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토요일 서교동 프레시안 사무실에서 강양구 기자, 독자 고민균, 노정태, 변정수, 한경희(가나다 순)가 모여 '프레시안 books'의 방향성을 놓고 좌담회를 열었다. 애초 예정되었던 시간을 훌쩍 넘겨 긴 토론은 2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이제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은 앞으로 1년 프레시안 books가 어떻게 바뀔지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비밀은 아니니 많이 소문내 주시길. <편집자>
전문 서평 웹진을 위한 도네이션 모델, 가능할까?
프레시안 : 프레시안 books(이하 'books')는 2010년 7월 31일 창간호를 발행했습니다. 올해 7월 31일이 2주년이고요, 거의 비슷한 시기인 7월 20일에 100호를 발행하게 됩니다. 매주 발행하는 서평 전문 매체가 없는 상황에서 books가 2년을 꽉 채우며 100호까지 냈다는 게 나름 자축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년 동안 좋은 소리 싫은 소리를 안팎으로 들었는데, 정작 books 독자들에게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만든 적이 없었어요. 이번 기회에 books에 애정을 갖고 있는 분들과 함께 books가 잘했던 점과 못했던 점, 더 나아가 한국에서 바람직한 서평 웹진이 자리 잡으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고민균 : 안녕하세요. 독자 고민균입니다. 저부터 얘기를 할게요. books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년 전 프레시안 서평 학교에서 이권우 선생님 수업을 듣고서예요. 그 뒤로 books를 꾸준히 읽었습니다.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2년 동안 레이아웃이 변하질 않았습니다. 보기 편하기 때문에 그 형식을 유지하는 건지, 레이아웃을 바꿀 돈이 없어서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프레시안 : 둘 다입니다. (웃음)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이 지금의 레이아웃을 만들었고, 독자들의 호오가 갈리긴 하지만 일단 국내 인터넷 매체에서는 보기 어려운 시원한 레이아웃이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서평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books에 들어오자마자 이번 주에 다루는 책과 이슈가 무엇인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니 임팩트도 있고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PC 화면을 그대로 스마트폰에서 봐도 그럴 듯해요. (웃음) 물론 지적했던 자금 문제도 있습니다. 사실 books가 지난 2년 동안 근근이 유지하고 있거든요. 저희가 고민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아무리 좋은 레이아웃이라도 2년 내내 유지했다면 한번쯤 변화가 필요하죠. 내년 초 정도를 기점으로 바꿔볼 생각입니다.
변정수 : books가 유지는 됩니까?
▲ 독자 고민균. ⓒ프레시안(최형락) |
그러니 books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유지될 수 있지요. 물론 이렇게 적은 비용에는 books를 만드는 기자와 디자인을 담당하는 손문상 화백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그리고 터무니없는 원고료에도 귀한 서평을 써주는 필자의 희생이 전제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자리를 빌려서 필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열악하지만 이정도의 물적 토대라도 가능한 것은, 툭 터놓고 말하자면, 정말 고마운 몇몇 출판사 덕분입니다. 출판사의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매월 몇 백만 원씩 사실상 후원의 의미가 짙은 광고를 해주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런 광고가 books를 유지하는 물적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두 가지만 강조하겠습니다. 첫째, 한국의 출판 시장에서는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출판사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 출판사 상당수는 books에 요구하는 건 많은데 정작 books의 운영에는 관심이 없어요. 종이 신문에 의례적으로 광고하는 비용의 10분의 1만 books에 신경을 쓰더라도 좀 더 여유롭게 좋은 지면을 만들 수 있을 텐데요.
두 번째, 거꾸로 books가 출판사의 광고에 의해서 유지된다는 사실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아무리 출판 산업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하려고 해도 출판사에 목줄이 잡혀 있는데 어떻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겠어요. (웃음) 예를 들어서, 출판사가 이벤트 제안을 하면 '쿨하게' 신경 안 쓸 수 없거든요.
