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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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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3>

영혼은 몇 개인가

‘과연 영혼이 있는가’라는 의문에 아직 정답은 없다. 그래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영혼은 한사람에 한 개라거나 두개 또는 서너 개라 보는 견해들을 내 놓았다.

문화인류학자들의 조사를 보면 서 아프리카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영혼을 부
계 조상과 모계조상이 똑같은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영
혼을 두개로 나누어 본다. 아버지 쪽에서 받은 영혼과 어머니 쪽에서 받은 영혼이 그것이다.

영혼을 3개로 보는 곳도 있다. 남미 에콰도르의 히바로란 곳에서는 첫 번째
영혼 메카스(mekas)는 우리 몸에 생명을 준다고 본다. 두 번째 영혼 아루탐
(arutam)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 환상 속에 나타나는 영혼으로 싸움터에서 용기와 면역성을 준다고 한다. 세 번째 영혼 뮤시아크(musiak)는 죽어가는 전사의 머릿속에서 형성되어 그 죽음에 대한 복수를 맡게 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한 종족은 여자의 영혼은 3개, 남자의 영혼을 4개라 보기도 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하나 더 가진 영혼은 그에게 가정과 종족을 이끌어 갈 리더십을 발휘케 해 준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7개의 영혼을 가진 사람들은 아프리카 가봉의 황족이었다. 머리의
영혼, 마음의 영혼, 이름의 영혼, 생명력의 영혼, 몸의 영혼, 그림자 영혼, 그
리고 유령 영혼들이다. 세상에서도 가진 것 많은 황족들이 영혼에도 상당한 욕심을 낸 것이라고나 할까.

영혼을 하나로 보는 곳은 기독교나 이슬람교 유대교 등 일신교 쪽이다. 에녹의 ‘비밀의 책’에는 사람의 영혼이 하느님의 천지창조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라 본다.

‘인류의 모든 영혼을 위해 기록하라. 사람이 얼마나 많이 태어나든지 상관 할 필요는 없다. 그 영혼들을 위해 영원히 준비된 장소를 알려 주어라. 모든 영혼은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영원히 준비된 것이기 때문이다.’

에녹의 기록을 도와주던 천사 프라부일의 말이다. 요즘 인구 증가세를 보면 천지창조 이전부터 영혼은 무궁무진 많이 준비돼 있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일신교 계통의 종교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적인 해석이기도한 이 같은 ‘천지창조 이전부터 영혼은 있었다’를 굳게 믿는다.

요즘 동양종교의 윤회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는 의문은 ‘몇 만 명, 몇 백만 명 정도였던 옛날 인구의 영혼들로 지금 몇 10억을 헤아리는 모든 인류에게 어떤 식으로 영혼을 골고루 부여해 줄 수 있는 윤회가 가능한가’이다. 다시 설명하자면 영혼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느냐는 의문이겠다.

‘영혼이 어디 사람에게만 깃드는 것인가. 동물. 곤충. 식물 등에도 영혼은 깃
드는 것이다’란 대답이 나온다. 당신의 전생이 메뚜기였다든가 토끼였다든가
꾀고리였다든가 식의 전생이야기가 이들 설명을 뒷받침해 줄 것이다. 이 또한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가.

일신교권이 아닌 곳에는 대부분 영혼을 두개 이상으로 본다. 몇몇 호주 원주민 부족은 예부터 사람은 두개의 혼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나는 마음에 머무는 ‘진짜 혼’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자처럼 떠도는 ‘그림자 혼’이다. 사람이 죽으면 ‘진짜 혼’은 신성한 샘에 가서 그 물을 마시고 ‘정령’이 되지만 ‘그림자 혼’은 올빼미와 함께 산이나 숲에 머물러 사령(死靈)인 ‘메렐’이 된다.

우리로 말하면 구천을 떠도는 잡귀. 원귀. 유령 등 이른바 귀(鬼), 또는 제자
리를 잡지 못한 백(魄)에 해당하겠는데 ‘그림자 혼’이 가는 곳이 바로 어둠의
세계다. 그곳은 하늘도 지하세계도 아니며 이 지상에 있는 어둠의 세계, 곧
산림이나 숲 속이다.

당연히 ‘그림자 혼’은 밤에만 활동을 한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들은 밤
에 숲에 가는 것을 극히 꺼린다. 잘못하면 원인도 모르는 병이 들어 죽거나 엉뚱하게 상처를 입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이런 불상사들을 사령인 메렐의 심술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림자 혼’은 몸의 형체는 사람과 같으나 뼈가 없다 한다. 그곳 장례식에
서 뼈는 죽은 자가 ‘신성한 샘물’로 가서 정령이 되는데 기여하기 때문에
‘그림자 영혼’에는 뼈가 남아있지 않다. 그러니 뼈 없는 몸이 움직이려면 점
프하듯 걷는 수밖에 없다.

중국영화에 나오는 ‘강시’가 두 팔을 앞으로 내민 채 두발을 모으고 점프하는 모습이 혹시 호주 원주민들의 ‘그림자 혼’의 움직임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아니 뼈가 없다니 강시보다는 오히려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줄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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