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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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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49>

음양오행과 언어(言語)의 관계

훈민정음을 창제할 당시, 깊이 관여했던 정인지(鄭麟趾)는 ‘사방의 풍토가 나누어져 있으므로, 말소리의 기운도 이에 따라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실로 탁월한 생각이라고 느낀다. 오늘은 음양오행과 언어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풍토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현상은 언어가 변화 발전하는 근본 원리 중에 하나인 바, 오히려 오늘날의 언어학자들은 이 점에 대한 깊은 통찰이 부족한 감이 있다.

필자는 중국을 비교적 자주 놀러가는 편인데, 재미난 일화가 기억난다.

1994년의 일이다. 너희 나라 대통령이 누구냐고 중국인 친구가 물어보기에,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찐용산’이라고 되뇌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김영삼’이라고 정정해 주었지만 그는 여전히 ‘찐용산’이라고 발음하는 바람에 그만 머리를 끄덕이고 말았다.

중국인들은 ‘ㄱ’ 발음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전 세계에서 우리가 쓰는 ‘ㄱ’ 소리를 제대로 내는 나라는 없다. 일본인들이 가장 유사한 소리를 낼 뿐이다.

이 소리는 어금니 소리로서 오행상 목(木)에 해당되기에 우리나 일본과 같이 목의 방위에 속하는 지역의 사람들은 자유롭게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중국만 해도 토(土) 방위라 잘 내지를 못하는 바람에 ‘김’이 잇소리, 즉 치음(齒音)이자 금(金)의 소리에 해당되는 ‘찐’으로 변하는 것이다.

순수한 목의 소리인 무성파열음 ‘기역’은 그런 연유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이다. 영어의 k 발음은 우리 소리의 ‘키읔’으로서 ‘기역’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음양오행을 오랜 시간 연구하다 보니 목소리와 발음만으로도 그 사람의 사주를 상당히 정확하게 짐작해낼 수 있다. 이는 어떤 사람이 가령 ‘기역’소리를 ‘쌍기역’ 소리로 내는 경향이 있으면 이는 동양 음운학에서 전청(全淸)의 소리를 전탁(全濁)으로 내는 것이니 그 사람은 사주에 토(土)의 기운이 강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전청(全淸)의 소리는 사주에서 수기(水氣)가 약한 자는 잘 낼 수 없는 소리이다. 그렇기에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기역’ 소리를 잘 내지 못하면 수기가 약한 사람이 된다. 동시에 평상시 기역 발음을 잘 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별안간 소리가 변한다 싶으면 그 사람은 체내에서 수기에 해당되는 신장(腎臟)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프랑스 인들은 ‘키읔’ 소리보다는 ‘쌍기역’ 소리를 잘 내는데 이는 프랑스란 나라 자체가 금(金)에 속하면서도 토의 기운이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영국이나 독일은 북방이라 수기가 강한 바람에 ‘키읔’ 소리를 잘 내며, 그중에서도 영국은 섬나라이어서 물의 방위라 더 잘 내는 편이다.

그러면 다시 풍토의 차이, 즉 음양오행의 차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현상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자.

모음에서 ‘우’는 수기(水氣)를 담고 있는 소리인 반면 ‘오’는 화기(火氣)를 담고 있다.

이는 풍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지금 우- 하는 소리를 내어보라. 울리는 지점이 목구멍 깊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 하는 소리를 하면 울리는 곳이 목구멍의 앞쪽, 그러니까 입술 쪽에 가깝다.

그런데 한습한 북방에 사는 사람들은 좀처럼 오- 하는 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추운 지방에서 오- 하는 소리는 발음할 당시에 체내의 에너지 손실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우-하는 발음으로 대체하게 된다. 그래서 ‘우’는 북방 수기(水氣)를 대변하는 소리가 되며, 반면에 ‘오’는 기운이 온화한 남방, 즉 화기(火氣)를 대변하는 소리인 것이다.

영어로 학교를 school, 스쿨이라 한다. 원래 이 단어의 어원인 라틴어는 schola, 스콜라이다. 기후가 따뜻한 이탈리아 반도에서는 ‘스콜라’라고 발음하는 것이 영국에 가면 ‘스쿨’이라고 ‘오’가 ‘우’로 바뀌는 이유는 바로 앞서 정인지가 말한 바, 즉 풍토에 따라 소리가 달리 나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경우, 모음에 따른 차이가 대단히 크다. ‘오늘’을 ‘우늘’이라 하면 완전 다른 말이 되지만, 서양 말이나 중국어의 경우 모음이 달라도 의미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을 중국어로 ‘쭝구어’ 나 ‘쫑고어’라고 해도 다 알아듣는다. 단지 베이징이나 북방 사람들은 쭝구어라 하는데 이는 지역적으로 추운 북방이기 때문이고, 양자강 남쪽의 사람들은 온화한 지방이라 쫑고어라고 발음하는 것이다. 이 또한 지역의 기후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현상이다.