한경희 : 한경희입니다. 안동대학교에 재직 중입니다. 출판 쪽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books에 글을 쓴 적도 없는, 그저 열심히 매주 읽는 소극적인 독자입니다. 많이 듣고 배우려고 이 자리에 왔어요. (웃음) 방금 강 기자의 얘기를 듣고 보니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한국에 출판사가 많잖아요. 차라리 출판사와 books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세미나를 열어서 관계를 공식화하는 게 어때요? books에서 그 출판사 쪽 책들을 소개해주는 란을 몇 퍼센트로 고정 배치할지, 또 출판사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얼마나 지불할지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프레시안 : 처음 books를 시작할 때 그런 얘기가 없었던 게 아니에요. 하지만 출판사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많은 출판사는 자기 책을 내는 것조차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출판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출판인과 편집자는 아주 극소수예요. 그분들에게 좋은 서평 잡지는 언감생심이죠.
제가 가끔 기업인이나 혹은 재산깨나 있는 취재원을 만나면 반은 농담조로 제안하는 내용이 있어요. 한국에 눈 먼 돈이 얼마나 많습니까. (웃음) 돈 좀 있는 분들이 월 1000만 원 정도 books에 정기 후원을 해준다면, 지금도 훌륭하지만, 앞으로 더 훌륭한 서평 잡지를 만들 수 있어요. 물론 books 아래에 그런 후원자들 이름도 새겨줄 수 있습니다. (웃음)
이 기사를 보는 분들 중에서, 돈이 넘치는데 어디에 쓸 줄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books를 지원해 주세요. (일동 웃음)
▲ 독자 변정수. ⓒ프레시안(최형락) |
다들 비즈니스 모델만 얘기하는데, 그런 모델로 접근해선 안 되는 공공성이 두드러진 매체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왜 도네이션 모델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만 얘기할까요? 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금 정말로 도네이션 모델과 같은 접근이 필요한데요.
데이터베이스 검색, 시급히 해결해야
고민균 : 죄송한 얘기지만, 사실 일반 독자 입장에서 books가 생존하든 말든 별로 관심 없어요. 제가 레이아웃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내용만큼 그것을 담는 형식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또 다른 얘기를 해볼게요. 예전에 <좌우파 사전>(구갑우 외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을 읽은 다음 books에서 이 책을 어떻게 다뤘을까 궁금해서 검색해봤어요. 그때 나온 기사가 신정근 선생님의 서평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 '빨갱이'와 '꼴통'이 만든 대한민국, 그 속살은?)
프레시안 : <좌우파 사전>의 서평은 애초 김호기 선생님이 쓰셨어요. 그리고 신정근 선생님이 그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으면서 연말에 또 한 번 쓰셨지요. (☞관련 기사 : 이념 전쟁…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고민균 : 전 신정근 선생님 글만 봤어요. books에 실린 서평은 글쓴이의 의견이 강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서 살펴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검색이 안 되면….
프레시안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또 아픈 부분이네요.
books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검색 문제입니다. books 매 호마다 15개 정도의 새로운 서평이 업데이트됩니다. 이제 100호니까 1500개 정도의 콘텐츠가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서평별, 필자별, 도서별 검색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요. 지금으로선 호별로만 검색이 됩니다. 사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이 검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노정태 : 노정태입니다. 얼마 전까지 학교에 있었고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최수태'라는 이름으로 books에 서평을 썼습니다.
검색 얘기가 나왔으니, books의 외부인으로서는 미스터리해 보이는 문제를 하나 더 언급할게요. 분명히 똑같은 기사인데 books에서 클릭해서 보면 독자들의 댓글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검색해서 들어가면 댓글이 보입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지요.
