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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웬 유기농 먹을거리…이런 곳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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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웬 유기농 먹을거리…이런 곳 어때요?

[협동조합의 도시, 볼로냐를 찾아서·끝]

책을 사고 전통 유기 농업 먹을거리를 고르며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곳이 한 곳에?

이렇게 한 장소에 다양한 매장이 운영되는 것이 그리 신기하거나 특이한 일은 아니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 매장이 모두 복합 매장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 협동조합이 책이라는 주제로 서점을 내고, 전통 유기농 식재료를 취급하는 기업이 함께 매장을 운영하는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볼로냐 시내 마조르 광장 근처에 자리 잡은 암바시아토리(Ambasciatori)다. 코프 아드리아티카(Coop Adriatica)에 속한 도서 협동조합인 리브레리에 코프(Librerie Coop)와 슬로푸드를 표방하며 전통 방식의 제법으로 만든 친환경 식재료를 취급하는 이탈리(EATALY)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1층에서 2층까지는 '리브레리에 코프'가 운영하는 서점, 2층 한편과 3층에 '이탈리'의 친환경 유기 농산물과 전통 제법 식품을 판매하는 곳과 음식과 맥주 와인을 먹고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오스테리아(Osteria)라는 이름의 카페는 아침에는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고, 오후에는 맥주와 와인, 전통 이탈리안 음식을 내놓는다.

ⓒ한살림

서점은 꽤 큰 규모로 운영된다. 전문 서적에서부터 실용 서적까지, 어린이 도서에서 체험용 놀이 용구까지 모든 연령층에 다가가는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2층 절반까지 꽉 들어찬 책들만큼 다양한 연령층이 책을 고르고 읽고 있었다. 코프 아드리아티카의 조합원은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 매장은 특정 혜택이 없다.

이탈리(EATALY) 매장은 협동조합이 아니다. 단, 슬로푸드를 실천하는 마음으로 이탈리아 전통 음식을 개발하고 전통 제법으로 조리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구할 수 없는 귀한 식재료를 구비하고 있고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가 주류를 이룬다.

2007년 1월 토리노를 시작으로 밀라노·볼로냐·일본에까지 진출한 이탈리는 각 도시에 하나의 매장을 운영하며, 볼로냐에서는 이곳 암바시아토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탈리 대표 오스카 파리네티(Oscar Farinetti)는 맛있고 질 좋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을 원했고, 패스트푸드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탈리아 치즈, 와인, 올리브오일, 햄, 소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다. 창업자의 취지는 이탈리 매장에 진열된 물품에서 잘 나타난다.

국수 형태의 일반적인 파스타, 관모양의 마카로니, 리본모양의 라자냐, 작은 꼬임이 있는 리촐리네 등 다양한 형태의 파스타는 물론, 토마토·크림·해산물로 맛을 낸 소스. 일반적으로 구할 수 없는 이색 잼이나 다양한 꿀. 이탈리아 산 미네랄워터, 과일주스, 맥주, 탄산음료가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외에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이탈리아산 밀가루, 고기, 햄·소시지, 200여 가지의 치즈, 채소, 과일, 와인, 맥주 등 이탈리아 전역에서 전통 방식대로 생산되는 전통 음식재료들이 종류별로 다양하다.

ⓒ한살림

도시에서 구하기 힘든 지역 특산물과 친환경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으며, 조합원 할인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곳. 가까운 사람들과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색다른 문화공간인 암바시아토리.

다양한 욕구를 가진 조합원들이 북적거리는 이곳에서 우리는 행복한 상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친환경 먹을거리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과 어린이 놀이마당, 서점과 카페, 갤러리…생활의 편의와 문화적 욕구를 복합 공간을 통해 담아낼 가능성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한살림과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진행한 '협동조합의 도시, 볼로냐를 찾아서'는 이번 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이 연재는 보완을 거쳐서 최근에 <협동조합 도시 볼로냐를 가다>(김태열·김현경·우미숙·전홍규 지음, 그물코 펴냄)로 나왔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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