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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노무현 정권 3년반'을 결산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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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노무현 정권 3년반'을 결산하는 날"

[기고] 9.24 평화대행진에 동참해 주십시오

평택범대위가 주최하고 한미FTA저지서울운동본부, 문화연대 등 4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전국행진'이 지난 9월 8일 시작됐다. 16박17일 동안 진행되는 이 전국행진 참가자들은 8일 서울 청와대에서 출발했으며 인천, 광주, 부산, 대구 등 18개 도시를 거쳐 오는 24일 서울에서 열리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전면 재협상을 위한 9.24 평화대행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국행진 참가자들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과 한미 FTA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유연성, 노동의 유연화를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라며 "이에 맞서는 통합적이고 공세적인 저항의 흐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국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문문주 민주노총 서울지부 조직부장과 이호성 평택 범대위 상황실장이 아래와 같은 글과 편지를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편집자>

회상…7월, 8월, 그리고 9월

지난 8월 말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 내외 초청 만찬에서 "(집권한지) 꼭 3년 반이 됐는데 힘들지만 보람 있었다"며 "나머지 기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집권 3년 반 동안 후회되는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후회는 없다, 대통령은 후회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장 공관에서 이런 말을 한 시점은, 지난 7월 포항의 건설노동자 하중근 씨가 집회 도중 경찰이 휘두른 몽둥이와 소화기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였다. 폭력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장례식까지 미룬 채 동료 노동자들이 서울까지 상경해 매일 광화문에서 촛불 추모문화제를 진행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이 마찬가지로 경찰의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때로부터는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리고 9월 초 한미 FTA 3차 협상이 미국 시애틀에서 있었다. 그 전 7월에 서울에서 진행된 2차 협상이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를 불러일으킨 이후 정부가 그야말로 '공권력'을 동원해 그 정당성을 강변해 오던 터였다. 그러나 정부가 협상 내용조차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이고도 졸속적으로 협상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어 13일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을 파괴하는 1단계 주택 강제철거가 단행됐다. 경찰 2만여 명, 철거용역 450명, 대형 포클레인 10대를 동원해 도두리, 대추리 마을의 빈집들을 파괴한 것이다.

이것이 모두 2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난 엄청난 일들이다. 어찌 보면 이 시기에 일어난 일들은 노무현 정권이 집권한 후 3년 반 동안의 정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집권 3년 반…하중근, 평택, 한미 FTA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3년 반을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기준으로 대차대조표로 만들어 본다면 과연 어떤 결과들이 나올까?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기간"이었을지 모르지만 대다수 노동자, 서민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를 뽑아보라면 다음과 같은 몇 개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중근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 평택으로 상징되는 한반도의 위태로운 평화,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한미 FTA.

하중근. 비정규직 850만 시대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하청, 용역, 파견 등의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소외되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이제 대다수 노동자의 보편적인 삶이 되었다. 포항 건설노동자들의 투쟁과 그 속에서의 하중근 열사의 죽음은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더 많은 경쟁과 효율을 위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몇몇 독점재벌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노무현 정권 아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곧 건설노동자 하중근 열사의 삶이었다.

비정규직 850만 시대는 IMF 경제위기 이후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결과다. 우리는 일상화된 구조조정, 사회양극화 등이 가져오는 빈곤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삶을 어떻게 뒤트는지를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데 한국사회의 비극이 있다. 미국과 FTA를 먼저 체결한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미 FTA가 한층 심화된 비정규직 시대를 열 것임을 적나라하게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한미 FTA를 선전하기 위해 신문 광고, TV 광고, 라디오에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 버스 등 공공장소 곳곳에도 광고를 내거는가 하면 수많은 기관들에 홍보책자를 뿌리고 메일까지 보내고 있다. 게다가 한미 FTA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하면 즉각 반박자료를 내는 등 가히 '전방위적'이라 할 수있는 홍보에만 열을 쏟고 있다. 이제는 한미 FTA를 지지하는 댓글을 다는 인터넷 아르바이트생까지 등장했다는 정황도 있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이렇게 큰소리로 홍보하는 노무현 정권이 평택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3일에 있었던 빈집 철거에 대해 정부 관계자나 여당 국회의원 등 누구 하나 관심을 내비치거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물론 평택을 꽁꽁 둘러싼 경찰과 봉쇄정책 덕에 주민들의 목소리도 밖으로 새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강제된 침묵 속에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 미국이 동북아 지역의 주둔 미군을 재편해 이 지역의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려 한다는 경고는 일찌감치 나와 있었다. 미국의 대북전략과 한반도 전쟁위협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이미 1952년에 미군에 의해 터전을 잃어버리고 쫓겨났던 평택 대추리, 도두리 농민들이 다시금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민중의 생존권과 평화가 미국의 군사적 패권 강화를 위해 희생되는 현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러고도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실현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언약이 과연 진실일 수 있을까? 대국민 사기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의 언약은 평택 대추리, 도두리에서 자행되는 '실천'으로 그 허구성을 드러내고 말았다.