고민균 : 그런 문제는 독자 참여를 차단하는 효과로도 나타납니다. 독자 입장에서 책을 읽고 books 서평과 자신의 견해를 견줘보고, 필요하면 반론을 쓰고 싶어도 현재로서는 쉽지가 않아요. books에서 일부러 독자의 참여를 막아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가 생길 정도에요. (웃음)
노정태 : 글쎄요. 그런 독자가 많을까요?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의 반응이라는 게 뻔해요. 좋아요, 싫어요, 수준에서 못 벗어납니다.
프레시안 : 일단 노정태 선생님이 지적한 문제는 고질적인 시스템 오류입니다. 하루 빨리 시정하도록 조치할게요. 이어서 고민균 선생님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우선 저를 포함한 books 기자들의 게으름 탓이 분명이 큽니다. 능력이 부족한지라 한정된 시간에 books만 만드는 데도 너무 헉헉대는 상황이라, 독자와 커뮤니케이션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시도를 안 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독자 참여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 독자들의 참여가 그리 높지 않아요. 질도 결코 만족스럽지 않고요. 사실 이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입니다. 지금 SNS에 무슨 독창적인 콘텐츠가 있나요? 멘토를 자처하는 셀러브리티(유명인)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만 대단한 금언인양 넘치지요.
한경희 : 차라리 <오마이뉴스> 같은 시스템은 어떨까요? 회원 가입하면 바로 기자가 되잖아요.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 시의성 있는 경우엔 바로 '싣고 싶다'고 전화가 걸려오는데요.
변정수 : 그럴 경우에 문제가 하나 있어요. 거꾸로 서평의 질 관리가 안 된다는 거죠. 얼마 전에 books에 실린 어떤 서평을 읽고, 이 저자의 다른 많은 책을 하나도 안 본 상태에서 이 책만 읽고 이런 글을 썼구나 싶어서, 제가 다 낯이 뜨거웠습니다. 좀 더 많은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books에 실리는 서평의 질 관리를 포기한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그런 <오마이뉴스> 모델에 회의적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 식의 모델은 books의 정체성과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애초 books가 창간할 때 내세웠던 게, 최고의 필자가 좋은 책을 충분히 읽고서 쓰는 서평을 싣겠다는 거였거든요. 거기에는 당연히 좋은 책과 그 책에 맞춤한 좋은 필자가 전제되어 있는 거고요. 물론 지난 100호에 실린 서평이 모두 그런 기준을 만족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리고 지금 books에 독자 투고를 담을 공간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블로그와 연동되어 서평을 쓸 수 있는 북로거스(Bookloggers) 칸이 있습니다. 하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아서 최근에는 아예 없앨까, 논의 중이에요. 더구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는 지적을 감안해 books 서평에 대한 반론 혹은 서평 투고가 왔을 때, 가능하면 싣는 편이에요. 질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노정태 : 개인적으로 반론을 포함한 서평 리뷰에 회의적입니다. 예를 들어, 피터 윈치의 <사회과학의 빈곤>(박동천 옮김, 모티브북 펴냄)을 두고 벌어진 박동천 선생님과 서규환 선생님의 논쟁(?)을 본 적이 있어요.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논의의 중요한 핀트 중 하나는 'constitutional'을 '제헌적'으로 봐야 하나, '구성적'으로 봐야 하나라는 것에 맞춰졌죠.
그분들이야 그 단어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했겠지만, 그런 논의가 books 지면을 오랫동안 점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만약 <교수신문>이라면 말이 되죠. 외국의 학술 개념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에 대한 첨예한 학문적 대립이니까요. 하지만 books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던 콘텐츠였어요.
저는 최대한 양질의 서평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는 게 지금 books의 옳은 방향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평으로서의 형식에 대한 이해와 고민 없이 그냥 책을 소재로 하는 모든 얘기를 books가 수용해야 하는가, 이런 회의가 듭니다. 더구나 한국처럼 논쟁 문화가 척박한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고요.
