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마리나 골바하리, 아리프 헤라티, 주바이 다사하르
감독 세디그 바르막 |
등급 12세 관람가 |
수입 영화랑
시간 83분 | 2003년 오사마는 23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아버지와 삼촌을 잃었다. 병원에서 조수로 일하던 엄마는 군대에 의해 병원이 폐쇄되자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다. 가족 중 아무도 밖에 나갈 수 없게 되자 할머니는 오사마에게 남자 옷을 입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한다. 힘겹게 식료 잡화상에서 일하게 되지만, 이내 탈레반 군인에 의해 학교에 강제 수용되는 오사마. 하지만 남장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탈레반의 재판대에 서게 된다. 탈레반 정권의 붕괴 이후 최초로 제작됐다는 이 영화는 철저히 희망을 거부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막바지를 장식한 탈레반의 잔인함과 가혹함을 한 소녀의 운명과 대비시키며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그들의 비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간간히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장면이 등장하긴 하지만 스크린 속의 현실은 그 잠시 동안의 휴식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탈레반을 향한 민중의 원망과 그런 민중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처형을 집행하는 모습은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한다. 답답하고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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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소녀 ⓒ프레시안무비 |
아프가니스탄 출신이자 이 영화로 데뷔한 세디그 바르막 감독은 조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모든 배우를 현지에서 캐스팅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아프간의 공포와 불안, 가난과 구걸의 현실을 인공적인 가미를 철저하게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함이었다. 주인공 오사마로 캐스팅된 골바하리의 출연료는 고작 14달러. 이마저도 빈민가의 진흙집을 사는데 쓰일 만큼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가난과 성적 억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슬람 율법에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해석과 관습이 가해져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취업과 외출도 금지 당한 채 빈번하게 자행되는 강제결혼 압력에 눈물을 훔쳐야 하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영화 속 소녀 오사마는 남장을 하면서까지 현실을 극복하려 하지만 결국 늙은 노인에게 강제 결혼을 당하게 된다. <천상의 소녀>는 소녀 오사마의 그 거칠고 부박한 현실을 마치 다큐멘터리 찍듯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2003년 칸영화제, 부산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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