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사 LJ필름(대표 이승재)이 코스닥 상장기업인 ㈜이노츠(대표 백종진)에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충무로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노츠는 LJ필름 지분 92%를 181억 원에 인수하는 한편, 이승재 LJ필름 대표이사 등 LJ필름 주주 등을 대상으로 211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M&A를 통해 영화제작과 투자배급, 멀티플렉스 극장사업을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출범을 알린 상태.
국내 영화계의 메이저로 불리는 CJ와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 및 극장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 이노츠-LJ필름은 자체 제작을 겸하는 투자배급사를 꿈꾸고 있는 것. 그러나 현재 영화 컨텐츠가 안정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머니게임을 위한 단순한 그림그리기일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LJ필름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노츠는 테크노마트,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등을 운영하고 있는 프라임그룹 계열사. LJ필름은 2000년 〈수취인불명〉을 시작으로 〈나쁜남자〉, 〈주홍글씨〉, 〈여자정혜〉 등을 제작해 온 영화사로 이노츠와의 합병 이후 올해 최소 6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고 5편 이상의 작품에 투자를 함으로써, 배급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임 그룹이 서울 신도림에 건설 중인 신도림 제2 테크노마트가 완공되는 2007년 말부터는 25개 규모의 멀티플렉스를 자체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노츠가 계열사로 속해있는 프라임 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영화사업 진출을 공식선언한 셈이어서 영화계뿐 아니라 재계에까지 상당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부동산 개발과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프라임 산업이 모태인 프라임 그룹은 'CGV강변11'과 'CGV명동5'가 세든 건물의 주인이다. 이러한 정황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노츠가 테크노마트 등과 연계한 멀티플렉스 극장사업을 본격화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LJ필름 자회사들, 인수합병 반발하다 결국 인정**
한편 LJ필름의 자회사인 연예기획사 3곳은 이노츠와 LJ의 M&A에 대해 반발하며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진통을 겪다 간신이 수습된 상태여서 이번 인수합병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지난 16일 이노츠와의 인수합병 사실이 보도된 후 17일, LJ필름의 자회사인 ㈜나무액터스와 별모아엔터테인먼트, 블루드래곤 등 3개 연예기획사가 '이노츠 자회사 편입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노츠와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 이들 3개사는 "이노츠로부터 어떠한 통보나 협상을 받은 바 없고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도 없다. LJ측과의 지분약정 또한 지켜지지 않았으며 향후 이노츠와 LJ필름 제작영화의 출연거부 등 모든 대응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프라임 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한글과 컴퓨터의 중재로 인수합병을 인정하게 됐다.
이들의 불만은 이노츠와 LJ의 주식만이 스와핑(맞교환)될 뿐,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LJ는 이들에게 이번 주식 스와핑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일부 배분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LJ필름은 나무액터스 70%, 별모아엔터테인먼트 65%, 블루드래곤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3개 연예기획사에는 김태희, 문근영, 김래원, 문소리, 김주혁, 송강호, 박건형, 류승범 등 톱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한편 이노츠는 정밀계측기 회사였던 터보테크의 분식회계 파동 때, 이 회사의 대표였던 장흥순 회장 돕기의 일환으로 인수한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지분 35.85%를 140억 원에 매각, 엔터테인먼트 사업진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 이 지분은 DVD 유통사인 베어엔터테인먼트(대표 허대영)가 인수했으며 베어엔터테인먼트는 지난 해 설립한 투자전문회사 센츄리온기술투자를 통해 국내 주요 영화에 자금투자를 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의 메인 투자사로 나서기도 했다. 이노츠의 주가는 LJ필름 인수 이후 19일 현재 100.68% 상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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