클릭 수의 진실을 파헤쳐 보자
▲ 독자 한경희.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 : 천차만별이죠. 포털에 제목이 노출되는 서평이 있고, <프레시안> 본지에 노출되는 서평이 있고, books 자체에만 노출되는 서평이 있어요. 편차가 있습니다. 포털로 통해서 들어오는 독자들은 몇 십만에 달할 때도 있습니다. 본지에 따로 노출시키는 건 최소한 몇 만? books에만 노출되는 서평도 몇 천 정도는 됩니다.
고민균 : 독자의 자발성을 의심하시는데, 자발성이 정말로 그렇게 없나요? 요즘처럼 책을 씹기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적이 있었나요?
프레시안 : 글쎄요, 많지 않은 거 같은데요. (웃음) 예전 이야기를 하나 할게요. books를 처음 기획하는 과정에서 국내 초대형 포털 사이트와 제휴를 시도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포털 사이트 관계자 왈, 전문가가 쓴 서평은 싫다는 겁니다. 일반 누리꾼, 그러니까 그 포털 사이트를 들락거리는 수천만 국민이 좋아하는 리뷰는, 자기와 똑같은 장삼이사가 쓰는 좋아요, 싫어요 이런 서평이라는 거예요. 대다수 누리꾼은 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일별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사유의 지평까지 모색하는 서평을 싫어한다는 거예요.
한마디로 books가 지향하는 서평 잡지는 장사가 안 된다는 거지요. 저는 이 포털 사이트 관계자의 얘기에 일말의 진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2년이 된 books의 고민도 계속됩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욕심이 있었어요. 단순히 양질의 서평을 모아서 독자에게 좋은 책을 판단하는 기준을 주는 정도를 넘어서는 매체를 꿈꿨던 겁니다.
책을 매개로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줄 수 있는 매체가 되기를 바랐어요. 또 books가 좀 더 나온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지적 논쟁의 중심이 되기를 바랐죠. 그래서 때로는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논쟁을 붙여보려고 노력했고, 역량이 닿는 한 책과 가장 중요한 이슈를 엮어서 소개해보기도 했고요.
변정수 : 출판 환경 자체가, 책과 독자가 맺고 있는 관계가 지난 몇 년 사이 많이 바뀌었어요. 작년에도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최근 5, 6년간 책이 이슈를 선도한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도가니>(공지영 지음, 창비 펴내)가 많이 팔린 건 영화의 인기 때문이었어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원이의 서재'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분들은 반론할 수 있습니다. 언젠 책이 아젠다를 만든 적이 있었나? 분명 있습니다. <가시고기>(조창인 지음, 밝은세상 펴냄),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 한즈미디어 펴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샤론 레흐트 지음, 형선호 옮김, 황금가지 펴냄)가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은 베스트셀러는 독자적으로 책 자체의 가치를 가졌다기보다 파생 상품에 불과합니다. 많이 팔린다고 소문난 책이 더 많이 팔려요. books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느냐와 무관하게, 책을 매개로 한 사회 전반의 어젠다를 만든다는 게…. 본원 매체(책)가 못하는데 메타 매체(서평)가 하려는 건 너무 큰 욕심일 수 있습니다.
고민균 : 글쎄요. 그런 노력은 충분히 느낍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는 books에서 다루는 책과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수 없는 '갭'을 느껴요. 책의 수준에 대한 차이일까요? 이를테면 books에서는 <나는 꼼수다> 관련 책을 다루지 않았아요. <나는 꼼수다> 관련 책을 읽는 분은 혹시 books에 어떤 이야기가 올라왔는지 찾아보는 분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프레시안 : 대중적인 책을 다루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래도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본격적으로 다룬다거나,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매개로 '주원이의 서재'를 띄운 건 books였는데 말이죠. (웃음)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건 있어요. '우리가 확실하게 걸러줄 수 있는 콘텐츠는 걸러주자', 이런 원칙입니다.
