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파든, 도널드 서덜랜드
수입,배급 UIP코리아 |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27분 2005년 영국인이 가장 사랑한다는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영국이 자랑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에서 다시금 새롭게 태어났다. 제인 오스틴 팬들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여성들이라면 서너번씩은 읽어봤다는 연애소설 '오만과 편견'이 <브리짓 존스 일기>로 명성을 얻은 영화사 워킹타이틀에서 제작된다는 소식은 묘한 기대감을 갖게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브리짓존스 일기>의 '브리짓'과 '마크 다아시'의 캐릭터는 '오만과 편견'의 현대적인 캐릭터였다. 따라서 19세기 초반의 고전적 연애감성을 21세기 로맨틱 코미디로 승화시킨 워킹 타이틀의 마법이 원작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워킹 타이틀은 결혼을 앞둔 남녀의 감성은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녀간의 사랑은 '오만'과 '편견'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하며 서로의 욕망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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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프레시안무비 |
아름답고 매력적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숙녀. 좋은 신랑감에게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라 여기는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너그러운 아버지, 언니와 세 여동생을 둔 베넷가 다섯자매의 일원이다. 어느날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이웃 대저택에 갑부총각 빙리가 휴가를 즐기러 온다고 말하자 다섯자매의 환호가 이어지며 결혼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조용한 시골에 불어닥친 빙리 열풍은 마을 무도회장을 가득 메우고, 다섯자매는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퍼딘)에게 인사하며 얼굴을 익힌다. 그 와중에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에게 끌리게 된 빙리는 친구 다아시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제인의 용모를 칭찬하다 동생 엘리자베스에게 화제가 옮겨지자 "용모는 봐줄만하지만 빠져들 만큼 미인은 아니야"라며 냉소하는 다아시. 우연히 그 말을 듣게 된 엘리자베스는 "영원히 그를 혐오할거야"라고 다짐한다. 워킹타이틀이 선택한 33세의 신예 감독 조 라이트는 영화 <오만과 편견>을 연출하며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작의 대사가 현대적으로 각색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와 에피소드는 압축과 늘임을 반복하며 베넷가 딸들의 사랑방정식을 그려낸다. 조용한 시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해와 갈등, 사랑의 완성을 향한 남녀의 구애는 '당연히' 현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생활상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에 몰입하게 한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키이라 나이틀리는 지금까지의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골처녀로 변신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금까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모티브를 얻어 완성된 영화 <노팅힐>,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과 비교해보는 것도 색다른 감상법. <엠마>, <센스, 센서빌리티>, <맨스필드 파크> 등 그동안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건 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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