영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영어의 ‘o’ 소리는 오- 로 나기도 하고 아- 로 나기도 하며 때로는 오우- 로 나기도 한다. 오우- 의 경우 남방과 북방의 소리가 절충되어 나는 것이다. 아무튼 이 또한 기후와 풍토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이다.

재미난 것은 흔히 코미디에서 콧소리를 섞어 말하면 외국어, 특히 서양말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것인데, 이 역시 엄연한 이유가 있다. 우리말의 경우, 콧소리, 즉 비음(鼻音)을 많이 쓰지 않는 데 반해 서양에서 비음을 많이 섞는 이유는 그 지방이 기본적으로 우리에 비해 한습하기 때문이다.

한습한 기후에서 소리를 입으로 내면 찬 공기가 바로 구강으로 들어가서 폐렴에 걸리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비강은 찬 공기의 유입을 비강 구조 자체가 차단해준다. 비강은 수많은 털들로 가득하며 거기에 모세혈관이 밀집되어 있어 차가운 공기가 들어올 경우, 일단 비강에서 즉각적으로 데워준 후에 폐로 보낸다.

물론 소리를 내는 것은 대부분 공기가 허파에서 체외로 발출되면서 나는 것이지만, 사람은 소리를 낸 직후 바로 숨을 들이쉬는 까닭에 한습한 지역에 사는 서양인들의 말소리에는 타 지역에 비해 콧소리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한습하다는 것은 오행 상 금(金)과 수(水)에 해당된다.

미국의 남부 지방 방언은 little 발음을 할 때, /리틀/이라 하지 않고 /리를/이라고 한다. 이는 영어의 t 소리가 트- 로 나지 않고 르- 로 나는 것인데, 원래 리을 소리는 음성학에서 흐르는 소리, 즉 류음(流音)이라고 하는바, 오행상 불을 상징하는 소리이다.

남부 지방은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더운 지역이었기에 체질적으로 체내의 열기를 최대한 배출해내기 위해 /리틀/을 /리를/이라 발음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이를 두고 혀 굴리는 소리 또는 버터 바른 소리라고 우스개 말을 하기도 한다.

다시 우리말로 돌아가 보자.

전라도 사람들은 대부분 /의/ 발음을 잘 내지 못하고 /으/나 /어/로 발음을 한다. 이 바람에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리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원래 우리말에는 복모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에/와 /예/를 구분하지 않고 발음하는 것도 같은 원인이다. /예/를 발음하려면 빠른 시간에 이에- 라고 소리를 내어야 하는데 이는 모음이 무척이나 많이 들어가는 소리라 불편한 것이다.

우리말에 복모음이 생긴 것은 한자의 도입과 궤를 같이 하기에 무척이나 오래 전 일이지만, 어쨌든 원 우리말에는 복모음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은 한자가 들어오면서 어휘가 풍부해지기 시작했는데, 많은 어휘를 구사한다는 것은 주로 신분이 높은 식자층의 일이었기에 유한계급에서는 복모음의 발음이 중요했지만, 일반 기층 서민의 경우 복모음에 대한 필요성이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전 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 1,000 개 정도의 어휘만 알면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우리 역시 과거 농촌 사회에서 사용하던 어휘 역시 그 정도면 충분했었을 터라, 복모음에 대한 훈련이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풍토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현상은 일찍이 정인지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은 현대 언어학에서 그다지 강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현대음성학과 음양오행을 결합하면 대단히 강력한 연구 도구가 될 수 있다.

필자 생각에 언젠가 비서구권에서 유래한 음양오행의 원리가 널리 수용되면 인류의 언어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비밀들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으로 믿고 있다. 오늘은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두서없이 글을 써보았다.

마지막으로 최근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감축) 소식이 있었다. 해서 혹시 필자의 이전 글을 기억하시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작년 3월의 제 91회 칼럼, ‘이라크 전쟁, 세계 질서의 붕괴와 그 이후의 세계’ 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와 미국간의 동맹 조약은 1953년 10월 1일에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1953년은 계사(癸巳)년이니 그것과 충이 되는 2007년 정해(丁亥)년에 가서 사실상 한미동맹은 흐지부지해질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1950년, 경인(庚寅)년 한국 전쟁 당시에 미군이 들어왔으니 그것과 충이 되는 내년 갑신(甲申)년에 가서 이혼은 아니더라도 별거 상태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내년 양력 6월 경오(庚午)월에 가서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이 철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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