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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백만장자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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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백만장자의 첫사랑

감독 김태균 | 출연 현빈, 이연희 | 제작 보람영화사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16분 또 한명의 멋진 주인공이 탄생했다. 신분은 고등학생이지만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순간 돌아가신 할아버지로부터 수천억의 유산상속이 예정되어 있는 재경. 지갑 속이 늘 수표로 채워지게 되자 오빠라며 달라붙는 누나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학교는 무슨 학교. '따끈따끈'한 주민등록증 받아들곤 하늘같은 선생님의 불호령도 무시하고 당당히 교문박차고 나선다. 멋진 주인공이냐고? 물론 아니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돈이 많고, 주먹 잘쓰고, 잘생기고, 또래 친구들의 리더긴 하지만 막상 상속을 받으려고 하자 변호사가 전하는 유산조건이라는 것이 가관이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가서 졸업장을 받아야만 유산상속이 이뤄진다"는 것. 이후부터 영화는 이 버릇없는 황태자의 '인간되기'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로 달려간다. 영화는 10대 취향의 로맨틱 코미디답게 전혀 예상을 져버리지 않는다. 제목부터 <백만장자의 첫사랑>다.
백만장자의 첫사랑 ⓒ프레시안무비
낯설기만한 강원도 산골의 시골생활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하다못해 이웃주민이나 동급생들 조차 "지들이 천사야?"라고 푸념할 만큼 순박하기만 하다. 네온사인 어지러운 서울에서 최상류층으로 군림하던 재경에게 아담한 기와집은 쓰러져가는 초가산간 같고 노을에 비친 논두렁 그림자는 촌스런 풍경일 뿐이다. 그런 재경이 돈으로도 못 사는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같은 반 소녀 은환(이연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자 지금껏 자신을 지탱해왔던 어마어마한 유산도 뒷전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그녀가 아프다. 평생 한번 들을까 말까한 희귀병을 하필이면 은환이 앓고 있다. 잔잔히 깔리는 로맨틱한 선율과 사그라들지 않는 사랑의 감정은 지금부터가 제철이라는 듯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세상 그 어떤 것에도 코웃음치던 재경의 입에서 "너랑 같이 있으면 밤도 낮 같아. 네가 너무 환해서", "키스할 때 왜 눈을 감는지 알아? 그건 상대가 너무 눈부시기 때문이야"같은 닭살류의 대사가 자연스럽게 터져나온다. 자신만을 내세우며 여러사람 골치썩이던 재경이 갑작스레 산골소녀 은환을 사랑하는 이유가 충분치는 않지만 늦가을 산길을 걸으며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어린 커플의 러브스토리는 충분히 슬프고 눈물겹게 느껴진다. 물론 남녀 주인공의 역할은 지대하다. 개봉전 시사회에서 삼식이 현빈의 멋스러움에 10대 소녀들의 환호가 떠나지 않았고 신인 이연희의 청순함은 뭇남성들에게 첫사랑의 아련함을 떠오르게 했다. 다만 이미 결말을 예고한 그들의 사랑이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나열되어 있는 건 다소 지루하다. 각 에피소드마다 눈물을 담고 있지만 같은 류의 눈물은 그리 반갑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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