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가 오는 2월에 있을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이 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물론 심사위원이 된 것이야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것 때문에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작 말이 많은 이유는 심사위원이 됐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졌다는 것 때문이다. 이영애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에서는 영화제측에서 공식 통보를 하기 전까지 '함구'하라고 했는데 국내 언론에서 이를 미리 보도해 버려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으로 웃긴 일은, 어느 언론사든 베를린영화제 측으로부터 보도 제한요청, 그러니까 엠바고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영애가 심사위원이 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하든지 말든지는 영화제 측과 이영애 측 매니지먼트사가 약속한 것이다. 양측간의 '관행적 계약' 사항을 두고 언론사의 보도행위를 국제적 망신 운운하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베를린영화제의 심사위원이 되는 것은 국내 영화계의 위상을 한껏 올리는 일이다. 축하하고 경하하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베를린영화제의 눈치만 보려고 하는 것 역시 문화적 사대주의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 언론이 무슨 동네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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