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김한길 대세론'은 사실로 확인됐다. 민주당 5.4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세력이 입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당의 주도세력이 교체됐다.
이날 당선된 김한길 당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된다. 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은 중립 성향, 신경민 최고위원은 범주류에 속한다.
당대표로는 범주류 이용섭 후보가, 최고위원으로는 유일한 '친노(친노무현계)' 윤호중 후보가 탈락하면서, 범주류가 퇴조하는 양상을 띠게 됐다. 특히 지난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줄곧 당권을 주도했던 친노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 ▲ 민주당 5.4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김한길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
'몰락한 가문' 친노, 이제 어디로…
친노 진영은 당 출범 이후 한명숙-이해찬 대표를 연이어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당의 대주주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작년 총·대선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된 이후 이날 전대에서 지도부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며 소그룹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당 대표 예비경선 당시 신계륜 후보의 탈락이 친노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많다.
신 후보는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친노계의 지원에 힘입어 출마했으나 '컷오프 탈락'이라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최고위원 7명 후보 가운데 유일한 '친노'였던 윤호중 후보는 최하위에 그쳤다.
김한길, 조경태 등 비주류 후보의 선전과 윤호중 후보의 부진은 대선 패배 후 당내에 확산된 '친노 책임론'과 '세대교체론'이 당원들로부터 상당 정도 호응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친노 성향의 한 당직자는 "친노·주류 진영의 패배는 사실 예상했던 결과"라며 "다만 친노가 윤호중 후보 단 한 명 뿐이었는데도 생각보다도 더 표가 나오지 않아 상심이 크다. 수세에 몰린 상태"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김한길 당 대표와 네명의 최고위원 당선자 간 조합에 대해선 "원활할 것", "나쁘지 않다"는 해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들 면면이 기본적으로는 혁신 스탠스(자세)를 취하되, 안정 지향성이 짙다"며 "(김 신임 대표와) 큰 충돌 없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선자 모두 급진적이지 않고, 실용성을 강조하는 분들"이라며 "원내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 나머지 인선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 ▲ 민주당 5.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의 모습. 왼쪽부터 양승조·조경태 최고위원, 김한길 당 대표, 우원식·신경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
호남·여성 주자 전멸… 원내대표, 지명직 최고위원에 관심
이용섭 당 대표 후보, 유성엽 최고위원 후보가 탈락하면서 호남 출신 의원이 선출되지 않은 점은 이번 전대의 큰 특징이다.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빠진 것은 민주당 역사상 처음이다.
김한길 대표는 수도권 출신이며, 신경민 최고위원은 서울, 조경태 최고위원은 부산, 양승조 최고위원은 충청, 우원식 최고위원은 서울 출신으로, 모두 비호남이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지도부가 한명도 선출되지 않음에 따라,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출신 의원이 안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곧이어 열릴 원내대표 선거에서 호남 후보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여성이 지도부에서 빠진 점도 특징이다. 과거 전대에서는 한명숙, 추미애 의원 등이 당대표, 최고위원 등으로 당선된 사례가 있다. 이번 전대에선 장하나 의원이 유일하게 최고위원에 입후보했으나 컷오프 탈락으로 여성 지도부 입성이 무산됐다.
이로써 1년 6개월 만에 부활한 '민주당'의 새 지도부는 친노, 호남, 여성이 없는 '3無' 지도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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