과 그의 아홉 부인 그리고 아홉 부인들이 줄줄이 낳은 자손들이 연회장에 입장하고 자리에 앉자 음악의 신 아폴론이 수금을 뜯었다. 이 수금 소리에 맞춰 무사이 여신들이 노래를 불렀다.
제우스와 알크메네의 결혼식은 간단한 혼인 서약을 하는 정도로 마치고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연회장 여기 저기에선 넥타르 잔 돌리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벌써 흥건하게 취한 신들도 있었다.
신랑 제우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아들로 열 명의 부인 이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첩을 거느린 천상의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하다.
제우스는 벼락을 무기로 삼고 아이기스라고 불리는 방패를 지니고 다니며 독수리를 총애하여 때때로 벼락을 독수리에게 맡기기도 한다.
우주에서 화성을 거쳐 약 4억 5천만 ㎞ 근처에 꽉 차있는 소행성궤도를 지나면 올림포스 신 중의 신 제우스가 통치하는 목성을 만날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으뜸가는 행성이다. 목성은 지름이 14만 3천 2백 ㎞로 지구의 약 11배나 된다.
양적으로 따지면 태양을 제외한 태양계 전체 질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천상의 바람둥이 제우스가 지배한 목성은 20여 개의 달을 거느려 작은 태양계를 이룬다. 그래서 목성의 하늘은 수많은 달들로 휘황찬란하게 수를 놓곤 한다.
크고 작은 달들이 한쪽에선 뜨고 다른 한쪽에선 지는 일이 예사이다. 달마다 걸어가는 속도가 달라 목성의 하늘은 요지경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 천천히 움직이는 것 따위가 다양한 걸음걸이를 뽐내고 있다.
목성은 태양에서 평균 약 7억 7천 8백 30만 ㎞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인 약 1억 5천만 ㎞와 비교해 5배 가량 먼 거리이다.
목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양은 지구의 약 27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목성의 부피가 워낙 커 밤하늘의 별 가운데 밝은 모습으로 비친 것이다. 목성이 가장 밝을 때 마이너스 2.5등급을 기록한다.
지구촌에서 바라볼 때 목성은 대개 저녁 내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목성의 밝기 또한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방향에 따라 별로 차이가 없다.
목성은 적도 부근을 장식하고 있는 적갈색 줄무늬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행성으로 일부에선 ‘차가운 태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미모에 반한 사람들은 이러한 목성을 아예 ‘하늘의 얼룩말’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이 줄무늬는 소형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명암이 뚜렷하고 모양과 개수가 자주 바뀌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목성의 중력은 지구와 비교해 3배 이상 무거워 45㎏의 팔등신 미인도 목성에 가면 135㎏의 뚱보로 둔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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