아무리 독자들이 많이 보고, 화제가 되는 책이라도, 도저히 평할 가치가 없는 책은 무시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나는 꼼수다> 관련 책들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웃음)
한경희 : 실제로 books의 서평은 일간지 서평보다 훨씬 전문적입니다. books가 지향하는 서평의 방향성이나 기준은 정확히 어떤 건가요? 지적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독자들을 상정하나요?
프레시안 : 개인적으로 2년간 books를 만들면서 한국 사회가 정말 많이 망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반지성'의 분위기를 부추겨서 한몫 잡으신 분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어요. 사람들이 쉬운 것, 자극적인 것, 듣기 좋은 것에만 열광합니다.
books에 실린 서평 원고의 대다수는 A4 용지로 세 장을 안 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독자는 그 정도 분량의 글도 읽지를 못해요.
한경희 : 종이 신문에 실리는 글에 비하면 몇 배나 많은 분량이긴 하죠.
프레시안 : 그 정도 분량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독자들이 굉장히 협소해진 것 같아요. 대개 200자 원고지 3매(500~600자) 이내로 줄여 달라고 하죠. (웃음)
한경희 : 그렇게 줄이면 내용이 더 어려워질 텐데요. (웃음)
프레시안 : books는 문화 전쟁 중이에요. 그렇게 원고지 3매로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이들에게 '그래선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며 일종의 전쟁을 하는 겁니다. books가 상정하는 독자는 고급 독자가 아닙니다. A4 용지 세 장 정도의 글을 논지를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상정하는 독자입니다.
최소한 시민들이 이 정도의 능력은 되어야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겠어요? 시민들이 A4 세 장 정도의 글을 읽는 것도 버거워하면 훈련을 시키는 게 매체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요? 무조건 쉬운 것, 자극적인 것 혹은 듣기 좋은 것만 들려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어찌 보면 지난 2년 동안 books가 가졌던 애초의 거창한 목표가 참 소박하게 바뀌었어요. (웃음)
제가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 한 선배(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이런 얘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책을 쓰는 기자가 되어라!' 왜냐 하면, 만날 500자짜리 기사만 쓰는 기자는 고민의 깊이가 항상 500자를 넘지 못하는데, 원고지 1000매짜리 책을 쓰면 고민의 깊이가 책 한 권 분량이 된다고요. 독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고지 3매짜리 기사만 찾아 읽는 독자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원고지 3매에 고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변정수 : 종이 신문 서평과 비교해봅시다. 보통 월요일 쯤 신간들이 배포되어요. 그때부터 지면을 짭니다. 화요일에 서평 청탁을 돌려요. 목요일까지 써달라고. 책 한권을 읽어야 하는데, 그 정도 시간이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식의 대충 쓰는 서평들이 매체 파워에 의해 유통되다보니까, 사람들이 거기에 익숙해진 듯합니다.
종이 신문만 읽는 독자들은 평생 제대로 된 서평을 읽어본 적이 없는 거죠. 사실 종이 신문 쪽에서 엉망으로 쓰는 거지, books에 실리는 서평은 정상적인 수준이에요. book에선 보통 쓰는 데 시간을 두 주 이상 주죠. 모 일간지 출판팀 기자한테 목요일까지 원고 달라는 청탁을 받고 제가 투덜거렸더니, 외부 필자도 기자로 생각한다고 변명하더군요. 그렇다면 기자들이 하는 일이 보도 자료 보고 대충 쓰는 건가요? 말이 안 되죠.
프레시안 : 독자들뿐 아니라 <프레시안>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어차피 books가 <프레시안>이라는 매체에 딸린 북 리뷰 섹션인데, 속보에 신경 써야 하지 않느냐는 불만들이 있어요. 팀장으로서 그런 요구에 강하게 반발합니다. 책 소개하는데 속보 경쟁이 왜 필요한가요? 그건 books의 존재 근거 자체를 부정하는 겁니다.
