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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매카시즘' 추동하는 보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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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매카시즘' 추동하는 보수언론

[기고] 보수언론, 3번째 '부끄러운 과거'를 원하는가

MBC피디수첩, 전교조 시국선언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검찰과 한나라당, 친정부 보수언론이 벌이고 있는 사법부 공격 켐페인을 보면서 내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 우리가 30년의 투쟁을 통해 구축한 민주주주의 가치를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공략하는 이러한 폭거는 냉전시대의 유물로 이미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진 매카시즘의 아바타가 다시 돌아왔다고 보지 않는 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누구보다 앞장 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언론자유를 옹호해야 할 언론이 권력 감시의 사명을 수행하다 권력의 부당한 공격 대상이 된, 같은 언론을 성원하기는커녕 권력 편에서 함께 이들을 단죄하는 태도를 보면서 더욱 매카시즘의 아바타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언론을 과연 우리가 언론학에서 배운 언론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1940, 50년대에 공산주의자 색출을 명분으로 미국 사회를 공포 분위기로 내 몰았던 매카시즘이 발호할 때 "시민 케인"으로 악명 높은 신문왕 허스트 소유의 보수 신문들과 스크립스 체인 신문들이 그랬다. 허스트는 신문은 자사 기자나 간부들을 대학생으로 위장시켜 자유주의 성향의 교수들 강의를 듣게 하고 교수의 행동을 감시, 꼬투리를 잡아 보도하는 수법으로 신문이 앞장 서 마녀사냥하는 일까지 주저하지 않았다. 언론인 에드워드 올우드가 저서 "암울했던 편집국"에서 고발하고 있는 내용이다.

허스트계 신문은 매카시 상원의원의 광적인 반공행태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해서 매카시즘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데도 앞장섰다. 매카시즘은 대법원까지 겁먹고 움츠리게 했다. 친공 활동 혐의로 하원 반미행동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된 할리우드작가협회가 결사와 표현의 자유를 불가침의 가치로 인정한 수정헌법 제1조를 인용하여 반미행동위원회의 신문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당시 대법원은 작가협회의 주장을 끝내 인정해 주지 않았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보수 신문이 조성한 공포 분위기의 결과였다.

물론 같은 언론계 동업자라고 무조건 편들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MBC피디수첩 사건은 "고의의 악의가" 입증되지 않는 한 국가 권력이 처벌할 수 있는 성격의 사건이 아니었다. 처음 이 사건을 맡은 검사가 기소 불가능의 의견을 밝히고 자기 판단이 받아들이지 않자 사표를 제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아닌가?

적어도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검찰의 기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법조계 다수의 해석이었다. 그러므로 무죄 판결은 당연한 것이었다. 기소가 잘못된 것이었다. 아마 국제기자협회나 법률가협회에 문의해도 같은 의견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우리 검사들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런데도 조중동은 피디수첩에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검찰 편을 들어 판결을 내린 법관을 비판했다. 보수의 대변지 역할을 했다. 그리고 사건의 핵심과는 무관한, 법관이 소속한 "우리법 연구회"의 "좌파"성향을 들어 판결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매카시즘적인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

결사와 표현의 자유는 민주국가가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다. 법관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오래 전부터 좌우 법관조직, 변호사 조직들이 결성돼 현안 법조문제들을 활발하게 토의하고 있다. 논쟁도 벌인다. 그러나 소속 조직 때문에 판결이 문제가 있다는 색깔논쟁은 들어 본 적이 없다. 한국 보수 언론이 "우리법 연구회"에 대해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사법부를 위협해서 매카시즘 시대의 미국 대법원과 같은 사법부를 만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십여 년 이래 한국의 보수언론은 언론의 본분을 벗어나 대기업이나 정치세력의 전위대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언론이 권력의 입노릇을 하던 프라브다나 이즈베스챠는 소련 시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재벌소속 언론이 자본의 전위 역할을 하고 있다 해서 "상업주의 프라브다"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한국의 보수 언론도 지금 같은 탈선을 계속하면 "보수 프라브다"라는 오명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한국의 주류언론은 명예로운 역사를 자랑하지만 부끄러운 과거사의 전과를 갖고 있다. 일제시대의 친일행각, 군사정권 시절 독재정권과의 유착은 부인할 수 없는 과거사의 기록이다. 과거 두 차례의 과거사는 궁색하지만 강제에 의해 부득이 했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다. 그러나 MB정권 아래서의 정언유착에는 상업주의를 제외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훗날, 그것도 그렇게 멀지 않은 훗날 받게 될 "과거사의 심판"을 미리 내다 보는 지혜를 갖기 바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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