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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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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生死에 관한 아주 유별난 보고서 <18>

기이한 죽음들

옛날 이야기부터 하자. 16세기 프랑스는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예언가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명문 메디치가에서 프랑스로 시집와 앙리2세의 왕비가 된 까트린 메디치 역시 노스트라다무스를 신뢰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미래에 대한 투시력을 가진 이 예언가의 예언은 그야말로 무당 족집게처럼 맞아 들어갔으니…….

왕비이긴 했어도 왕은 정부와 놀아나고, 그러니 왕비는 그들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적지 아니 불안을 느껴 이 예언가를 불러 아들들의 미래를 물어 보았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왕비에게 세 아들의 미래를 마법의 거울을 통해 보여 주었으며 그 속에서 세 아들은 방 주변을 각각 몇 차례씩 돌았고 바로 그 횟수가 실제로 그들이 왕위에 있었던 햇수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걱정과는 달리 그녀의 세 아들은 모두가 연이어 프랑스 왕이 되었다. 남편 앙리2세가 눈에 창을 맞고 죽는다는 그의 예언도 빗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까트린 메디치의 죽음이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예언은 어느 점성가가 했던 것인데, 생 제르맹에서 왕비가 죽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이후 그녀는 그곳에 있는 저택에는 한번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조심한 탓인지 죽음의 사자는 그곳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데려갔지만 적어도 그녀의 임종을 지켜본 것은 역시 생 제르맹의 주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성가의 예언은 노스트라다무스만큼 족집게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죽기 일주일 전 우연히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흘려듣게 되는데…….

1955년 가을, 영국의 배우 알렉 기네스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에서 제임스 딘을 만났다. 딘은 기네스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니 최신형 스포츠카를 자랑스럽게 보여 주었다. 아직도 셀로판지와 리본 등으로 싸여있는 번쩍거리는 이 스포츠카는 방금 배달된 것이었다.

그런데 기네스는 그 순간 불안한 느낌이 들어 딘에게 이 차를 타지 말고 준 사람에게 되돌려 주라고 했다. 그리고 시계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1955년9월23일 금요일 오후 4시인데 만약 저 차를 타는 날이면 1주일 후 이 시간에 시체로 발견될 것입니다.’

딘은 이 말을 웃으면서 흘려들었고 기네스 자신은 스스로도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의심스러워하며 곧장 자신이 지금 너무 피로하고 배가 고파 헛소리를 한 것 같다며 사과했다.

두 사람은 이 일을 잊은 채 저녁 식사 후 헤어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1주일이 지난 9월30일 금요일 오후 4시 제임스 딘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물론 제임스 딘은 바로 그 스포츠카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의 죽음도 극적이다. 그녀는 1927년9월 니스의 자동차 제조사 사장인 팔체토의 새 스포츠카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칭찬을 들은 사장은 기분 좋아하며 그녀를 시운전에 태워 주겠다고 약속했다.

시운전 날, 이사도라는 어깨에 가볍고 긴 스카프를 걸친 차림이었으며 차가 출발할 때 마치 연기하듯 스카프를 뒤쪽으로 날리며 ‘잘 있어요! 친구들. 나는 영광을 향해 떠날 거예요’라고 소리쳤다.

몇 초 후 뒤로 길게 늘어진 스카프가 자동차 바퀴에 휘감겼다. 이사도라는 그 스카프에 목이 졸려 곧 사망했다. ‘영광을 향해 떠나겠다’는 마지막 인사가 우연해 보이지 않는다.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에게도 잡학모음집이 있다. 여기에 죽음에 대한 항목도 있어 흥미를 끈다. 기이한 우연을 중심으로 꾸민 죽음에 대한 그의 잡학 단편을 뽑아 보자.

*영국의 작가 셰익스피어와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두 사람 다 성공한 대작가지만 생전에는 서로 이름조차 몰랐던 사이다. 그럼에도 1616년4월23일 두 사람은 같은 날 저승으로 향했다.

*미국 제2대 대통령 J 애덤스와 제3대의 T 제퍼슨은 아주 친한 사이로 역시 같은 날 세상을 하직했다. 1826년 7월4일, 애덤스는 ‘제퍼슨 보다 내가 먼저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는데 사실은 제퍼슨보다 그가 두 세 시간
정도 더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명인과 같은 날 죽어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은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다. 1953년3월5일 저녁, 6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스탈린이 죽어 그의 죽음은 1주일 후에나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2세의 미국 학생 찰스 홀은 1886년 알루미늄 정련(精鍊)법을 확립했다. 그해 프랑스의 화학자 폴 엘 역시 같은 정련법을 밝혔으며 연령도 같은 22세였다. 두 사람은 28년 후 사망했는데 51세의 생일로부터 1개월 후였다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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