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아무리 귀밝은 크로노스지만 저희들의 난장소리에 아기의 울음소리를 엿듣진 못할 것입니다.” 가장 힘이 센 산신이 대답하였다.
산에서 무럭무럭 자란 제우스는 청년이 되었다. 자신의 내력을 알게 된 그는 테미스 여신을 찾아갔다.
“아버지가 삼킨 제 형들과 누나들을 되살려낼 방도는 없을까요?”
테미스 여신은 제우스에게 형들과 누나들을 되찾을 방법을 일러주었다. 제우스는 곧바로 산을 내려와 어머니 레아를 찾아가 크로노스의 시중꾼으로 써 달라고 간청했다. 레아는 제우스의 정체를 알아보았으나 크로노스가 삼키려들까 봐 모르는 체 했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신찬인 암브로시아와 신들이 마시는 술 넥타르를 시중드는 일을 자청하였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음식을 올릴 때마다 구토제를 넣었다. 처음에는 끄덕도 하지 않던 크로노스도 신찬과 넥타르를 먹을 때마다 약을 먹이자 삼킨 것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저승의 신’ 하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부엌의 여신’ 헤스티아,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헤라를 토해내고 마지막으로 바윗덩어리를 토해 내었다. 그리고 크로노스는 제우스의 정체를 끝내 알게 되었다.
“내가 어리석었구나. ‘대지의 속살’이 바윗덩어리란 사실을 알지 못했구나. 삼킨 것을 다 해 토해 냈으니 나는 이제 시간의 신이 아니다. 네 마음대로 처분하여도 좋다.”
제우스를 비롯해 하데스, 포세이돈은 며칠 동안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아버지 크로노스를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
세 아들에게 추방당한 크로노스는 인간세계로 내려와 이탈리아로 발길을 돌렸다. 천국에서 벌인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선정을 베풀 것을 속으로 약속했다.
크로노스가 통치한 토성은 망원경이 발달되기 전까지만해도 태양계의 마지막 종착역이었다.
토성은 우아한 고리를 지니고 있으며 태양계 가운데 유일하게 대기를 가진 달을 거느리고 있다. 토성은 초속 9.7㎞ 속도로 느릿느릿 우주를 활보해 태양계를 일주하는 데 지구시간으로 29.6년 걸린다.
그러나 자전속도는 엄청나게 빨라 낮과 밤의 총 길이가 10시간 40분에 불과하다. 그래서 토성의 하루는 지구의 한나절밖에 되지 않아 먼 미래에 토성 관광이 가능하다면 토성 전용 시계를 따로 준비하여야 할 것 같다.
토성의 질량은 지구의 약 100배이며 지름은 12만㎞가량으로 목성 다음으로 태양계에서 큰 행성이다.
토성의 대기는 목성과 마찬가지로 수소와 헬륨이 주류를 이루고 약간의 메탄과 암모니아가 첨가돼 있다. 토성의 대기 속에서는 태양과 비슷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토성의 표면 온도는 섭씨 영하 150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기층 꼭대기는 영하 180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구의 남ㆍ북극의 혹한 정도는 동토의 토성에서는 코웃음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토성의 온도가 낮은 이유는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토성은 태양으로부터 평균 14억 2천 7백만 ㎞ 지점에 있다. 목성보다 두 배 가량 먼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이 추위 때문에 토성에서는 암모니아는 물론 메탄 등이 고체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토성 상공 1000㎞ 아래는 수증기와 암모니아 구름이 공존하고 있으며 하늘에서는 시속 1770㎞ 짜리 강풍이 사납게 휘몰아치고 있다.
시간을 관장하며 자식을 낳는 대로 삼키는 식인종의 행패를 부리다 올림포스 신전에서 추방당하여 이탈리아로 망명한 크로노스가 지배하는 토성은 태양계 가족 가운데 비교적 멀리 있는데도 밝은 빛으로 빛난다. 수성보다도 더 밝은 빛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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