각개전투는 이제 그만

노무현 대통령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비정규직 노동자, 평택 농민들, 그리고 한미 FTA로 인해 닥쳐올 삶의 위험을 감지한 이들에게는 말 그대로 목숨을 건 투쟁을 해야 했던 시간이다. 이런 이들은 고만고만한 자본들로부터 초국적 독점자본, 경찰, 군대, 그리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관료들과 보수언론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상대를 대상으로 싸워 왔다.

그리나 같은 기간에 비정규직 노동자는 급속도로 늘어났고, 노동기본권은 다시금 박탈당했으며, 농민들은 땅에서 내쫓겼다. 미국의 군사패권을 위해 민중의 평화가 희생되었으며, 이라크를 침략하는 전쟁에 우리나라 군대가 파견되기도 했다.

이제 시민사회 진영은 이제까지 우리가 각기 대면해 왔던 여러 적들이 과연 서로 다른 자들인가를 진지하게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혹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그 모든 적들의 공통된 본질이라는 사실을 어느새 잊지는 않았는지.

국방부는 평택 미군기지 건설을 위한 대추리, 도두리 퇴거를 올해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 노무현 정부가 내년 2월로 예정된 한미 FTA 협상 시한을 맞추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도 불보듯 뻔하다. 우리 모두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문문주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부장
편지

어느새 평택을 잊으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적지않은 이들이 벌이는, 단지 살기 위한 싸움마저도 그 수많은 포털 뉴스들 가운데 하나로만 여겨지고 잊혀진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입니다.

아니면 가슴 아프지만 국가안보 상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그런 표정을 짓고 있을 당신의 얼굴이 어렴풋이 상상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 그런 당신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반환되는 미군기지들이 환경오염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넘겨지고 있다지요. 그 중 상당수는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정화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분합니다. 언론도 떠들고 국회의원도 나와 졸속적인 반환기지 협상이라며 분개하며 고발하곤 합니다. 그런데 죽은 땅을 보고 화를 낼 수 있는 이들이 왜 생명과 평화의 땅을 죽음의 땅으로 내주는 데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일까요.

평택에 미군기지를 확장 건설하게 되면 지금 나오는 환경오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국방부는 부지조성을 위해 1m 높이로 성토작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곳의 생태계가 통째로 사라지는 겁니다. 이를 위해 산을 몇 개를 들어내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저는 '군사·안보이기에 더욱 내줄 수 없다'고 고집하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순박한 얼굴을 당신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구속되어 있는 주민 대표 김지태 위원장님이 "차라리 신도시 건설이나 공장, 도로 건설이면 애시당초 이렇게 싸우지 않고 일찍 이사했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정규교육도 제대로 못받은 이들이 국회의원도 모르는 사실을 어떻게 이리도 잘 알고 있는지를. 그들의 삶이 이야기해주는 겁니다. 이미 몸으로 아는 것이지요. 그들은 지난 1943년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집과 농지를 빼앗겼고, 해방 이후 미군에 의해 또다시 강제이주를 당했습니다. 그들의 땅도 그때마다 신음했고, 그들은 그것을 마음아프게 지켜 보아왔습니다. 쫓겨날 때마다 어디에 한번 하소연할 곳 없다는 것도 매번 반복되었지요.

이들에게 시대는 과연 변화했을까요? 어머니와 자식을 돈 받고 팔으라고 강요하는 그 '시대'는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꼭 같기만 합니다. 한평생 열심히 농부로 살아온 순박한 주민들에게 평택평야가 바로 자신의 어머니이고 자식인데도 여전히 돈 몇 푼 받고 팔으라고 합니다.

또 다른 나라의 군대를 위해 주민들을 내모는 그 '시대'도 마찬가지로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1만2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미8군 사령부가 해체되어 사실상 주민들의 땅을 강제로 빼앗지 않고도 문제를 풀어갈 수 있건만 그 '시대'는 여전히 한미 간의 약속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사실 대추리에서는 단 하나만이 바뀌었습니다. 이곳 주민들과 함께 부조리에 반대하고 최소한의 주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연대하는 시민들입니다. 지난 60년 간 많은 이들이 피와 눈물을 흘리며 이루어낸 한국사회의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낸 결실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지요.

그것마저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꼭 붙들어 매어 보고자 합니다. 오는 9월 24일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4차 평화대행진을 서울에서 진행합니다. 이날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동시에 4차 평화대행진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날 모두 모여서 '주민에게 인권을, 한반도에 평화를' 염원하고, 이어 전면 재협상 국면을 열어갈 것입니다. 희망을 품고 찾아와 주세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호성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상황실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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