고민균 : books에 참여하는 기획위원 선생님들의 만장일치로 책들이 선정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 매주 기획회의를 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기획위원들은 책을 굉장히 많이 아는 분들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성도 갖췄고요. 하지만 분명히 공백이 있습니다. 좋은 책인데 검토 과정에서 누락될 때가 있고, 다룰 만한 가치가 없는 책인데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아서 실릴 때도 있고요.
확신이 안서는 책의 경우에는 보통 서평을 청탁할 때 솔직히 도움 요청을 드리는 경우도 있어요. 이 책을 검토해보시고 정 서평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말해 달라고. 그래도 책 읽는 게 아까워서 꾸역꾸역 쓰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웃음)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서평 감이 아니라고 충고해주는 분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요.
한경희 : 2년 동안 발굴해낸, 아주 잘 쓰는 평자들을 한번 묶어서 소개할 계획은 없으세요?
프레시안 : 2주년에 즈음해서 앤솔로지를 묶어볼까 하는 의견이 나온 적은 있습니다. 1500개의 서평 중에 '서평의 전범'이 될 만한 주옥같은 글들을 묶어보자고요. 그런데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출판사가 없었어요. 아마도 출판사 입장에서는 서평 앤솔로지가 상업성이 없다고 보는 것 같아요.
변정수 : 실제로 책에 대한 책들이 꽤 나오긴 하는데 재미를 별로 못보고 있어요. 드물게 성공하는 경우는 저자의 캐릭터 때문입니다. 이현우라든가 정혜윤 정도의 몇몇 예외를 빼고는 잘 안 팔려요. 아마 books에서 그런 앤솔로지를 기획해서 출판사에 제안하면, 그중 한 명만 딱 키워서 대중적인 호소력을 키워보자고 할 걸요.
프레시안 : 안 그래도 출판사에서 몇몇 평자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하여 책을 준비하는 작업이 현재 이뤄지고 있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books 콘텐츠로 여러 가지 형식의 앤솔로지를 엮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별로 서평을 모으는 것도 가능하고, 또 방금 얘기한 대로 잘 쓴 서평을 기간별로 묶는 것도 가능하고. 항상 돈이 문제입니다. (웃음)
책 선정 이유, 밝혀야 할까?
고민균 : 책 선정 이유를 books 측에서 따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이 책이 왜 올라왔는지 납득이 안 될 때 서평자에게 책임을 묻게 됩니다.
프레시안 : books가 어떤 책을 왜 선정했는지 따로 코멘트하지 않는 건, 서평으로 소개하는 것 자체가 books가 이 책에 주목했음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민균 : 포털을 통해 들어온 독자들은 어떤가요?
▲ 독자 노정태. ⓒ프레시안(최형락) |
그렇게 따져서 생각해봤을 때, 포털을 통해 들어오는 독자들 대부분은 "분명 내가 클릭한 제목은 '강변에서 남녀가 은밀하게 어쩌고'였는데 왜 내용은 제임스 발라드의 <크래시>(김미정 옮김, 그책 펴냄)냐"라고 분노는 할지언정, <프레시안>이라는 매체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것 같진 않아요.
책 선정 이유를 명시적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books의 활동 자체를 이해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변정수 : 선정된 책에 대한 이유를 말하는 매체는 없어요. 사실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이유는, 보통 매체, 그러니까 종이 신문이 기사 배치, 크기, 제목 등을 편집을 통해서 책의 선정 이유가 전해지는 반면에 books와 같은 인터넷 매체는 그게 안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포털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기사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고요.
books의 경우 결국은 인터넷 이용자, 특히 포털 사이트의 누리꾼을 끌어들이려는 선정적인 제목이 '이 기사는 혹은 이 책은 대체 왜 여기 있을까' 궁금해 하는 이유가 되는 게 아닐까요? 제목을 선정적으로 짓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편집자의 시선을 제목에 효과적으로 드러내는데 실패하고 있는 거죠.
프레시안 : 옳은 지적입니다.
