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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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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5>

길 잃은 영혼들

세계 여러 곳에는 그 이름만 다를 뿐이지 강시 류가 많다. 모두 죽은 사람의 원귀들, 사고치는 사자(死者)들이다.

드라큘라로 대변되는 뱀파이어는 여름한철 납량(納凉)특집 영화로 우리에게
도 낯익은 존재들이다. 유럽에서 생성된 것이 분명한 뱀파이어는 아직 출생국적은 밝혀져 있지 않다. 러시아 라기도 하고 터키 세르비아설 등이 있다.

그러나 대표적 뱀파이어인 드라큘라의 국적은 루마니아다. 드라큘라백작의 본명은 ‘블라드 테페시’. 블라드 4세라고도 불렸다. 정확하게는 왈라키아공국의 영주다.

15세기 그는 훌륭한 정치인으로, 무적의 전쟁영웅으로 당시 루마니아인들에
게는 그야말로 ‘인기 캡’이었는데 전쟁터서 잡아온 포로들에게는 저승사자
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포로들의 피부껍질을 벗기는가하면 가슴에 말뚝을
박기도 하고 사람을 산적 꿰듯 꿰기도 하는 등 잔인하기가 비교할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와 전쟁을 치러 패전하고, 잡혀간 군인들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해야했던
주변국에서야 그가 악마로 보일 수밖에……. 그의 잔인함으로 죽어간 원귀들이 그가 죽자 ‘옳다구나’하고 그의 시체 주위로 모여들어 그의 몸을 파먹기 시작했는데 엉뚱하게도 이 과정에서 그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생기며 흡혈귀인 대표적 뱀파이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그런 전해지는 이야기를 모델로 19세기 아일랜드의 소설가 블램 스토커가
‘드라큘라 백작’을 써 그를 세계적 뱀파이어로 만들어 주었다. 드라큘라는
Dracul, 즉 악마 또는 용이란 의미로 드라큘라가 되면 ‘악마의 아들’이라는
뜻이 된다.

루마니아인들로서야 유쾌하게 받아들일 이야기가 아니다. 동서냉전시대 때 자유진영에서 영화 ‘드라큘라’를 만들어 흡혈귀의 고향이 루마니아라는 것을 은근히 밝힐 때마다 그들은 불쾌해 했다. 자국의 전쟁영웅으로 중세에 세운 멋진 동상까지 있는 장군을 흡혈귀라 하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런데 세월은 흘러 지금 루마니아에서는 ‘드라큘라’ 때문에 희망에 들떠
있다. 냉전해체 이후 드라큘라 상품으로 적지 않게 재미를 보았던 루마니아 당국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놀이공원 ‘드라큘라 랜드’를 만들어 대거 관광객
을 유치,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큘라인 블라드 4세는 역사 속에서 다시 살아나 조국을 다시 한번 살리는 영웅이 되는 셈이다.

드라큘라가 루마니아 경제에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다. 1920년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드라큘라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백편이
넘는 드라큘라영화가 나왔고 수입 또한 보장된 영화였다. 물론 드라큘라 영화는 지금도 잘나간다. 하기야 중국의 ‘강시’들도 영화에 출연, 후손들의 돈벌이에 크게 기여하고 있긴 하다.

어쨌거나 뱀파이어는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다. 중국의 강시는 부적
으로 퇴치한다지만 동서양 의식의 차이라고나 할까. 서양의 강시, 뱀파이어는 마늘이나 십자가로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날짜를 정해놓고 사람들을 겁주려 찾아오는 귀신도 있다. 옛날 아일랜드에
살던 켈트족은 해마다 10월31일에 죽은 사람의 영혼이 찾아와 사람들을 해친다고 믿어 이날을 ‘귀신 쫒는 날’로 정했으며 그것이 서양어린이들은 물론 요즘 한국어린이들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할로윈 데이’로 발전시켰다.

좀비라는 것도 있다. 한국의 90년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던 소설 ‘퇴마록’에도 으스스하게 등장하는 ‘좀비’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다. 그러나 제2의 고향은 아이티로 그곳에서 발전된 형태를 우리는 ‘좀비’라 부른다.

아이티에서 발전된 부두교. 그 부두교의 흑마술사 보콜은 그곳에서 ‘로아’라 부르는 나쁜 영(靈)과 접촉, 기적이나 마술을 부리는데 그 마술사가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워 로봇처럼 부려먹는다는 것이 좀비다.

시체가 일어나 돌아다니며 살인도하고 도적질도하고 공장에서 일도하고 밭
도 갈고 하는데 모두 마술사의 뜻대로 전개된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무시무시한 존재지만 ‘좀비’그 자체로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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