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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전行…1분20초 유세에 4천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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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전行…1분20초 유세에 4천명 운집

박근혜 "박성효 내가 보증… 당선시켜달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9일 대전을 찾았다. 오전 11시에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퇴원해 오후 2시 30분께 한나라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 도착했으니 병원복을 벗자마자 선거전으로 '직행'한 셈이다.

병상에서 판세를 물은 한 마디에 지지율이 출렁일 만큼 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표심인 만큼, 박 대표의 '대전 직행'에 시민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박근혜 "박성효 내가 보증…당선시켜달라"

오후 2시 50분 대전시 중구 은행동 으능장이 문화거리, 3시로 예정된 박 대표 지원유세를 준비하기 위해 덩그러니 서 있는 박성효 후보 유세차량 곁에는 파란 모자를 쓴 한나라당 운동원과 주변 상인 등 300여 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유세 차량에서는 마이크를 잡은 운동원이 "박 대표가 병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전으로 오고 계신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지만 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드물었다. 한 블록을 지나면 아예 선거운동과는 전혀 관계없는 분위기였다.

대형 제과점 '성심당' 앞에서 만난 한 은행원은 박 대표가 내려온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박근혜 씨는 병원에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유세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한 음식점 주인은 "누가 오든지 말든지"라며 유리문을 닫았다.
▲ ⓒ연합뉴스

3시 8분, 박 대표를 태운 검은 승용차가 운동원들이 만들어놓은 대열 중간으로 들어섰다. "박근혜다"란 외침에 길을 가던 중년 여성들이 대열에 합류했다. 상가에서도 하나둘씩 사람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박 대표가 차에서 내리자 대열이 무너졌다. 아직 얼굴 근육을 움직일 수 없어 표정을 짓지 못하는 박 대표가 다친 볼에 손을 대자 "여위었다", "아플 텐데…"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3시 10분, 박 대표가 연단에 섰다. 연단 앞에서는 취재진과 운동원과 일반 시민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운동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카메라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졌다. 박 대표의 얼굴을 보겠다며 군중 틈에 끼인 사람들은 "박근혜가 보이지 않는다"며 소리를 질렀다.

박 대표는 "여러분의 염려와 걱정 덕분에 오늘 이렇게 병원을 퇴원해서 다시 여러분을 뵙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전 시민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박 대표는 "지금 제 심정은 여러분께 큰 소리로 인사하고 싶고 호소도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점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한나라당의 박성효 후보를 꼭 당선시켜 달라. 내가 여러분께 보증하고 약속드리겠다"고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경찰은 이날 3500명 정도 군중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대표 아프다고 막 찍어줄 순 없어" 비판론도

2분이 채 안되는 짧은 유세를 마치고 박 대표가 연단을 내려가자 시민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 곧바로 전여옥 의원이 마이크를 넘겨받자 일부 시민들은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박 대표 때 마냥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전 의원은 "서울 한 중간에서 야당 대표의 얼굴이 칼에 그인 것은 박근혜의 자취를 없애겠다는 음모가 아니고 무엇이겠냐"며 "다 낫지 않은 몸으로 대전부터 찾은 박 대표를 봐서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무리의 중년 여성들이 곁길에 서서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박 대표의 사진을 비교하고 있었다. "야위어서 더 애처롭다", "육영수 여사를 많이 닮았다"는 등 저마다의 촌평이 쏟아졌다.

"옥천이 고향"이라는 한 여성은 "육 여사를 많이 좋아했고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대해선 "우리 남편이 염홍철 시장을 찍으라고 하던데…"라고 말을 흐렸다. 곁에 서 있던 친구도 "염 시장이 성과가 많은가 보다"며 "우리 아저씨도 대전을 살리려면 염 시장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차를 세워두고 유세를 구경하던 한 택시기사는 대뜸 "염 시장이 국민중심당으로 나왔으면 고민 않고 찍었을 텐데…"라고 했다. 그는 "박 대표가 저렇게 애를 쓰니 한나라당을 찍어볼까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유세' 자체를 두고도 시민들은 다르게 반응했다. 유세장 옆 60대 주차관리원은 "아픈 몸으로 내려올 정도로 대전을 생각해 주니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되면 대전이 발전하겠다"고 손뼉까지 쳤다. 그는 "이번 선거 여섯 번을 투표한다는데 나는 무조건 2번"이라며 손가락을 펴 들었다.

그러나 주차를 하다 대화에 끼어든 40대 남성을 생각이 다른 듯 했다. "누구를 찍을지 몰라 선거 날 아이들과 놀러나 가야겠다"는 이 남성은 "아픈 사람을 보니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사람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을 막 찍어줄 수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한나라 "대전, 이미 뒤집어졌다"

이날 박 대표의 방문으로 선거 중반까지 고전하던 박성효 한나라당 대전시장후보의 캠프에도 활기가 도는 듯 했다. 박 대표 피습사건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고 이날 박 대표의 방문이 그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 캠프 측의 판단이다.

대전시당 관계자는 "지난 주말 여론조사에서 이미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를 8.5% 정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며 "다른 기관 조사에서도 5% 이상 앞선 것으로 파악됐으니 이긴 싸움으로 판단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박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하루에 11%씩 지지율이 오를 정도로 충청도는 박 대표에 대해 짠한 향수를 갖고 있는 곳"이라며 "병상에서도 대전을 챙기는 모습에 부동층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당에서는 박 대표의 피습이 박 후보의 지지율을 5% 이상 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염 후보 측은 "오늘 아침에 올라온 조사 결과만 봐도 우리가 8% 이상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한나라당의 추격세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세를 가를 정도는 아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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