노정태 : 사실 의도는 명확하죠. (웃음)
프레시안 : 네. 클릭 수. (일동 웃음) 포털 사이트를 통해 들어온 몇 십만 명 중에는 '아, 뭐야' 하고 화내는 분들이 많겠죠. 하지만 그 중 몇 만 명, 아니 몇 천 명이라도 '오랜만에 좋은 서평 읽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분명 있어요. 그런 제목이 아니었다면 books의 서평을 접하지 못했을 그 몇 만 명, 몇 천 명이 소중한 겁니다.
물론 수십만 명이 포털을 통해 들어오면 외부적, 내부적으로 모두 매출과 관련한 효과가 생겨요. 그건 저희가 포기할 수 없는 물적 토대입니다. books는 금요일 오후 7시 무렵부터 일요일 정오까지 마흔한 시간 동안 본지를 대체합니다. 또 그 시간에는 books 머리기사를 포함한 콘텐츠 상당수를 포털 사이트에 노출을 시켜요.
처음에는 <프레시안> 내부 구성원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본지 기사 대신 서평을 포털 사이트에 꼭 노출해야 하느냐' 이런 반론을 돌파하려면, "매체의 사회적 책임" 이런 고상한 얘기를 늘어놓을 게 아니라 서평으로도 주말에 장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어요. 불편한 진실이지만, 선정적인 제목도 books가 근근이 2년간 지속하는데 한몫한 겁니다.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하더군요. 그럼 선정적인 제목으로 사람을 끌 필요가 없는, 그러니까 장사를 할 필요가 없는 물적 토대가 마련된다면 그렇게 안 할 거냐고. 정말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하지만 대답은 'No'입니다. (웃음) 이렇게 좋은 글을 고작 몇 천 명만 읽는 게 아깝잖아요.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서 기사들이 유통되는 방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제목입니다. 시쳇말로 낚시질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정말 감칠맛 나는 제목도 있잖아요? (웃음) 글쓴이의 의도와 독자의 호기심이 딱 만나는 지점에 있는 그런 제목이요. 그런 제목이 많아지는 게 저를 비롯한 books 편집자의 역할인데, 더욱더 분발하겠습니다.
노정태, 변정수 : books 서평 제목 피해자 모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노정태 : 사실 저는 books 필자들이 유머 감각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books가 창간한 지 벌써 2년이나 지나서 이제 독자들 상당수도 books가 어떤 식으로 서평을 포장하는지 알 만큼 압니다. 그리고 '악의 축'(강양구 기자)이 수차례에 걸쳐서 해명도 했고요. (웃음) 편집자가 붙인 서평 제목을 가지고 발끈하기보다는 편집자도 무릎을 칠 만한 기발한 제목을 제안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한경희 : 아예 필자 모임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그 모임에서 좀 더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분들이 대중들의 기호를 어떻게 읽어낼지를 고민하고, 더 나아가 클릭 수 등을 위해서 서평을 어떤 식으로 포장할 것인지를 좀 더 밀도 있게 소통할 수 있다면, books가 나가는 방향에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프레시안 books만의 의미의 망 구축해야
고민균 : books를 보면 다른 매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필자가 눈에 띄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글쓴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왜 이분은 이 책에 대해서 이런 견해를 가졌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종종 있어요. 필자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는 그럴 때입니다.
노정태 : 그건 기술적인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books의 모든 서평이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다면, 특정한 필자의 서평을 클릭하면 하단에 그 필자가 쓴 다른 서평 혹은 본지의 기고가 같이 노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능할 거예요. 그렇다면 독자가 '의미의 망'을 구축할 수 있을 테고, 서평에 대한 이해 역시 깊어지지 않을까요?
프레시안 : 아, 좋은 제안입니다. 사이트 개편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인데요. 이를테면 <편집자로 산다는 것>(강주헌 외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을 둘러싼 서평 논쟁이 펼쳐졌을 때, 변정수 선생님께서 기고한 글(☞관련 기사 : '취직', '창업'…원하는 게 정말 '출판'이야?)의 아래에 전에 썼던 <문화로 먹고 살기>(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반비 펴냄) 서평이 자동으로 노출이 되었다면 독자들은 훨씬 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그 글을 이해할 수 있었을 거예요. (☞관련 기사 : 공지영·박경철 꿈꾸는 20대 찌질이들, 꿈 깨시지!)
변정수 : 거기서 좀 더 나아가자면, 다양한 목적의 서평을 따로 모아서 볼 수 있게 배치하는 트랙의 다변화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논쟁이 시작되고 나면 사실 그 문제의 책을 읽은 사람만 대상으로 오가는 글이 되잖아요. 그럴 때 그런 논쟁 글이 일반 서평란에 같이 올라가기보다, 성격을 따로 규정해주면 오해를 좀 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프레시안 : 많은 독자는 인터넷 매체가 형식면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예요. 종이 신문은 지면을 뚝딱뚝딱 배치 조정하는 게 가능한데, 인터넷 레이아웃은 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부분은 동의합니다. 트랙을 다변화하고, 이 트랙만 보고도 이 글의 성격이 뭔지 알아볼 수 있게 규정해주는 건 중요한 지적입니다.
이제 마무리를 할 시간인 것 같아요. 오늘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마무리 발언을 해볼까요? 저희 입장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하루 빨리 구축하겠다는 것 그리고 좀 더 심사숙고해서 좋은 책을 고르고 또 변함없이 좋은 필자의 좋은 서평을 싣겠다는 것을 약속드릴게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좀 더 감칠맛 나는 그런 제목을 고민하겠습니다. (웃음)
노정태 : books 3주년 때에는 데이터베이스, 레이아웃 같은 books의 틀이 바뀐 상태에서 '이렇게 해보니까 이런 점들이 있더라' 하는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books가 근성 있게 잘 버텨주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다른 지면에선 쓸 엄두를 못 냈던 걸 이곳에선 쓸 수 있었으니까요.
변정수 : 독서 시장이나 출판 환경 자체가 거의 붕괴 직전인 상황에서, books가 근근이 유지해왔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선 기적입니다. 앞으로도 잘 버텨주세요. 종이 매체는 지면의 제약과 비용의 문제가 크지만, 인터넷 매체는 정체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정체성이 흔들리면 다른 매체와 다를 바 없어지고, 존재 이유도 없어집니다.
고민균 : 전 books가 소수만 읽는 그런 매체에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보통 독자들이 더 많이 찾는 그런 매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경희 : 사실 매체가 많이 바뀌었고, 이제 책은 인기 없는 매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books가 끊임없이 대중을 다독이면서, 어렵고 힘들지만 그 길을 계속 간다면 참 좋겠어요. 지금 일간지들은 독자들의 평균 수준을 중학교 졸업생 정도로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선 books 서평은 읽을 수 없죠. 이해 못해요. 그렇지만 하향평준화로 갈 수 없는 거잖아요.
프레시안 : 오늘 얘기를 계기로, books는 몇 가지 과제가 생겼네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도네이션 모델이든 수익 모델의 다변화든 물적 토대를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죠. 두 번째, '불친절한 매체'라는 지적이 있었지요. 상당 부분은 내용보다 형식의 문제인 것 같아요. 데이터베이스 구축, books 내에 의미의 망이 만들질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
books의 정체성은 박인규 대표, books의 기획위원 선생님, 실무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입장이 비교적 확고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처음부터 지향했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오늘 여러분의 말씀을 갈무리해서 실천에 옮길게요.
그래서 books 3주년 때에는 좀 더 진전된 얘기를 드리고 칭찬도 더 많이 받고 또 저희가 자랑할 수 있는 거리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애정을 가진 비판은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애정이 없는 비판도요. (웃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긴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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